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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향불 구멍'으로 보는 '스쳐 지난 풍경'…선화랑 이길우 개인전

2016.11.29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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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이길우, '오고 가는길 스쳐지난 풍경' 순지에 향불, 장지에채색 한지, 신문 한지에 프린트, 콜라주

'향불 화가'로 유명한 이길우(49· 중앙대 교수)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30일부터 열린다.

'오고 가는 길, 스쳐 지난 풍경'을 타이틀로 집, 작업실, 학교를 오가며 만났던 풍경을 담아낸 25점을 선보인다.

인두와 향불로 한지를 태워 만든 이전 작업과 달리 신작은 신문 콜라주와 염색이 가미됐다.

작가는 연필 인두와 향불로 한지를 태워 여러 겹의 이미지를 중첩, 배접하는 방식을 쓴다. 또한, 그는 사실적인 묘사에 치중하기보다는 그만의 독특한 재료인 향불로 드러나는 구멍을 통해 두 중첩 이미지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길우, 순지에 향불, 장지에 채색, 콜라주, 배접, 코팅172X216cm, 2016

10여 년 전 늦가을 은행나무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마른 잎들이 하늘에 까맣게 그을린 것처럼 보인 것이 계기가 됐다. 향불로 한지를 태우게 된 작업의 시초다. 수천, 수만 개의 작은 구멍이 뚫린 작업과정은 노동집약적이고 수행적이다.

.‘나무·대나무·상아 등의 표면에 인두로 지져서 그린 낙화(烙畵) 기법’을 모티브로 삼아 현대미술에 응용했다. 한국화과 출신으로 전통한지는 버리지 않았다. 순지(100% 닥 으로 만들어진 얇은 한지) 한 겹에 향불이나 연필인두로 태워 수많은 구멍으로 연출한 뒤, 서로 상이한 내용이나 형상의 밑그림을 부합시켜 배접이나 코팅하면 완성된다. 또한 직접 염색한 색색의 한지가 콜라주 삼아 덧붙여지면 평면적인 화면이 입체적으로 변해 잔잔한 파문을 전한다.

가족이나 주변 인물들을 등장시킨 초기 작업을 거쳐, 동서양의 정서를 한 화면에 넣은 동문서답 시리즈를 선보여왔다.

【서울=뉴시스】이길우, 보동리 234번지 02, 순지에 향불, 장지에 혼합 기법,배접, 코팅, 80X80cm, 2016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이번 신작은 전형적인 한국화 재료만을 활용하면서도 독창적인 조형어법의 어우러짐이 연출된 결과이다. 한지, 염색, 콜라주 그리고 향불의 만남은 이길우 개인사를 넘어 이젠 우리의 일상을 담아낸 파노라마 다큐멘터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평했다.

2003년부터 향불에 매료된 작가는 '소멸과 '원'을 통해 거대한 담론보다 일상의 위대함을 중요시한다.

작가는 “지금까지 새로운 창작의 방법론을 탐구하는데 열정을 다해 천착해오고 있다"며 "일상 삶의 작은 편린들이 하나둘 모아져 인생의 지도를 완성하듯, 하나 둘 향불로 드러나는 구멍을 통해 진정성의 힘과 초심이 발휘됨을 확신"한다고 했다. "이제 작품제작에 있어 시간적 요인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삶의 자세와 에너지가 투영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에 전념하게 됩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향불 화가 이길우 개인전이 30일부터 선화랑에서 열린다. 2거나 5이거나 01,순지에 향불, 장지에 채색 한지 콜라주,배접,코팅,70X80cm,2016

인두와 향불로 낸 구멍의 묘한 겹침과 이중성을 보이는 독창적인 작업은 2007년부터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 영국 ‘2012 런던올림픽’ 기간의 사치갤러리 전시, 아시아 최초로 비엔날레를 시작한 ‘방글라데시 아시아미술전’의 2010년 대상, 독일 ZKM미술관 아시아 100인전에 초대되어 주목받았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알왈리드왕자 초상화를 제작했고, 중국 여배우 판빙빙이 작가의 작품을 개인 소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시는 12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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