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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갤러리 라이프] 띄 엄 띄 엄 갤러리라이프 기획 초대 단체전

2017.03.21

Writer :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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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가 ▶ 이은경 이인경 정채희 조여주​    

 

전시일정 ▶ 2017. 3. 28 (Tue) - 4. 9 (Sun)​​  

 

초대일시 ▶ 2017. 3. 28 (Tue)​ PM 5:00     

 

관람시간 ▶ AM 11:00 - PM 6:00 (Mon ~ Sat)   

 

            PM 12:00 - PM 5:00 (Sun)   

 

전시장소 ▶ 갤러리라이프(GALLERY LIFE)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451-93번지 2F   

 

전시안내 ▶ T. 070-4232-6761              

 

            http://gallerylife.co.kr​           

 

 

 

<작가노트>

 

 

 

오래전 다니던 학교 담장에 담쟁이덩굴이 있었다. 봄이 오면 겨우내 앙상히 말라붙은 가지에서 움이 트고 아기개구리 손가락 같은 싹이 나와 담벼락에 찰싹 들러붙는다. 부산스러운 봄을 지내다보면 어느 틈엔지 모르게 손바닥 만해진 이파리들을 매달은 덩굴이 담장에 가득하다.  그리 기름질 것 같지 않은 담장 발치의 흙속에 뿌리박고 여름에는 푸르른 잎으로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으로 멋지게 한해를 살라낸다. 성근 머루 같은 열매도 매달은 앙상한 겨울 담쟁이의 가느다란 가지를 보면 고달픈 인생을 보는 듯이 애잔하다.

 

지나온 세월의 흔적들 위에 주어지는 일과들을 짜 맞추며 살아가는 내 삶처럼, 점점이 뿌려지고 흘려진 물감자국들을 따라 담쟁이덩굴을 그려본다. 덩굴은 담장을 기어올라 이리저리 뒤얽히고 이파리는 흐드러지게 펼쳐지며 화면위에 자리를 잡는다.

 

- 이은경 -

 

 

 

내 작업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늘 ‘쉼’(休)이었다.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닦달하며 많이 힘들고 지쳐있었을까? 우선 나 자신이 쉬고, 보는 이들도 잠깐 쉴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아마도 쉼은 내게 끝까지 중요한 주제일 듯하다. 진정한 쉼은 너무나 얻기 힘든 거라서... 멀리 있는 어느 날의 무엇이 아니라 거길 향해 가는 모든 순간순간이 바로 결과인 거라고 여기기로 맘 먹는다 하더라도, 살아 있다는 건 즉 걱정 근심 고생... 종종 지치고 힘들어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까 ‘인생은 苦’는 진리일진대, 정신줄 놓치지 않고 살려면 아직 한참 더 자라야한다. 하지만 성에 찰 만큼은 아니어도 조금씩은 자라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몇 년 전부터는 살아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가끔 한다. 꼭 무엇 때문에 기쁘고 어떤 결핍이 채워져서 만족스러운 상태가 아니라 이제껏 살아 보니 그냥저냥 산다는 자체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흔히 하는 말로 결과중심과 과정중심의 차이? ‘희’(囍)는 나와 함께 조금씩 자라고 있다. 작업하는 게 재미있고 신난다. ‘희’(囍)를 통해 ‘쉼’(休)에 이르기를 바라는 기대감도 있다. 

 

- 이인경 -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 대학원 과정(1998-2001)에서 벽화를 전공하며 다양한 벽화 전반에 대해 접하게 되면서, 특히 흙벽화나 프레스코 같은 동서양의 전통적 벽화제작 방법부터 현대적인 공간에 적용되는 여러 재료와 기법의 연구는 내게 기대 이상의 관심으로 다가왔다.  

 

칠화는 그런 연구 과정 중에 만났던 재료기법 중 하나이며 내게 창작의 새로운 눈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옻칠과 나무, 안료, 토분, 숯가루, 금박, 삼베, 자개, 난각, 금속...

 

옻칠재료는 물성이 다른 다양한 재료들과 전통적으로 전해오는 여러 옻칠기법이 한 화면 안에

 

공존하며 조율될 때 조형적 유연성이 더욱 발현되며 이러한 장점이 칠화로 표현할 수 있는 궁극의 덕목이다. 이는 나의 오랜 관심, 생명이 가진 생래적인 숙명인 ’관계‘를 어떠한 시각에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시각적으로 화면에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재료기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것이 현재까지 옻칠을 주 재료로 하는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 발표하는 ‘서로 다른 시선’은 나의 또 다른 연작인 ‘緣’시리즈와 함께 ‘관계‘에 대한 생각들을 조형적으로 모색해 온 작품들이다.

 

- 정채희 -

 

 

 

이파리 하나를 앞에서 보다가 뒤집어 뒤에서 보니 서로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전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앞뒤를 동시에 볼 수는 없으니, 앞에서 보고 뒤에서 보고 그렇게 그렸다.  새싹으로 돋아나 여름 햇빛 아래 눈부시던 모습에 시간이 더해졌다. 비바람으로 생긴 생채기가 한쪽에는 홈으로 파였지만 뒤에서 보니 이파리 전체에 리듬을 주는 굴곡이 되기도 한다. 살면서 부여잡고 놓지 못했던 이런저런 기억들도 우리가 지낸 시간에서 보면 삶에 리듬이 될 수 있을까? 잎맥마다 새겨진 시간들, 사람들, 이 모두가 뒤에서는 어떻게 보일는지.

 

- 조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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