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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한 봉지 사먹고 말지' 하다가도 침이...윤병락 '사과 그림'

2019.10.15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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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어 올해도 노화랑서 개인전 16~31일까지

【서울=뉴시스】윤병락, 가을향기 - 공존, 45.2 x 44.5cm_oil on koreanpaper_2019. 사진은 노화랑 제공.

더 이상의 수식어는 없다. '사과 그림= 윤병락'. 미술시장에서 10여년 넘게 히트하며,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이젠 전시한다가 아니라 '사과를 판다'고 할 정도다. 흰 벽에 걸리기 무섭게 빨간딱지(팔렸다는 신호)가 붙어 더 구매욕을 자극한다. 지난해 가을, 노화랑에서 연 전시때도 다 팔려나갔다.

보기만 해도 '먹고 싶다'는 즉각 반응과 군침을 돌게하는 마력을 부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윤병락 개인전이 열린다, 붉은 사과, 청사과 20여점을 들고왔다.

사과가 많이 나는 고장 경북 영천 출신으로 사과는 윤병락의 인생자체다. 대학 재학시절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특선, 졸업한 후에는 대구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일찍감치 그림 실력을 인정받았다.

진짜 사과보다 더 진짜같은 사과 그림은 진짜 '사과 농원'이 알면 깜짝 놀랄만한 몸값도 자랑한다. 사과 몇알이 들어있는 그림 한점(100호(160cm×130cm))작품가격이 4200만원이다.

미술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진짜 사과를 한봉지 사 먹고 말지" 하다가도, 이 그림만 보면 그 생각도 무너지게 한다는 소문이 있다.

'사과 그림'은 이제 인간이 아닌 5G시대와 맞대결 구도다. 작년보다 더 생생하고 실감나게 눈을 현혹한다.

인간의 시각을 속인다는 점에서는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경쟁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나라 두 거대기업이 디스플레이 해상도 8K에 대해서 경쟁을 벌이는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물을 우리 눈에 진짜처럼 보이게 하려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자신의 우월성을 자랑하는 것에서 우리는 오히려 우리 눈이 얼마나 부정확한지 알 수 있다.

이 부정확한 우리의 시각을 통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사과로 받아들이게 하는 기재, 즉 기술과 솜씨에 대한 경쟁은 윤병락의 손이 가진 솜씨가 더 우월하다는게 미술평론가의 입장이다.

박영택 평론가는 "아무리 작은 점으로 촘촘히 디스플레이를 메운다 해도 결국은 점에 주변에는 비어있는 공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가 작품에 칠한 유화물감은 점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비어있는 공간은 없다. 다만 우리 눈이 그것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또, 사과가 만든 공간형태대로 자른 변형캔버스나 사과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부감법도 윤병락의 솜씨를 돋보이게 하는 작가의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재현의 정치경제학이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 윤병락 사과 작품은 현대인에게 실재에 대한, 사실에 대한 그리고 가상풍경이 아닌 현실풍경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과 그림 원조' 세잔느가 본질을 찾으려고 수없이 그린 사과와 달리, 윤병락은 자신의 귀신같은 솜씨로 현대인에게 치열한 현실을 보여준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는 것을. 전시는 31일까지.

【서울=뉴시스】윤병락, 청사과_45 x 46.8cm_oil on koreanpaper_2019

【서울=뉴시스】윤병락, 가을향기_242 x 120.9cm_oil on koreanpaper_2019

【서울=뉴시스】윤병락, 가을향기(가변설치)109.5 x 120cm_oil on koreanpaper_2019. 사진은 노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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