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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갤러리 나우] 보이지 않는 존재 Invisible beings

2018.07.11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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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존재 Invisible beings

윤한종展 / YOONHANJONG / 尹漢鍾 / photography

 

2018_0711 ▶ 2018_0723

 

갤러리 나우

GALLERY NOW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9

(관훈동 192-13번지) 성지빌딩 3층

Tel. +82.(0)2.725.2930

www.gallery-now.com

 

 

 

제 8회 갤러리 나우 작가상 공모에서 NoW Advance Exhibition(2nd Brand)부문에 선정된 작가 윤한종의 『보이지 않는 존재 Invisible Beings』전이 열린다. NoW Advance Exhibition은 사진의 다양한 변화를 수용하여 전공자, 비전공자에 관계없이 폭넓고 새롭게 사진의 시각을 확장하고 성장해 나아가고 있는 작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 윤한종은 기존의 재현을 통해 개념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사진 절차에서 벗어나 아주 작은 전자부품을 소재를 한 화면에 모아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 단순히 이미지만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높이 평가하여 갤러리 나우작가상 NoW Advance Exhibition부문에 선정하였다. 

 

● 윤한종은 엔지니어이자 사업가로서 30년 가량 산업현장에서 산업용 카메라를 이용한 검사장치를 개발하였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이런 산업용 카메라와 렌즈, 조명을 이용, 1~4mm가량의 아주 작은 전자부품을 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개별 전자부품을 극단적으로 확대한 'Individual_개인 시리즈'와 1만개의 전자부품을 촬영한 10,000장의 사진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Society_사회 시리즈' 로 구성되었다. 전자부품이라는 오브제를 사용한 것도 신선하지만, 산업용 카메라와 조명을 이용하여 작품화한 것도 새롭다. 더욱이 그 작품을 위하여 정밀 로보트를 이용하고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작품화하였다는 것은 다분히 창의적인 시도로 보인다. ■ 갤러리 나우

 

윤한종의 기계의 시각으로 본 세계상 ● "눈아, 본 것을 부정해라! (Forswear it, sight!)" (윌리엄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중) ●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이자 작가인 윤한종은 기계의 눈이 어디까지 볼 수 있나 알아보기 위해 자신이 다루는 전자부품 검사기의 정밀한 눈을 이용해 전자부품들을 사진 찍었다. 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이 사진들은 오늘날 기술과 시각과 인지에 대한 많은 것들을 함축하고 있다. 우선, 이 사진들이 나오는 과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진'이 만들어지는 과정과는 많이 다르다. 물론 이런 기계로 사진 찍는 목적도 다르다. 윤한종이 사진 찍는 목적은 전자부품의 표면에 있는 결함을 찾아내는 것이다. 옛날에는 제품의 결함을 사람의 눈으로 찾아냈지만 이제 산업현장에서 사람의 눈으로 무엇을 검사하는 시대는 지났다. 전자부품의 표면에 있는 결함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절차는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다. 그것은 오늘날 복잡하게 발달한 산업의 중요한 측면을 품고 있다. 왜 결함을 찾아내야 할까? 작은 전자부품의 결함 때문에 고가의 기계장비 전체가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전자부품의 불량률은 그것을 제조한 회사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함은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윤한종은 자신이 개발하고 판매하는 이 검사장치를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원래의 대상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된 전자부품의 모습이다. 그런데 고배율로 찍은 전자부품의 모습은 생각보다 그렇게 시각적으로 자극적이지 않다. 그래서 윤한종은 자신의 '작업'에 인간적인 개입을 한다. 즉 산업적으로 생겨난 이미지는 우리가 기대하는 스펙터클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뭔가 관심의 흔적을 넣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작업 혹은 작품에 윤한종은 '보이지 않는 존재들 Invisible Beings'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물건들은 육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에 이 제목은 매우 적절하다. 그것은 네덜란드에서 1590년에 현미경이, 1608년 망원경이 발명된 이래로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색해온 인간의 노력을 압축하고 있는 제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윤한종의 작업에서 양자가 어떤 식으로 섞여 있었던 것일까? 대부분의 기계들이 그렇지만, 잘 관찰해 보면 예술작품 만큼, 혹은 그 이상 아름답다. 예술작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창의성과 감성, 제작의 치밀함이 기계에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전자부품을 아주 빠른 속도로 이동시키면서 올바른 자세로 놓여 있게 해주는 피더와 가이드의 메커니즘은 정교할 뿐 아니라 아름답다. 그 메커니즘을 이루는 금속 부품은 스케일은 아주 작을지언정 그 표면의 질감이나 광택은 헨리 무어의 조각품 못지않은 깊은 맛을 풍긴다. 그것은 인간이 아주 오랜 옛날부터 도달하고자 했던 무엇이든 보아내는 눈의 첨단적인 형태이다.

 

한 알의 모래알 속에 우주가 들어 있고 그 우주를 들여다보면 또 모래알들로 돼 있고, 그 모래알을 들여다보면 또 우주가 나오듯이, 전자부품과 검사기는 어느 것이 어느 것의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서로 중첩돼 있는 세계다. 윤한종의 작품제목인 '보이지 않는 세계'라는 말은 그런 중첩된 세계의 모습이 육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뜻 아닐까? ● 이제 무엇이 과학기술이고 무엇이 예술인지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 보인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한 이 시대에 기계가 예술마저 대체한 것이 통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 이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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