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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art1 인터뷰] 갤러리스트 ‘신홍규’, 맨하튼 로우 이스트사이드에서 만들어낸 강렬한 첫 페이지

2016.04.07

[아트1] 이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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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갤러리 Shin Gallery 신홍규 대표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31일 오후, 충무로에 자리한 스페이스 아트1에서 만난 갤러리스트 신홍규의 선한 얼굴 뒤에서 자신의 일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델라웨어 주립대에서 ‘미술품 복원’을 수학, 이탈리아, 영국 등지에서 미술사를 공부, 그리고 현재 맨하튼 로우 이스트사이드에 자신의 성을 딴 신 갤러리(Shin Gallery)를 설립한 갤러리스트이자 큐레이터, 그리고 작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모딜리아니의 ‘누워있는 나부’에 1640억원을 불러 결과적으로 가장 비싼 가격으로 낙찰된 작품 2위를 기록하게 만든 신홍규(이 그림은 중국인 컬렉터에게 더 높은 가격으로 낙찰됐다). 사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미술계에서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그의 이름을 알고 있다.
소문으로만 듣던 신홍규 대표를 직접 만나보고 싶었고, 결국 만나게 된 그에게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았다.

Image courtesy of art1

art1(이하 a): 지난 2013년, 당시만해도 갤러리 보기가 어려웠던 맨하튼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신 갤러리(Shin Gallery)를 세웠다. 신홍규의 잡 타이틀, 역할은 무엇인가?
Shin(이하 S): 갤러리스트이자 큐레이터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갤러리스트는 재능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 작가들이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게끔 터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트1의 캐치프레이즈가 art for everyone인 것처럼 많은 작품을 많은 대중들이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예술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가를 서포트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Shin Gallery

a: 미국에 잘 안 알려진 한국 신진작가들을 위주로 전시를 기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빠른 성공을 위해서는 이미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으로 전시하고 판매하는 게 또 하나의 방법일 텐데, 한국에 있는 젊은 작가들을 데리고 와서 전시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아트1 플랫폼 작가 지호준씨도 처음 뉴욕에서 온 신대표 전화를 받고 스팸전화인줄 알았다더라.
S: 시작은 그렇게 하고 싶었다. 미국에서는 한국의 원로작가든, 신진작가든 그들은 아직 잘 모른다. 그래서 오리지널리티와 자기의 신념이 확실한 작가면 세계 어디서나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 갤러리와 함께 작가가 성장해나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일단은 나 역시 한국인이고 한국 작가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싶었다. 지금은 외국 작가도 갤러리에 많이 있고,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작가를 찾아서 증명하는 게 가장 즐겁다. 내가 이 작가를 처음 발굴했어 라는.
그리고 나는 작가의 위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한 팀이 되어서 일하길 원한다. 지금도 주로 프로모션 하는 작가들이 75~86년생 작가들이고 서로 열심히 해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같이 힘쓰고 있다.

이근민, 현경 작가

a: 그렇다면 작가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점이 어떤 건가? 현재 신 갤러리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작가 중에 특히 애정이 더 가는 작가도 소개시켜달라.
S: ‘오리지널리티’가 가장 중요하다.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하고, 한번도 보지 못한 작품이라면 눈에 들어온다. 일단 작품이 좋으면 컨택하고, 그의 열정과 잠재능력을 주로 집중해서 본다. 그리고 작품마다 조금씩 편차가 있는 작가는 일단 지켜본다. 아까도 말했지만 작가들이 노력과 시간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지금 신 갤러리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현경, 이근민, 에스토니아 출신의 크리스 람살로(Kris Lemsalu) 작가가 그렇다. 자신이 있었기에 전시도 파격적인 형태로 기획할 수 있었다.

