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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미술세계 갤러리] ONE THING

2018.07.11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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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ING

피성호展 / PlSUNGHO / 皮聖浩 / photography

 

2018_0711 ▶ 2018_0717

 

미술세계 갤러리

MISULSEGAE GALLERY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24 3층

Tel. +82.(0)2.2278.8388

www.mise1984.com

 

 

 

ONE THING_칭기즈칸의 땅에서 만나다 ● 지난 1천년의 인류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워싱턴포스트'는 칭기즈칸(Chingiz Khan)을 선정했지만 피성호 작가는 관심 밖의 '인물'이었다. 그런데 르네그루쎄(Rene' Grousset)의 '칭기즈칸' 책을 읽고 사진적 영감을 받아 그의 발자취를 찾아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첫 목적지는 중국이었다. 국경선에 도착 한 후 다시 실크로드로 들어갔고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으로 갔다. 그리고 파키스탄, 인도, 네팔을 경유해 티베트와 중국에서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 칭기즈칸이 정복했거나 머물렀던 모든 국가를 다녀 온 셈인데 무려 10여년이 소요되었다. 전직 공군 대령이었던 강인한 정신력이 큰 몫을 했을 터였다. 어려서 아버지를 잃었으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패신화'로 유목 민족의 최고의 지도자이자 전설이 된 칭기즈칸의 역사에 그는 매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과거, 영웅(칭기즈칸)에 대한 탐구에서 비롯된 작업이 「ONE THING」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진에서는 영웅담이 드러나지 않으며 발자취를 따라 간 곳에서 발견 된 '하나의 오브제'에 그의 시선은 멈춰있다. 한때 칭기즈칸이 머물렀던 공간적인 배경과 그 역사적 맥락을 중요시 하며 그곳에서 발견된 '사소한 사물'에 주목했던 것이다.

 

그러나 'ONE THING'은, 결국 '근원'에 대한 탐구일지도 모르겠다. 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려는 것인가? 더군다나 아주 사소하게 발견된 '사물'을 칭기즈칸'이라는 아주 까마득한 지점에까지 끌고 와 결부시키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힌트는 칭기즈칸의 땅에서 발견 된 '사물'이라는 함의를 가지고 있는 대상이라는 점이다. 프레임 속 '하나의 오브제'는 작가가 주지하고자 하는 '본질(Essence)에 대한 상징'이다. 작가에 의해 명명(命名)되어진 결과물들로, 비로써 'ONE THING'이 된 피사체이다.

 

촬영은 캐논 EOS 5D Mark 2 카메라와 Mark 3 두 대의 카메라를 사용했다. 어느 한 순간에라도 피사체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풍부한 색감이 가능해 Mark 3는 24-70mm렌즈와, 24-105mm렌즈를 사용하고 16-35mm는 Mark 2 와 결합해 사용 했다. 1개월 정도 한 곳에 머무르며 촬영 했지만 3~4개월씩 촬영하는 경우도 많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잦았다. 사막을 이동 중에 차바퀴가 빠져 몇 차례 구르더니 전복되어 갈비뼈 7개가 골절되었다. 급히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사진을 못 찍고 허탈하게 귀국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중도에 그만 둘 수가 없었다. 칭기즈칸의 삶이 주는 깊은 교훈 때문이었다. 칭기즈칸의 정신을 닮고 싶었고 많은 이들과도 함께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피성호의 사진은 선명하다. 하나의 형상과 화면의 구조가 그렇고, 거기에 담고 있는 메시지가 그렇다. 이러한 선명함을 구체화(materialization)한 것은 사진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형식적 어휘는 의미파악의 명료함을 강화시킨바 작품의 묘미가 '리얼리즘'에 있음이 보다 분명해 진다. 현 시대에서 칭기즈칸의 발자취를 통해 무엇을 생각해 봐야 할지 우리에게 되묻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에 등장하는 「ONE THING」은 칭기즈칸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투에서 발견된 사물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리오타르(Jean-François Lyotard)는 언어의 한계가 드러나는 지점에서 '형상'은 '출현' 한다고 했다. 사진마다 등장하는 각각의 사물들은 언어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출현'은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이지 않는 은유적 시선으로 역사성이 내포 된 '그곳'의 사물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더욱 '집중적'인 힘이 발휘된다. 그가 보고, 담은 세계는, 단순히 영웅에 대한 동경이나 경외감이 아닌, 지금 이 시대, '그곳'의 일상에 놓여 있는 하나의 사물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웅에 대한 신화를 바탕으로 일상적 풍경을 통해 그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맥락인 것이다. 'ONE THING'의 사진에서 당신은 지금 무엇이 보이는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사진들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만큼 그는 오랜 시간 방대한 양의 사진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분명,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보'는 아니었기에 앞으로 그의 칭기즈칸 작업 경로의 귀추를 주목해도 좋으리라. ■ 조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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