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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새 수장 맞은 한국화랑협회, 도전과 과제는?

2017.02.20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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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오프닝 데이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미술품을 관람하고 있다. 이번 한국국제아트페어는 11개국에서 182개 갤러리가 참가, 1200명 작가의 미술품 4000여 점을 전시·판매한다. 올해 주빈국은 일본으로 20곳의 일본 화랑에서 구사마 야요이, 나라 요시토모, 코헤이 나와, 지하루 시오타 등의 작품을 내놓는다. 2015.10.6/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국내 142개 화랑이 소속돼 있는 한국화랑협회가 이화익 이화익갤러리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아 새로운 도전과 과제 앞에 놓였다.

향후 2년 동안 한국화랑협회를 이끌 이화익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화랑과 경매회사의 겸업 금지'를 입법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미술시장의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에 전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특히 한국화랑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입법예고하고 3월 국회 제출을 앞둔 '미술품 유통에 관한 법률안'(미술품유통법)에 대해 시장 위축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펼치고 있으면서도, 당초 법제화가 추진됐다가 제외된 화랑-경매사간 겸업 금지에 대해서는 입법 추진 방침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아울러 '홍콩 아트바젤' 등 경쟁 아트페어의 급성장 속에서 위축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도 이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이화익 이화익갤러리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0.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미술품유통법' 저지 움직임…"법무법인 통해 공식 대응할것"

신임 이 회장은 우선 한국화랑협회 회원사의 권익을 위해 조직을 정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Δ화랑·경매 겸업 금지 입법화 Δ국내외 교류 확대 Δ미술품 구매시 세제 혜택 Δ키아프 발전 모색 등의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화랑-경매사 간 겸업 금지 입법화를 최대 당면 과제로 보고 이를 위해 경매사, 문체부 간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협회 측은 오는 3월 국회 제출을 앞둔 '미술품유통법'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미술품유통법은 위작 근절 등 미술품 유통 투명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문체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이다.

1월 입법 예고된 법률 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Δ화랑업의 등록(안 제5조), 등록취소 및 영업정지(안 제9조) Δ미술품 경매업의 허가(안 제12조), 허가취소 및 영업정지(안 제17조) Δ기타 미술품 판매업의 신고(안 제18조) Δ미술품 유통업자의 의무(안 제22조) Δ미술품 유통업의 이해충돌 방지 및 상생협력(안 제24조) Δ미술품 감정업의 등록(안 제29조), 등록취소 및 영업정지(안 제31조), 성실의무 등(안 제34조) Δ국립미술품감정연구원 설립(안 제36조) Δ위작 미술품 제작·유통 등에 대한 처벌(안 제41조) 등이다.

특히 화랑, 경매회사 등 업계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미술품 이력 관리 의무화'다. 문체부는 애초 논의됐던 '미술품 등록제' '미술품 거래이력신고제' 등은 구매자가 노출될 경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미술계 우려를 수용해 거래 이력을 문체부에 제출하게 하는 대신, 유통업자들의 자체 이력 관리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국내 미술시장이 4000억원도 채 안 되는 작은 시장인데, 유통업을 등록·허가·신고제로 묶고 거래 이력을 남기게 하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제약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한국화랑협회 측은 미술품유통법의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법무법인을 통해 공식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서울옥션 홍콩 경매 모습. © News1

◇'화랑-경매사 겸업 금지'는 법제화 추진?

협회 측은 그러면서도 화랑-경매사 간 겸업 금지를 최대 당면과제로 정하고 이를 입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경매회사들의 이해관계와는 상충되는 주장이라 향후 화랑과 경매회사 간 갈등이 예상된다. 문체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최근 집계한 국내 미술경매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1860억원이다.

국내 미술 경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각각 가나아트와 현대화랑을 모체로 하고 있다. 서울옥션은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을 비롯한 장남 이정용 씨, 차남 이정봉 씨 등이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옥션 역시 박명자 현대화랑 회장의 장남 도현순 씨와 박 회장 남편 도진규 씨 등 가족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양대 경매사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화랑인 탓에, 그동안 중소 화랑들은 '공정거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국내 대형 화랑 2곳이 관계사인 경매회사를 통해 소속 작가 가격 부풀리기 등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이다.

이 때문에 당초 문체부는 미술품유통법에 화랑·경매·감정업자 간 겸업 금지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 또한 업계 반발로 유보됐다. 대신 자사 주최 경매에 응찰을 못하게 하는 등 '이해관계 상충 방지조항'을 도입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문체부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익 신임 회장은 "국내 미술시장의 판매액 대부분이 경매회사에 몰려있는 탓에 많은 화랑들이 어려움에 처했다"며 "화랑업과 경매업을 분리하는 세계적 추세를 따라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장 전경 (한국화랑협회 제공) © News1

◇홍콩 아트바젤 등 경쟁 페어 급성장…'키아프' 재정비 과제

한국화랑협회가 이끄는 아트페어 '키아프'를 재정비하는 것도 이 회장이 당면한 과제다. 지난해 협회 측이 집계한 키아프 총 매출액은 약 235억원, 관람객 수는 5만3000여 명이다.

이는 키아프보다 10년 가량 뒤늦게 출발한 '아트바젤 홍콩'이 매출 3조원(2015년 기준), 관람객 7만명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1~2년 세계 미술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아트바젤 홍콩 역시 지난해 매출 부진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아프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 월등하게 덩치가 크다.

게다가 아트바젤 홍콩은 미국 마이애미 비치 아트바젤이 운영하고 있는 큐레이팅 기반의 '캐비넷' 섹션을 올해부터 신설한다. 단순히 미술품을 사고 파는 아트페어의 기능을 넘어서 '비엔날레'와 같은 미술전의 형식을 도입해 세계 현대미술 트렌드를 이끄는 페어로써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올해 키아프는 지난해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 오는 9월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다. 이 회장은 키아프 흥행을 위해 참여 갤러리들과 출품작들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컬렉터 층을 확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군소 아트페어가 급격히 늘어나는 속에서 이들과 차별성을 갖는 것도 협회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키아프가 화랑들의 이익 집단인 한국화랑협회가 주도하는 행사이다 보니, 협회에 등록된 화랑들 가운데 옥석을 추리는 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단색화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단색화를 취급하는 화랑만 매출이 이뤄지는 기형적인 구조도 시장 균형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키아프가 잘 되려면 무엇보다도 유망한 신진 작가를 발굴해 1차 미술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화랑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해야 하고, 폐쇄적인 협회 운영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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