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이색 문화人-⑤]中판진시 부동산재벌 츄이즈랑 회장의 '통큰 미술 지원'

2016.10.04

[뉴시스] 박현주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2일 2016 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에 개막식에 참석한 중국 판진시 광샤예술촌을 건립한 츄이즈랑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마니프 아트페어는 중국작가 특별전으로 광샤예술촌 작가 10명을 초대,100점을 전시했다. 16-10-02

'2016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 中작가 10명과 내한
판진시 4만여평 문화예술특구 '광샤 예술촌' 건립
中전역 선발100명 작가에 작업실 숙소 무상 제공
"이젠 작품 판매 유통·국제 전시 교류 필요성" 절감


"예술가들에게 작업실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전시 활동과 작품 유통 판매까지 미술과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체계적인 사업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겠습니다."
중국 판진시 부동산 재벌로 통하는 양신그룹 츄이즈랑(50)회장이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바빠 갈등했는데, 한국에 오길 잘했다"며 "이번 '마니프아트페어' 참여를 계기로 '미술문화사업의 그림'이 확실히 잡혔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한 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에서 공로패를 받은 중국 양신그룹 츄이즈랑 회장이 2016 마니프 이홍기 조직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6-10-02

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한 '2016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에 참석한 츄이즈랑 회장은 사업가다운 면모를 보였다.

"한국의 미술시장을 직접 보니 중국보다 한발 앞서 있는 당대 미술(현대미술)에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한국에 와서 미술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습니다."

츄이즈랑 회장이 한국에 온건, 컬렉터로서가 아니다. 자신이 지원하고 있는 '광샤예술촌' 작가 10명의 후견인으로 따라나섰다. '광샤예술촌' 입주 작가들의 첫 해외전시로 츄이즈랑 회장도 들떴다. 9월 30일 비행기를 탔다. 10명의 작가 작품 운송비부터 비행기 티켓, 한국에서 숙소(호텔)비까지 3박4일 일정 비용을 모두 츄이즈랑 회장이 부담했다.

'2016 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가 올해 주빈국으로 중국 판진시를 선정하면서다. 마니프조직위는 "중국 판진시에 작가들의 작업실과 숙소 및 미술 관련 제반 시스템까지 제공하는 레지던시를 운영 중인 '광샤예술촌'을 주목, 이곳의 작가들을 초청했다.

김영석 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 대표는 "그동안 군집 개인전 형식의 작가 중심 아트페어로 진행해온 마니프아트페어와 작가 중심의 광샤예술촌의 운영 방침이 같아 의미가 있다"며 "특히 한 명의 기업인이 작가들에게 '통큰 후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데에 한국에도 모범사례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츄이즈랑 회장이 중국작가 특별전에 초대된 광샤예술촌 작가 바이궈원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 5대 공필화가중 한명이라며 전통 중국 국화를 기반으로 한 중국 전통 예술에 자부심을 보였다. 16-10-02

마니프아트페어는 작가당 개인 부스가 마련돼 개인전처럼 열린다. 특별전에 초대된 중국 작가들도 한 작가당 10점씩, 총 100여점을 전시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츄이즈랑 회장은 작가들의 부스를 돌며, 선정된 작가들의 중국에서 입지와 작품에 대해 설명하며 작가들을 적극 소개했다. 짧은 머리와 눈빛이 날카로운 인상의 회장은 작가들 앞에서 두 손을 모아 경청하며 깍듯한 모습을 보였다.

참여 작가들은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전시했지만, 대부분 한국에서 처음 전시를 가진다"며 설레임을 보였다. 10명의 작가들은 광샤예술촌 입주작가 100명 중 선발됐다. 중국 작가들은 자부심이 넘쳤지만, 한편으론 "한국 현대미술이 앞서 있는 것 같아 큰 자극이 된다"며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츄이즈랑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하던 그는 "한국미술이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보인다"며 "서예와 전통예술에 치중했는데, 앞으로 현대미술에도 관심을 더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츄이즈랑 회장은 중국 랴오닝성 판진시에서 부동산 재벌이자, 통큰 미술사업가로도 유명하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츄이즈랑 회장이 2016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에 초대된 중국 광샤예술촌 작가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16-10-02

그는 문화불모지인 판진시의 판을 바꾸고 있다. 부동산건설회사를 운영하며 2년 전부터 미술문화사업에 발을 넓혔다.

