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필립 퍼키스, 20년 숨긴 사진들 한국에서 공개···‘멕시코’

2019.01.30

[뉴시스] 조수정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필립 퍼키스

“사진은 동결된 순간이며 기억이다. 하지만 사진은 늘 현재의 순간을 담고 있다.”

‘사진가들의 사진가’로 불리는 필립 퍼키스(84)의 말이다.

필립 퍼키스의 멕시코 사진들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서울 청운동 갤러리 류가헌에서 개막한 필립 퍼키스 특별전 ‘멕시코’다. 퍼키스가 20여년 전 찍었고, 공개된 적 없는 사진들이다.

ⓒ필립 퍼키스

'멕시코’는 1992년 구겐하임의 기금을 받은 퍼키스가 3년에 걸쳐 수개월씩 멕시코에 머물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을 촬영할 당시 스스로 세 가지 규칙을 정했다. 첫째 멕시코의 지독한 가난을 찍지 않을 것, 둘째 여행자로서 비판적 시선을 담지 않을 것, 셋째 원주민들을 이국적인 모습으로 찍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세운 원칙 위에서, 그리고 늘 해왔던 것처럼 ‘본능’과 ‘무의식’이 이끄는 대로 셔터를 눌렀다. 그렇게 찍은 수많은 사진 중 몇 장이 첫 사진집 ‘인간의 슬픔’에 실렸지만, 대부분 사진들은 현상만 해놓은 필름 상태로 20여년간 고스란히 보관됐다.

2015년 여든 살이 된 퍼키스는 평생 찍은 필름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20여년이 흘러 한 쪽 눈의 실명과 두 번의 심장 수술, 한 번의 신장이식수술을 받고 회생한 사진가가 과거의 사진들을 다시 들여다 본 것이다. 그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진 속 장면들을 바라보는 현재의 자신에게서 유발되는 감정들에 주목하면서 사진을 선택했다. 그리고는 2년 간 매일 2장씩, 오랫동안 해왔던 방식 그대로 뉴욕 뉴저지의 숲 속에 가라앉은 듯 고요히 자리한 암실에서 한 장 한 장 직접 인화를 했다. 그렇게 선택해 손수 인화한 멕시코 사진 51점이 처음으로 서울 류가헌에서 관람객들을 만났다.

ⓒ필립 퍼키스

“나는 내가 알거나 모르는 곳에서 계속 사진을 찍고 인화를 한다. 그러면 결과물은 한 장소가 다른 장소와 관계를 맺고, 나는 바깥의 존재와 내 안의 존재가 연결되는 것을 느낀다.” (퍼키스 ‘사진 강의 노트’ 중)

ⓒ필립 퍼키스

장소나 주제, 혹은 의미에 한정된 물리적인 연결보다는 대상과의 정신적인 쌍방통행을 강조해온 그의 사진 신념은 ‘멕시코’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퍼키스의 제자이자 그의 사진세계를 한국에 소개하는 일에 앞장 서 온 안목출판사 박태희 대표는 “사진과 삶에 대한 의문과 복잡성이 설명할 수 없는 감정으로 표출된 이 멕시코 작업은 과거와 현재를 포괄하며 시간과 공간의 쌍방통행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필립 퍼키스

안목출판사는 동명의 한정본 사진집을 출간한다. 전시 마지막 날인 2월24일 오후 4시 출판기념회를 겸한 행사가 류가헌에서 열린다. 이 책은 출간 전 이미 2019 일본 도쿄도서박람회에 출품작으로 선정됐으며, 3월에 일본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퍼키스는 공군 기관총 사수로 복무하며 사진가가 됐다. 전역 후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마이너 화이트, 도로시어 랭, 안셀 애덤스, 존 콜리어 주니어에게 사진을 배웠다.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사진과 교수로 40년 간 재직했고 사진학과 학장을 역임했다. 뉴욕 대학교, 시각 예술 학교(School of Visual Art), 쿠퍼 유니온에서 사진을 강의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필립 퍼키스

50년 사진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진강의노트(2002)를 저술했고 사진집으로 워릭 마운틴 시리즈(1978), 인간의 슬픔(2008), 한 장의 사진, 스무 날, 스무 편의 편지들(2014) 등을 펴냈다.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구겐하임 재단, NEA, CAPS의 지원금을 받았고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뉴욕 현대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뮤지엄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10년 3월 조지아 뮤지엄에서 특별전이 열렸다.

ⓒ필립 퍼키스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