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디자인 | 프로젝트 스페이스는 2020년 11월 5일(목)부터 11월 28일(토)까지 임선구(b. 1990, 인천) 개인전 《이상하고 평화로운 날들이었다》를 연다. 임선구는 주로 연필로 그린 드로잉 연작을 선보여왔다. 흑연의 강약을 탁월하게 조율하여 심도 깊은 화면을 만들어낸다. 신화와 종교, 원시 신앙을 연상시키는 형상이 어우러져 낯설고 신비로운 장면이 된다. 임선구는 스스로의 잠재의식에 관심을 둔다. 유년의 기억, 수집한 이야기들을 소재 삼아 종이 위 세상을 구축해간다. 이번 전시는 그가 최근 제작한 영상 작품 6점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신작에서 재료와 형식의 변화가 돋보인다. 영상 작업을 새롭게 시도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드로잉 속 요소들은 고정된 화면에 머물지 않고, 여러 장면을 넘나들며 관점을 확장한다. 개인의 의식이 더욱 큰 세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일부라는 생각에서 착안한 연작이다. 작업의 세계관을 넓히고자 한 면모다. 흑백의 화면에 색채를 도입한 것도 최초다. 흑연과 물감, 오일 파스텔 등의 재료가 서로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효과를 살피고자 했다. 다양한 물성을 탐구하는 회화적 실험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