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Episode음악에 몸을 맡긴 채, 자유로운 추상회화 세계로 '풍덩' 빠져볼까

2020.08.03

[뉴스1] 이기림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리안갤러리 대구, 그룹전 '행오버 부기' 9월12일까지
주목받는 유럽의 젊은 추상회화 작가 3인 한자리에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리는 그룹전 '행오버 부기'에 전시된 크리스 서코의 그림.© 뉴스1 이기림 기자

붓을 이용해 여러 선과 색채를 그려낸 작품. 우리는 이를 회화라고 부른다. 그러나 독일작가 크리스 서코(41)는 다르다. 그는 붓과 같은 페인팅 도구 대신, 자신의 손을 이용한다.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리고 있는 그룹전 '행오버 부기'(HANGOVER BOOGIE)에 전시된 서코의 작품을 보면, 캔버스 위에 그의 손으로 칠해진 유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붓이 아닌 손의 흐름은 물론이고, 오돌토돌 튀어나온 뭉쳐진 유화덩어리들도 볼 수 있다.

서코의 그림이 전부 손으로만 칠해진 것은 아니다. 수채화를 그린 뒤 그 위에 손에 묻힌 유화로 추상적 형태를 만들기도 하고, 스프레이를 뿌린 캔버스 위에 유화를 칠하기도 한다. 그의 이런 작업은 많은 도구가 필요하지 않은 음악과 글쓰기 등과 연관이 있다. 그는 이처럼 고정관념을 거부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리는 그룹전 '행오버 부기'에 전시된 이나 겔큰의 그림.© 뉴스1 이기림 기자

전시장에는 서코의 작품 이외에도 이나 겔큰(33), 메간 루니(34)의 작품도 걸려있다. 모두가 추상회화 영역에서 자신만의 양식을 구축해나가는 젊은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이들은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 미술관의 그레고어 얀센 관장이 추천한 '주목받는 유럽 추상화 작가'이기도 하다.

전시 제목 '행오버 부기'는 얀센 관장이 세 작가의 추상회화에서 공통점을 뽑아 지은 것이다. 의역하면 '부기 리듬에 취해'라는 뜻인데, 이들이 격정적인 음악에 심취해 회화 속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작업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들은 충동적이고 무의식적인 표현을 하는 작가다.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리는 그룹전 '행오버 부기'에 전시된 메간 루니의 그림.© 뉴스1 이기림 기자

이나 겔큰의 작품을 보면, 마구잡이로 휘갈긴 듯한 느낌의 선들이 캔버스를 채운다. 그 전에 채워놓은 색면도 마치 사춘기 소년의 반항심 같은 선들로 칠해져 있다. 메간 루니의 작품도 다르지 않다. 그는 거칠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뭉게구름 같은 둥근 느낌의 작품을 그린다. 그러나 서코, 겔큰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없는 무의식의 형태를 담아낸다.

우리는 이 작품들에서 어떤 의미와 형태를 찾아내려 한다. 그러나 부기 리듬에 취해 음악에 몸을 맡긴 것 같은 이들의 추상회화에서 찾아낼 수 있는 건 자유롭고 순수한, 그러면서도 활기찬 에너지일 뿐이다.

전시는 9월12일까지.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