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Trend병신년 '민중미술' 부활할까…서울시립미술관 상설전시장 개설

2016.01.04

[뉴시스] 박현주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서울=뉴시스】오윤, 춤, 목판화, 1985. 2016-01-04

'민중미술'이 과연 '단색화'처럼 뜰 것인가.

지난해부터 미술시장은 단색화 이후 대안은 '민중미술'이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서울옥션에서 민중미술작품을 경매에 선보이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과연 민중미술이 '한국미술의 대안이 될 것이냐'는 전망에는 전문가들도 극과 극으로 갈린다. 우리시대를 대변한 강렬한 미술이니 만큼 '우리 미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선동적이고 거친 작품이어서 '머니게임'이 난무한 미술시장에 먹힐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팽배한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립미술관이 '민중미술'을 끌어안고 나서 눈길을 끈다.

서울시립미술관에 서소문 본관 2층에 200㎡(60평)규모의 상설전시실을 마련, 오는 4월부터 200여점의 민중미술을 전시한다고 발표했다. 천경자 상설전시실 옆에 들어선다.

제도권안으로 들어온 민중미술의 부활은 1980년 서울에서 열린 ‘현실과발언’ 전시회를 계기로 민중미술이 출범을 선언한 지 36년 만이다.

이는 국내에서 민중미술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호재서울옥션 회장의 기증으로 시작됐다.

【서울=뉴시스】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된 가나아트컬렉션. 안창홍, 불사조,종이에 채색, 1985 2016-01-04

2001년 고건시장과 유준상 초대 관장시절 가나아트센터 사장이던 이 회장이 200여점의 민중미술작품을 기증하고 상설전시를 해주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15년간 숨죽이던 민중미술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부활한건 좌파성향의 박원순시장과 김홍희 관장 덕분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그동안 관장 교체에 따른 업무 승계가 순조롭지 못했다"면서 "전시 공간 부족으로 관련 기획전시에 기증 작품을 부분적으로만 출품해왔다. 그러나 최근 가나아트측과 상설전시장을 마련하기로 재협약을 하고 본격 상설전시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재협약은 기증 당시와는 다른 미술관 환경 변화를 감안하여 양측이 서로 공감하는 선에서 이루어졌다. 본관 2층에 상설전시장을 마련하고, 연중 7개월은 가나아트컬렉션 상설전을, 5개월은 시립미술관이 다른 전시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협약 내용의 골자다.

컬렉션은 민중미술 대표작가들의 80년대 전성기 대작으로 구성됐다.오윤의 판화 ‘춤’, 신학철 ‘근대사 시리즈’, 임옥상의 부조 회화 ‘귀로’, 손장섭 ‘조선총독부’, 안창홍 ‘불새’, 황재형의 탄광 그림 등으로 기증 당시만 해도 시가가 총 38억원으로 추정됐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4월 개관 예정인 가나아트 상설전 첫 전시는 가나아트 민중미술 기증작품 중 일부로 구성되며 1년에 2-3회 필요에 따라 구성을 달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임옥상, 귀로, 종이부조에 먹, 채색, 1984 2016-01-04

민중미술은 1980년대 현실참여 미술운동이다. 권력과 자본에 대한 비판, 노동자들의 저항, 수탈당하는 농민 등이 단골 주제다. 동학농민혁명, 분단 현실, 6.25와 4.19, 5.18 등 역사적 사건을 비롯하여 통일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는가 하면, 도시적 일상과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 노동현장, 농민들의 삶, 여성 등 이전의 미술이 다루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주제로 담아냈다. 1987년 이한렬을 형상화해 낸 최병수의 '한열이를 살려내라'나 1988년 노동자 대투쟁에 걸린 가는패의 걸개그림 '노동자'가 대중들에게 대표적으로 알려졌다.

1994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민중미술 15년 전’이 열리기도 했지만 거칠고 원색적인 표현 때문에 정권으로부터 탄압받았다. 또 대중들로부터도 선동적이고 ‘예쁜 그림’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받기도 했다.

반면 민중미술은 한국현대미술의 주요한 성과로 인식되어 있다. 한국미술의 새 흐름을 형성하였으며 세계적으로도 한국의 시대적이고 독창적인 미술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 중국등 아시아미술계에선 ‘민중아트(MinjungArt)’라는 한국명이 고유명사로 정착되어 있다.

지난해부터 '민중미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서울옥션은 '민중미술'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민중미술'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워 ‘아트 포 라이프(Art for life)’라는 타이틀로 바꾸고 진행한 경매에 20여점을 출품했는데 15점(낙찰률 75%)이 낙찰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컬렉터들의 변화된 안목을 느꼈다고 밝힌바 있다.

작품값이 희망적이다. 민중미술 대표작가 목판화가 오윤의 ‘칼노래’는 시작가의 3배를 웃도는 4800만원에 ‘피로’와 ‘인물(여)’는 시작가보다 높은 1850만원과 240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또 강요배의 ‘삼태성’은 6000만원, 임옥상의 ‘도깨비’도 58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모노크롬화풍이 '단색화(Dansaekhwa)로 60년만에 부활한 것처럼 민중미술, '민중아트'가 병신년을 강타할지 주목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