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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희박개인전 <Plant Life>

2020.06.26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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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 개인전

전시장소 : 책책 ( 서울 종로구 이화장 1길 19-6 )

전시기간 : 2020년 6월 18일 - 6월 30일 (13:00 - 18:00) 월요일 휴무

후원 : 책책 (https://www.instagram.com/chaegchaeg/)

포스터 디자인 : 정혜진

 

 

‘안위(安危)’를 찾기 위해 작업하는 작가 희박의 그림전시가 이화동의 책책에서 전시중입니다. 작가는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5년 전부터 그려왔던 무채색의 드로잉 부유하는 섬 시리즈 50여점과 엄마의 스카프에서 영감을 얻어 재조합한 화려한 색채의 시리즈를  전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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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 개인전

 

나의 작업은 ‘안위(安危)’를 찾는 과정이다. 평온하고 안락하게 살고자 하는 것. 감정의 모습들을 기록하고 가시화하는 작업을 한다.

 

감정적으로 얕고 가느다란 시기를 지나면서 두피가 예민해지고 살갗이 쓰라림을 겪게 되었다. 신체의 예민함은 오히려 둔감함과 무기력을 가져다주었다. 지지부진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넓은 반경에서 생활하기가 어려워졌다.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밖에 나가야 했고, 나의 감정과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했다. 나를 재건하기 위해서 카페에 나가 드로잉을 시작하였다. 몸을 최소한으로 쓰며 작업하기 위해서 팔 안에 들어오는 크지 않은 종이를 사용했고, 하얀 면을 얇은 펜으로 빼곡히 채웠다. 반복적인 동작으로 선을 중첩하는 행동은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고 동시에 나를 견고하게 다지기 위함이었다. 종이가 패이고 긁히면서 남는 자국들은 견디는 나의 마음이기도 했다.

 

장롱에서 엄마의 오래된 스카프를 발견했다. ‘스카프 드로잉’은 이 스카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점점 봄이 오는 것을 체감하며 무채색의 풍경과는 반대로 색의 과잉에 치중한 드로잉을 시작하였다. 과잉된 색을 통해 우울을 잠시 덮어두거나 타개해보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뿌리가 없고 줄기도 존재하지 않는 풀들 사이에 엉켜있는 새들은 숨어있거나 추락하는 것처럼 보인다. 푸르스름한 식물의 이면에 다가오지 않은 꿈이나 희망에 대한 불안함을 숨겨두었다.

 

얇지만 무수한 감정이 층층이 쌓이는 동안 겨울이 지나고 내가 좋아하는 여름이 온다.

 

 

부유하는 섬 (Floating Island)  

 

어느 순간부터 계절 사이에 존재하던 세밀한 냄새를 맡기 힘들게 되면서 극단적인 환경으로 변해가는 생태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예전에는 보이던 것들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던 것이 생성되는 자연의 불안정을 목격한 이후에 나는 겨울이 되면 다음 계절이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에 처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일상에서 느끼는 위태로운 감정과 자연환경이 처한 상황을 동일시하게 되었다. 때때로 드로잉 안의 풍경들은 두피나 쏟아지는 체액 등 신체의 일부처럼 보이기도 했다.

 

 

 

흐르지 않고 고여있는 물, 생생함이 없는 마른 육지, 디딜 수 없는 땅도 뭍도 아닌 조각난 섬, 견고하지 않은 가시를 두르고 버티고 있는 풍경.

 

 

 

이러한 무채색의 풍경들은 다가올 앞으로의 세계에 대해 말한다. 오염된 풍경에 나의 마음과 상태를 투사하는 것으로 이 시대의 환경의 안위에 관해 묻는다. 이것은 결국 나의 ‘안위’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출처 : 작가 희박 홈페이지 https://baakjooh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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