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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뱅크시 작품 1000원어치 살게요…'억'소리 나는 아트테크, 쪼개서 한다

2021.12.15

[머니투데이] 유승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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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술시장 흥행 이끄는 조각투자 바람…낮은 부담에 MZ세대 '아트테크' 발 들여

미술투자 플랫폼 테사가 지난달 분할 소유 공모를 진행한 뱅크시의 작품 '잭앤질'. 총 480명 1억2500만원 상당의 소유권을 나눠 가지며 이틀 만에 완판됐다. /사진제공=테사

올해 국내 미술시장은 역대급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 5월 열린 '아트부산'이 35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더니 지난 10월13일부터 닷새간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서울)에선 650억원어치의 미술품이 팔렸다. 첫날 VVIP 오픈에서만 350억원이 거래되며 단 하루 만에 2019년(310억원) 매출을 뛰어넘었다. 고강도 거리두기가 한창인 와중에도 9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키아프의 흥행 배경에는 MZ(밀레니얼+제트) 세대가 있다. 올해 처음 방문한 고객 중 20~40대가 많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적극적으로 작품을 사들이며 행사를 달궜다. 부동산과 주식, 비트코인 등의 재테크 투자 단계를 거쳐 이른바 '아트 테크'에 발을 들인 차세대 미술애호가인 셈이다. 연간 5000억원 규모로 정체돼 있던 한국 미술시장은 이들의 활약으로 올해 시장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술품이 다른 재테크보다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며 미술시장 평균연령이 확 낮아졌다. 제대로 된 작품만 고르면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미술품의 경우 양도가액이 6000만원 밑이면 비과세라 세금 측면에서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로 실물자산 투자가 확대되는 환경에서 미술품이 일반인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주식만 개미 있나, 조각투자로 아트마켓도 개미 뜬다

지난 10월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이하 키아프)에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무엇보다 국내외 미술시장 전반에 부는 조각투자 바람이 젊은층의 아트테크를 이끌었단 분석이다. 저작권을 쪼개 여럿이 소유권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뮤직테크' 바람을 일으킨 조각투자가 미술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아트테크에 발을 들인 초보 미술 투자자의 가장 큰 리스크가 수 억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과 부족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유명작가의 작품은 고가라 '큰 손'이 아니면 접근조차 어려운데, '안전자산'이 될 값 싸고 좋은 작품을 찾을 만한 안목은 다소 모자라단 점에서다.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이 미술품 조각투자라는 게 젊은 MZ세대 미술 애호가들의 설명이다. 가치 있는 작품을 실물로 가질 수는 없지만 쪼개진 지분을 갖고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마스터웍스, 메세나스, 아트스퀘어 등의 미술품 소유권 분할거래 플랫폼이 성과를 나타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플랫폼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미술품 경매기업 서울옥션블루가 운영하는 소투와 아트앤가이드, 아트투게더, 테사 등이 대표적이다.

미술투자 플랫폼 테사가 매각한 야요이 쿠사마의 'Pumpkin A.P(1982)'. 구입 8개월 만에 재판매해 16.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사진제공=테사

방식은 제각각이다. 소투와 아트앤가이드는 예술품 구매를 위한 공모를 통한 공동구매로 지분을 나눈다. 테사는 디지털로 분할한 소유권을 거래한다.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해 거래하는 곳도 있다. 거래 방법은 다양하지만 플랫폼이 실물 작품을 수익을 내는 시점에서 판매해 지분만큼 이윤을 분배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소유권을 개인끼리 사고 팔 수 있는 점은 같다.

작품을 사서 집에 걸어놓는다는 기존 통념을 깨는 생소한 투자지만 조각투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가장 핫한 블루칩 작가로 꼽히는 뱅크시의 작품 '잭앤질'은 480명이 나눠 가졌다. 테사가 롯데멤버스와 함께 지난달 22일 공모를 시작했는데, 1억2500만원 상당의 분할 소유권이 단 이틀만에 완판됐다. 투자 가격은 1000원부터 수 백만원까지 다양하다.

수익도 실현하고 있다. 아트앤가이드는 지난달까지 공동 구매한 작품 중 65점을 되팔아 35% 가량의 수익률을 냈다. 테사도 지난달에만 줄리안 오피의 'Faime, Shaida, Danielle, Ian'을 2억7700만원에 팔아 1년 만에 31.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야요이 쿠사마의 'Pumpkin A.P'도 8개월 만에 재판매해 16.09%의 수익률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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