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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비컷 갤러리] 덩굴부터 엄마까지

2018.07.03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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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부터 엄마까지

조이경展 / CHOYIKYUNG / 趙利瓊 / mixed media

 

2018_0704 ▶ 2018_0731 / 일요일 휴관

 

비컷 갤러리

B.CUT CASUAL GALLERY & HAIRDRESSER'S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37-7

Tel. +82.(0)2.6431.9334

blog.naver.com/bcutgallery

 

 

이미지를 사유하는 101개의 실천 ● 7월 B.CUT 비컷 갤러리는 조이경 작가가 지난 십여 년간 해 왔던 본인의 작업 중 한 번 더 마주하고 싶은 작품을 직접 선택해서 전시를 진행한다. 이는 작가를 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는 비컷의 의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십여 년이라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그래서 작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감상자에게 보여주기 위함은 애초부터 아니었다. 감상자에게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를 고민했던 기존의 전시와는 달리 이번 전시 『덩굴부터 엄마까지』는 오롯이 조이경 작가를 위한, 앞으로의 작업 진행을 위한 시간이 되길 기대하고 준비했다. 물론 작업에 대한 그의 고민을 감상자도 한번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조이경 작가는 2009년부터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를 차용해서 일상의 공간에 투사하고 편집하는 동영상 콜라쥬 작업과 설치 그리고 이를 2차원으로 옮긴 사진과 회화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일상 속의 실제와 영사 이미지가 겹침으로써 공간과 시간의 교집합 속에서 나를 경험해 보는 것이라고 작가는 진술한다. 여기서 '경험' 은 작가에게 작업의 발단, 진행 과정 그리고 완성에 이르는 결정적 요소일 것이다. 영화에서 주로 이미지를 차용한다 함은 영화를 볼 때 가지는 환영이 첫 번째 경험으로 작가에게 밀고 들어오고, 그때의 감각 기억을 일상으로 가져와 다양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두 번째 경험이며, 완성된 작업에 있는 자신을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마지막 경험이 될 것이다.

 

해체와 재구성 사이 파격을 경험한다는 것은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라지는 것과 사라지지 않는 것의 간극을 오가며 사유를 몸으로 실천하는 것과 다름없기에 궁금하다. '이미지로 경험한다'는 조이경 작가가 십여 년간 작업하면서 사유한 것과 작가로서 가진 고민은 무엇인지. 물론 작가 노트에서 이 부분을 간략하게 밝히긴 했다. 하지만 이미지로 고민하고 사유한 걸 텍스트로 치환한 데에 한계를 느껴서인지 작가가 선택한 작업(이미지)을 보면 작가의 말처럼 '미루어 짐작'이 가능할 거 같아 나(감상자) 역시 그 작업을 마주하고 싶다. ■ 비컷 갤러리

 

 

작가는 지난 10여 년 동안 사진-회화-영상(설치)의 세 매체(medium)가 형성하는 삼각관계 안에서 작업하고 있다. 작업 과정의 한 가지 예를 설명하자면, 회화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사물/대상의 이미지를 영상 촬영을 통해서 대상과 작가가 경험하는 시간과 공간을 기록하고, 이를 다시 몽타주(montage) 기법을 사용하여 시간이 해체되거나 조합되는 (영상)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다시 회화에서 사용하는 피그먼트(pigment) 같은 재료 표면에 투영시키고, 그 현상을 사진 촬영한 것이 최종 작업의 결과물이 된다. 사진은 대상을 인간의 시각과 다른 기계적인 눈으로 기록하는 것이 매력적이었고, 영상은 시간을 기록하고, 편집으로 그 시간성을 해체할 수 있다는 것과 하나의 이미지가 다른 하나의 이미지를 밀어내면서 발생하는 이미지의 움직임이 환유(換喩)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그리고 회화는 캔버스 표면에 올라가는 안료가 형성하는 물질성의 아우라가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것이 매력적이다.

 

어떤 매체를 통해서 작업이 시작되었느냐에 따라서 결과물의 매체도 달라지는데, 회화->영상->사진, 사진->영상->설치, 영상->회화->사진, 사진->회화->설치의 과정을 통 해서 작업이 진행된다. 지난 2-3년 동안 작가는 다양한 작업의 형태가 결국 작업의 완성도와 응집력을 떨어뜨린다는 고민에서, 작업 과정을 정리하면서 하나의 틀을 형성하려고 무던히 노력하였으나, 늘 같은 과정만 반복되는 느낌이다. 지금은 이런 틀이 없는 작업 시스템이 '나'만의 방법이라 여기며, 정리보다는 더욱더 혼란스럽게 그 삼각관계를 즐기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 생각한다.

 

시각예술 역시 작가가 지각한 세상을 재현한 것이고, 그 재현은 사물의 표상(表象)의 조합이며, 그 사물은 '나'의 존재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물질성(materiality)을 본다. 물질성(materiality)이란 물질이 인간에게 '의미-매개체'로서 작동하는 성질을 뜻한다. 비물질적이거나 혹은 영적인 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또한 그것이 흐르기 위해서는 사물이 필요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현대 미술이 관념적이고 개념적인 경향의 흐름에서 '지각'을 정신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이미지보다는 언어/텍스트에 의존하면서 이미지를 사유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 현재 그리고 앞으로 진행할 작업은, 늘 그랬듯이 작가가 지각한 현재의 어떤 것과 과거에 정신(의식)인 기억의 작용과 반작용의 이미지를 사진, 평면(회화), 영상, 설치의 형태로 진행할 것이다. 다양한 매체의 작업 결과물이 혹시 작가의 과욕의 결과물인가 싶어서 고민도 해 보았지만, '나'의 감각이 반응하여 지각하는 대상이 늘 같지 않기에, 그리고 과거를 상기하는 기억이 방식이 항상 같을 수 없기에, 이미지의 존재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 조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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