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킴(69)은 지난 20년 동안 이질적인 재료들의 조합을 실험하고 탐구해온 작가다. 그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토마토, 블루베리, 철가루, 나무,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신문지 등을 혼합한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오래된 것들, 버려진 것들, 차마 버릴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재사용이다. 그는 이 개념을 '생명과 영혼'이라는 단어로 말하곤 한다.
제주시 삼도2동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5층에서 열리고 있는 씨 킴의 11번째 개인전 '아이 해브 어 드림'(I Have a Dream)에서는 이런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에는 일상에서 버려지는 것들을 활용한 대형 회화, 조각, 설치, 드로잉, 레디메이드 오브제 등 매체적 한계를 넘나드는 작품 30여점이 소개된다.
주목할 만한 작품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아라리오뮤지엄이 휴관하게 됐을 때 제작한 휴관 사인물을 그린 드로잉(2020)과, 15년 전 제작한 마스크를 착용한 포스터(2005)를 포함해 버려진 마네킹에 시멘트를 입혀 만든 조각들 등이다. 모두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가고 버려지는 것에 대한 작가의 애정 어린 손길이 담겨있다.
[뉴스1] 이기림 | 2020.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