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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소네마리 신진작가 릴레이 개인展 - 창문과 음악이 없는 파티

2018.05.30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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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과 음악이 없는 파티

윤결展 / YOONGYEOL / 尹焆 / mixed media

 

2018_0529 ▶ 2018_0611

 

 

 

 

 

초대일시 / 2018_0529_화요일_06:00pm

 

소네마리 신진작가 릴레이 개인展

 

후원 / 네오룩_수유너머104

 

관람시간 / 11:00am~07:00pm

 

복합공간 소네마리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314 1층 수유너머104

Tel. 070.8270.0910

www.nomadist.org/s104

 

 

 

 

 

2018년 문화복합공간 소네마리의 첫 전시로 '여성'의 언어를 담은 전시가 선정되었다는 점은 매우 인상 깊은 시작이다. '미투' 선언 이후, 가려졌던 목소리들이 세계의 벽들과 부딪혀가며 울리고 퍼지기 시작했다. 울림은 '일회성'도 '지나가는 흐름'도 아니다. 모든 옛 것이 흔들려 무너지지 않는 이상에야 그것은 멈추지 않는다. 한국 사회의 담론의 장에서 소외되고 사소한 것들로 치부되어왔던 여성의 목소리가 '공론의 장'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울림은 성을 불문하고 온 세상의 무디고 견고한 구조에 균열을 낼 것이다. 그리고 균열 난 세계에서 소외된 목소리를 찾아낼 것이며, 미시적인 감정과 감각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할 것이다. ● 세 명의 신인 작가들은 각기 다른 매체를 이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윤 결 작가는 제 3세계의 억압 속 여성들의 욕망을 전시장 공간에 덮어 자연스럽게 한국 모습과 비교하게 하고, 이 다은 작가는 디지털 매체에서 여성의 이미지가 어떻게 소비되는가를 추적하며 이미지 담론을 선점하고 지배하는 '주체'를 겨냥해 카메라의 프레임에 날카롭게 담아낸다. 그리고 홍양무현 작가는 배제되었던 여성들의 감정과 촉각의 결들을 종이 위에 섬세하게 스미게 한다. 사실 이 이야기들은 이미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일상이며, 언제나 사소하기에 언급될 수 없던 또 하나의 '삶'이다. 하지만 이 일상에서 더는 오늘과 과거의 시간이 같은 감각을 공유할 수 없게 되고, 삶이 머무는 공간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되었으며, '누군가'의 호소가 더 이상 '사소함'에 머물 수 없는 상황에 진입했다. 기존의 평화로운 듯 보였던 삶은 작가들의 이야기를 통과하고 난 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 고산

 

이슬람 여성들은 타국에서도 히잡과 니깝을 착용한다. 작가가 그들과 '관계 맺기'를 행하기 위해서는 그들 안에 내재한 문화의 규율과 규제를 통과해야 한다. 타국에서도 규율을 그리 철저하게 지키다니,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지키고 싶었던 것일까? ● 윤 결 작가의 전시 공간은 이슬람 여성들과의 파티를 재현한 공간이다. 전시공간에는 이슬람 여성들을 감싼 규율과 그들이 파티를 즐긴 흔적들이 공존한다. 윤 결 작가는 그곳에서 보고 느끼고 교감한 것들을 전시 공간에 재현해낸다. 커튼에는 규제를 나열하고, 포도송이에는 내면화된 규율을 상징하는 눈알들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파티를 즐긴 이들의 작품을 벽과 책상에 전시한다. 장소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이 공간 안에서는 강력한 규제들이 나타난다. ● 그러나 그들은 그 공간 안에서 사회에서 억제되어왔던 그들만의 자유와 은밀한 욕망의 힘을 보여준다. "이것이 저항적 발언으로 보이길 바란다."라는 작가의 말은 기존 저항의 관념들에 질문하게끔 한다. "저항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 복합공간 소네마리

 

그녀들은 남편과 가족을 따라 타국에 머무는 동안 어학학원에 다녔다. Njood, Mashael, Amani는 결혼을 했고, 임신 중이다. Wejan는 아직 미혼이다. 20살 초반의 여인들. 그녀들은 항상 히잡과 니깝 그리고 아바야를 착용한다. ● 사우디아라비아 여인 4명을 집에 초대했다. 집에 초대하기까지 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나는 우선 그녀의 가족과 남편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다. 조건이 있었다. 집안에 모든 창문은 닫아야 했고, 사람 소리가 들어간 음악은 틀면 안 됐다. 그리고 허락된 사람 외에 다른 사람, 남자가 있으면 안 됐다. 이 사항들을 위반할 때에 내가 그녀들을 위험하게 하는 일이 될 수 있었다. 약속된 시간에 맞춰 그녀들의 가족 자동차가 집 앞에 왔고, 한 명씩 내렸다. 나는 및 낫에 가장 편한 옷으로 친구들을 맞이했다. 약속된 모두가 집안에 들어온 뒤 그녀들은 히잡과 니깝을 풀었다. 처음으로 이들의 머리카락을 볼 수가 있었다. Njood, Mashael은 긴 생머리였고, Amani은 긴 웨이브 파마머리였으며, Wejan은 어깨 단발의 곱슬머리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온몸을 둘러 쌓던 아바야를 벗었다. ● 집이라는 공간이 불러주는 편안함과 은밀함. 나는 이 은밀함을 제공했다. 여인의 옷차림은 야하고도 아름다웠다. 망사스타킹, 화려한 패턴의 원피스, 윗 가슴이 보이는 민소매, 짙은 향수 냄새와 화장, 반짝이는 다이야반지 ●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이 공간에서 각자의 성적 매력을 뽐냈다. 나는 그녀들의 야함이 너무나 매혹적이었고, 여성의 순결이라는 막에 감춰져 덮여있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자 했던 욕망은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의 것이라는 선언 같아 보였다. ● 우리들만의 방식으로 파티는 이어졌다. 나는 친구들이 가기 전 집안 벽에 붙여 놓은 캔버스 천에 남기고 싶은 것들을 그려 달라고 했다. 그녀들이 돌아간 후, 그리고 간 그림 위에 검정 펜으로 진하게 따라 그려보았다. 그날 정말 우리에게 창문과 음악이 없었을까? ■ 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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