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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2018 [예술공간이아] 기획전 Young Pioneer <이아에서 길을 찾다>

2018.03.16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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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예술공간이아 기획전 Young Pioneer <이아에서 길을 찾다>

 

전시기간 : 2018.03.02.(금) - 03.29.(목)

                화-금 10:00-20:00 / 주말 10:00-18:00 (무료)

전시장소 :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1 (옛 제주대학교 병원)

주최 주관 :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이아

참여작가 : 고윤정, 고주승, 김다슬, 김산, 김시현, 독한녀석들, 변세희

문의 : 064-800-9333, 064-800-9339

 

예술공간 이아에서 기획한 Young Pioneer <이아에서 길을 찾다>는 이제 막 미술대학을 졸업했거나 제주미술계 내에서 신선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전시의 장을 마련하여 복잡한 예술계에 원활한 첫걸음을 내딛게 도와주는 길잡이의 프로젝트입니다.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은 젊은 작가들에게는 창작의 동력과 예술가로서의 자존을 고양하는 기회이며 더 나아가 미래의 제주미술계를 위한 의미있는 투자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장르간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융복합의 형태로 역량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날로 고도화되고 장르 간의 경계가 혼재된 최근 현대 미술계의 미로 속에서 막연하게나마 스스로의 나침반을 이끌어내는 기회과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홍보 부탁드립니다! 

 

 

고윤정  Ko, Yun Jeong

고윤정의 설치작업은 자신의 몸을 캐스팅한 인체 조각이 배경의 일부를 이루거나 혹은 이탈하는 방식으로 구성함으로써 나와 외부세계의 만남과 분리라는 이질적인 두 요소의 공존을 표현한다. 흐르는 배경의 마블링 문양을 인체에 연장하여 입힘으로써 작가는 외부와 상호작용하는 나의 존재방식을 나타내려 하였다. 이렇게 배경과 인체의 연속된 흐름의 패턴은 내부-외부 사이의 복잡한 관계 맺음 속에서 불투명하고 우연한 에너지의 흐름과 순환을 통한 나의 생성과정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한다. 반면 배경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지만 밖으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인체는 외부세계와의 연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내적 세계에 깊이 침잠해가는 나, 그 결과 외부와 온전히 하나 될 수 없는 존재의 근원적인 고독과 불안을 담아내고 있다.

 

고주승  Go, Ju Seung

고주승의 영상설치는 현대 디지털 기술과 관계망에 얽힌 감시와 범죄의 문제를 제기한다. 몰래카메라, CCTV, 소셜네트워크 등의 디지털 기술은 날로 확장, 진화하고 있지만 그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범죄와 감시의 체계는 점점 더 교묘하게 작동하고 있다. 나와 타인 간의 소통과 정보공유를 위한 소셜네트워크는 서로의 사생활을  엿보기 위한 통로가 된다. 이러한 감시는 개인과 개인 간 뿐만 아니라 거대자본, 미디어 권력, 국가 권력의 개입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또한 감시 장치와 체계는 누군가의 범죄를 막는 순기능의 역할을 하지만, 다른 누군가의 범죄를 위해 악용되는 역기능으로 작용한다. 고주승의 <제 3의 눈>은 현대 정보기술의 모호하고 복합적인 권력관계 속에서 나와 타자, 감시하는 자와 감시받는 자,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서 관객은 유리창 너머 타인을 몰래 엿보는 자로서의 경험에 초대된다. 그러나 유리창 뒤에 설치된 거울을 통해 관객은 타인이 아닌 남을 엿보는 자기 자신을 대상화하는 반전을 겪게 되며, 이러한 자신의 모든 행동이 누군가의 몰래카메라에 찍히고 있음을 깨닫는 또 다른 반전을 체험한다. 작가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반전의 메커니즘 속에서 관객은 유쾌하지 않은 범죄와 감시의 이중적인 사건에 연루된다.

 

김다슬  Kim, Da Seul

김다슬의 조각은 철이라는 무겁고 어두운 재료의 물성을 단순화하고 비어있는 형상으로 구현함으로써 나에게 가해진 외적 억압과 이로 인한 좌절을 표현한다. 김시현이 구속으로부터 일탈을 추구한다면, 김다슬의 작업은 저항을 시도하지만 매번 체념하고 마는 인간존재의 나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속이 텅 빈 뿔이 달린 초식동물은이러한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은유이다. 초식동물은 강한 천적에 맞설 수 있는 본능적인 저항의 도구인 뿔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현실적으로 맹수를 이기지는 못한다. 약육강식이라는 야생의 섭리는 사회 속 인간들의 모습에 투영된다. 나는 치열하게 살아보지만, 나를 누르는 사회적 억압과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내 순응하고 체념한다. 먼 산을 바라보며 구슬프게 우는 것과 같은 야생의 모습이 인간적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회적 존재로 길들여져야 하는 나의 야생성, 그 무의식적 본능을 일깨우기 때문일 것이다.