Shin Gallery project space

a: 그동안 했던 전시를 보면 모텔이나 마사지샵처럼 꾸미거나, 그래피티 데이를 만들어 스트리트아트를 하는 사람들이 와서 갤러리 전체를 다 가득 채우면 그 벽에 그대로 작품을 거는 등 파격적인 디스플레이를 해왔다. 그러한 컨셉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는지?
S: 디스플레이의 모든 것은 다 내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기획한다. 갤러리가 차이나 타운 옆에 있어서 마사지샵이나 특이한 가게들이 많아 지나가면서 친구들과 구경하고 사진 찍으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사람들이 흥미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숨기고 싶어하는 것들을 일부러 끄집어내서 더 재미있게 보여주고자 한다. 실제로 마사지샵인줄 알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들어와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한 에피소드가 되었다.

Shin Gallery Instagram

a: SNS을 보면 같이 일하는 팀원들의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글들을 봤다. 애정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렇게 소개를 하는 이유가 있나?
S: SNS에 팀을 소개하는 이유는 갤러리 일이 절대 나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 하나하나가 다 노력을 하고 있고 나에게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외부에도 그들과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알려주고 좀더 갤러리의 안의 모습을 공유하고 싶었다.

Image courtesy of art1

a: 갤러리 업무 말고도 개인적으로 작품 컬렉팅도 많이 한다고 들었다. 언제부터 컬렉팅을 시작했고 처음 구입한 작품이 어떤 건지? 그리고 어떤 작품을 주로 구입을 하는지 궁금하다.
S: 2006년부터 본격적인 콜렉팅을 시작했다. 그때 처음 구입한 건 일본 우키요에 판화였는데 처음 보자마자 매료돼서 사게 되었다. 여자들이 가방을 보면 사야겠다라는 맘이 드는 것처럼 어떤 작품을 보았는데 그 비하인드 스토리와 이미지에 끌리면 사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는 헬레니스틱 시대의 작품과 젊은 작가의 작품도 샀다. 종종 갤러리 전시 때 판매가 잘 안될 경우 내가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a: 처음이 궁금하다. 언제부터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지?
S: 미술에 대한 관심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있었고 작품을 보면 항상 갖고 싶다는 소유욕이 있었다. 심지어 어렸을 때는 빵과 과자 봉지 안에 들어있는 스티커나 퍼즐을 모으는 것에 집착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공통적으로 그림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가격을 떠나서 무언가를 수집할 때, 그리고 그것을 디스플레이를 잘 해서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그들이 좋아할 때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시작해서 이렇게까지 되었다(웃음).

a: 미술분야에도 전공이 많은데 왜 ‘미술품복원’을 선택했나?
S: 어렸을 때부터 오래된 미술작품을 보면 만져보고 싶었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 복원이 되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미술복원뿐만 아니라 미술사학, 페인팅까지 공부했다.

Shin Gallery ⓒ photo credit Scott Lynch Gothamist

a: 나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린 나이에 자신만의 갤러리를 차렸다. 사실 한국에서는 일단 나이부터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사회에서 당신을 보는 시선은 어땠나? 나이 때문에 제약을 받거나 편견을 받았는지?
S: 전혀 사회적인 편견이 없었다. 오히려 더 격려해주고 조언도 해주고 ‘너가 만든 전시 좋다’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내가 잘하고 프로답게 일하면 거기에 집중하고, 나보다는 전시와 작품에 집중한다.

a: 얼마 전 뉴욕 크리스티에서 영 컬렉터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에 게스트로 초대되었다고 들었다. 같이 초대된 사람들은 누구고, 그들과 그 전부터 네트워크가 있었는지?
S: 나를 포함해 3명의 컬렉터가 초대되었고 2명이 진행자였다. 진행자들과는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고 다른 컬렉터들은 그날 처음 알게 되어 지금도 연락하고 지낸다. 그들은 22살, 24살이라 오히려 그 중에서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이었다.

a: 어떤 사람들이 왔고, 어떤 이야기를 했나?
S: 어떤 작품을 사야 하는지, 왜 작품을 사야 하는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컬렉팅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관객은 100명정도 왔었고 젊은 컬렉터, 예술가, 구겐하임 같은 대형미술관 큐레이터, 그리고 작품 구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왔다.