최대 20명 안팎의 국내 레지던시 운영과는 판이 다르다. 판진시 시내 한복판 흥용대길(興隆台大街)석화로(石化路)교차로 4만여평 부지에 1800억원을 투입, '광샤 예술거리'를 조성했다. 문화예술특구로 지정된 광샤예술촌은 고급빌라 같은 3층 규모 아파트가 병풍처럼 둘러쳐졌고 그 안에 예술촌이 들어섰다. 지난 1월 1일 '광샤예술촌' 제막식을 열고 작가들이 입주해 작업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선정된 작가 100명이 입주한 광샤에술촌은 화가들에게 작업실과 숙소를 무상으로 지원해 중국내에서도 화제다.

이 가운데에는 한국 출신 서예가인 손동준씨가 외국 작가 1호로 입주해 있다. 손 작가는 2014년 중국 수도사범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베이징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광샤예술촌 입주작가 모집에 응모, 선정됐다.

이번 전시에도 참여한 손 작가는 광샤예술촌 작업실에 '서울화랑' 현판을 달고 화랑겸 작업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베이징에서는 작업실과 재료비 때문에 숨을 못 쉴 정도였는데, 광샤예술촌에 입주하면서 큰 걱정없이 작업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2층 규모 작업실과 숙소인 아파트의 모든 관리비는 광샤예술촌에서 제공한다. 츄이즈랑 회장은 회사의 모든 행사에 초대된 유명 인사들과 상류층들을 광샤예술촌에 초대해 일일이 화가들의 그림을 소개하며 작품 판매에도 직접 나서, 작가들의 생활비까지 보태고 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2016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 특별전에 초대된 중국 판진시 광샤예술촌 위잉져우 작가의 누드화를 외국 관람객이 감상하고 있다. 16-10-02

츄이즈량 회장은 "광샤예술촌에서 작가들이 편안하게 작업하는 것을 보면서 그린 그림을 팔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늘 느꼈다"면서 "과거 중국에서 볼 수 없었던 문화예술상업박람회를 개최하는 한편, 판진시의 모든 집에 한 작품 걸기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츄이즈랑 회장을 '예술인'이라고 평한다고 중국 작가가 추켜세우자, 그는 고개를 흔들며 '미술 사업가'라고 강조했다. "사업이 잘되어야 작가들을 더 지원하고, 작가들이 살아야 사업도 잘 되는 것"이라며, "미술과 기업이 윈윈하는 상생의 사업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펼치겠다"고 했다.

"작가들을 위한 미술 지원사업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미술가들을 지원하면서 무한 책임이 생겼다"고 했다.

미술을 문화산업으로 도약할수 있게한다는 목표다. "광샤 예술촌을 '예술과 미술시장이 융합된 아트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구축, 미술품 유통 판매로 매출 1억 달러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양신그룹이 판진시의 세계적인 명소인 홍하이탄 주변을 관광단지로 개발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600억을 투입 호텔 3개와 위락시설까지 갖춘 '웨딩 타운'을 조성하는데, 현대미술품이 어우러진 고급스런 관광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샤예술촌 작가들의 작품을 선순환시키는데 최대 목적이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츄이즈랑 회장이 2016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 전시장에서 지난해 우수작가상을 수상한 하진용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16-10-02

양신그룹은 판진시에서 15년 전 부동산 개발회사로 설립, 2000년 부동산 광풍이 불면서 급성장했다. 판진시 아파트 80%정도를 건립했고, 현재 여행 휴양업, 문화산업개발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네덜란드 왕실과 독점 계약한 'chateua de cayx' 와인도 수입하고 있다. 중국 3대 유전인 요하유전이 자리잡고 있는 판진시는 신흥 석유화학공업도시로 시골 농부도 벤츠를 타고다닌다는 부자도시다.

츄이즈랑 회장은 "이번 한국에서의 미술시장 경험으로 인해 구체적인 사업 확장으로 이어질 것 같다"면서 "결국 화가들에게 중요한 것은 작품의 원활한 유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림 앞에서 한참을 서 있던 그는 "생각이 더 깊어졌다"며 중국인 사업가로서의 거대한 야심을 보였다.

"판진시에서도 의미 있는 국제교류 미술행사 기획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귀국 후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미술가들의 창의적인 에너지를 원동력 삼아 판진시가 동북아시아 미술교류의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양신그룹이,저 츄이즈랑이 더 힘껏 뛰어야겠습니다."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