 

김 산  Kim, San

김산의 색채를 최소화한 풍경화는 언뜻 일체의 서정, 인물, 서사를 배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의 캔버스에 자리한 풍경과 사물을 응시하다보면 우리는 김산이 제주의 삶과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거친 제주바람을 받아들이며 뒤틀리고 휘어진 채로 자란 폭낭(팽나무), 삶과 죽음의 경계인 돌담, 4.3 사건의 희생자를 나타내는 동백, 뿌리 깊은 무속신앙의 상징인 신줄, 제주문화의 원형인 바람은 밑으로부터   일궈온 제주 역사를 대변한다. 김산은 지배 이데올로기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통’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자생적으로 생성된 제주의 문화와 역사적 전통을 그의 회화를 통해 다시 쓰고 있다. 즉, 그의 풍경은 섬의 민초들의 저항과 인내, 그 굴곡진 세월을 함께 버텨온 공동의 삶의 기억을 현재 우리에게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

 

김시현  Kim, Si Hyun

김시현은 그의 영상설치 작업에서 스스로 행동하고 결정하는 자유를 지녔지만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존재로서 인간 실존의 무거운 짐과 나를 짓누르는 외부·내부적 틀에 관한 주제를 자신의 몸을 통해 재현하고 있다. 김시현에게 몸은 실존의 무게와 구속을 체화하는 동시에 이에 저항하는 힘을 지닌 양가적인 통로이다. 몸이 체감하는 무게감은 역설적으로 달리거나 땅을 파는 반복적인 고된 몸의 노동으로부터 가벼워진다. 그리고 그 순간 신음, 비명, 구토가 터져 나온다. 김시현은 몸의 배설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가해진 짐과 틀의 무게로부터 일탈을, 벗겨진 알몸이 주는 자유와 해방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독한녀석들  Dok-Han (german korean artist coorperation)

강태환(Kang, Tae Whan), 고윤식(Ko, Yun Sik), 최창훈(Choi, Chang Hoon), 다니엘 헨리히(Daniel Henrich)

독일 작가와 제주 출신 작가들이 뭉친 프로젝트 그룹 ‘독한(German·Korean)녀석들’은 나의 ‘집’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김산과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한국과 독일에서 제작한 집 시리즈 <HaM (Haus am Meer)바다로 가는 집>, <HaS(Haus am See) 호수로 가는 집>은 친숙한 고향 제주의 모습이 갑자기 낯설게 다가오는 순간 느껴지는 두려움, 낯설고도 친숙함을 뜻하는 프로이드(Freud)의 ‘언캐니(Uncanny/Unheimich)’를 표현한다. 그들은 ‘집’이 주는 낯설음을 이동할 수 없는 집을 이동할 수 있는 집(텐트, 개집)으로 대체하고, 그 집을 짊어지고 바다로, 호수로 묵묵히 걸어가는 순례의 과정을 통해 치유하고 있다. 이 묵언의 순례길은 한 장소에 정착하지 않고 늘 이동하는 존재인 ‘길을 걷는 자(homo viator, 호모 비아토르)’로서 인간의 길이다. 우리는 늘 떠나는 자이기에 가장 친숙한 것인 집이 가장 낯선 것일 수 있으며, 역으로 낯선 것이 친숙한 것일 수 있다. 독한녀석들은 이러한 모순을 그들 특유의 해학으로 엮어내면서 독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변세희  Byun, Se hee

변세희의 일그러진 형태와 인위적인 표정의 자화상은 ‘페르소나(persona)’의 주제를 탐구하고 있다. 페르소나는 연극배우가 쓰는 탈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본연의 나가 아닌 타인의 시선에 의해 형성된 사회적인 나의 모습을 의미한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나에 대한 진실을 얻으려면 나는 타자를 통과해야만 한다. 타자는 나의 존재에 필수 불가결하다”라 하였다. 즉, 나란 언제나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며, 타자에 의해 규정되는 동시에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인 것이다. 변세희의 자화상은 다수의 타자들, 복수의 페르소가 나 안에 거주하고 있으며 따라서 나와 타자의 경계 짓기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에서 엄습하는 냉소, 절망, 공포를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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