Image courtesy of art1

a: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어떤 작품을 사야하건가?
S: 본인이 맘에 드는 작품을 사라고 얘기하고 싶다. 나는 작품을 살 때 평생 동안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만 산다. 가격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은 나에게 중요치 않다. 투자수단으로 미술품을 사는 사람을 보면 그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나는 큐레이션에 더 집중하고 싶다.

a: 컬렉팅을 처음 시작할 때 좋은 방법은?
S: 비싼 작품을 살 수 있으면 사면 되지만, 부담 없이 젊은 작가들 작품을 사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졸업전시에 가서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학생들이 최고의 작품을 내놓는 자리이고, 그 친구들의 열정을 서포팅하고 자신의 작품도 판매가 된다는 자신감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Art Basel Hong Kong 2016. Image courtesy of art1

a: 얼마 전 끝난 아트바젤홍콩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도 있었는지?
S: 딱히 없었다.

a: 갤러리로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S: 계획하고 있다. 조만간 아트바젤홍콩을 시작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유명한 작가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신 갤러리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신진작가들로 참여해 세계무대에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가끔은 우리 작가의 역량은 큰데 갤러리가 오히려 업력이 짧아 미안한 마음도 있다. 꼭 세계무대에서 한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작가를 알리고 싶다.

a: 한국아트페어도 본 적 있는지? 객관적으로 봤을 때 평가를 내리자면?
S: 물론 가봤다. 한국에도 많은 아트페어가 있는데 지금보다 작품 퀄리티가 훨씬 높아져야 한다. 그리고 사실 한국에는 작품을 살만한 개인 컬렉터도 많지가 않다. 세계적인 작품이 만들어져야지 세계적인 컬렉터들이 온다. 아트바젤이나 아트바젤 마이애미는 전시되는 작품 퀼리티가 높기 때문에 멀리 아시아에서도 보러 간다.

Image courtesy of art1

a: 지금 가장 중요한 예술도시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S:점점 더 글로벌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한 도시를 찍기가 어렵다. 그래도 여전히 뉴욕을 빼놓고 예술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리고 남미, 중동의 나라들도 주목해야 한다. 오히려 요즘은 남미 쪽이 한국보다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과 가깝다는 이점도 있고.
한국은 IT, 기술 쪽에 집중을 하고 그 덕을 많이 보았지만, 예술이 그 나라의 국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 에너지를 이제는 좀더 예술 쪽에 투자한다면 확실히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a: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도 종종 연락한다고 들었다. 뉴욕에서 생활하면서 기억나는 사람이나 에피소드가 있는지?
S: 얼마 전에 알리샤 키스를 만났다. 그녀의 남편이 비욘세, 제이지, 리아나 같은 가수들과 일하는 아주 유명한 프로듀서인데 현경 작가를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현경 작가가 갤러리에서 전시할 때 처음 와서 저녁도 같이 먹으면서 친해졌는데, 자기 스튜디오에도 놀러 오라고 해서 가게 되었다. 수다도 떨고 노래도 부르고 레코딩 하는 모습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때 레코딩한 신곡이 곧 발매된다고 한다.

a: 일 말고 취미나 좋아하는 활동 같은 건 어떤 게 있는지?
S: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축구, 농구처럼 격한 운동도 좋아한다. 그리고 요리,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 일단 다 경험해보자 라는 생각이 강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경험을 많이 해야 전시에서도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a: 앞으로 갤러리스트로서의 목표는?
S: 젊은 작가들을 계속 발굴해서 세계 시장에 프로모션하고 싶다. 한국 작가도 최소 2명은 제 2의 백남준 혹은 피카소, 베이컨 반열에 오르게 만들고 싶다. 한국작가의 작품이 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도록 만들고 싶다.

a: 주관적 취향을 객관적 취향으로 만드는 게 쉽지 않은데
S: 진짜 쉽지 않다. 그게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들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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