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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가상과 현실 사이, '촉각'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2019.05.13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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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민 개인전, 서울 경리단길 P21서 6월30일까지 전시

정희민 작가가 자신의 작품 '바다가 된 개의 초상' 앞에 선 모습.© 뉴스1 이기림 기자

주로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가상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실제와 가상세계가 이질적으로 혼재된 화면을 그려온 정희민 작가(32).

정 작가는 이번 개인전 'The Angel Whispers'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조금 더 특별하다. '촉각'에 집중한 회화와 영상 신작을 선보인 것이다.

실제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들은 캔버스 위 아크릴과 오일을 이용한 평면적인 이미지, 그리고 그 위에 미디엄이란 물성을 쌓아올려 입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10일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갤러리 P21에서 만난 정 작가는 "특이한, 가짜 같은 물성을 이용해 실제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가짜인 질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를 위해 사용한 건 미디엄이다. 미디엄은 원래 안료의 양을 불리거나 접착시키는 용으로 사용한다. 주재료라기 보다는 주재료인 실재를 온전하게, 돋보이게 하는 보조 재료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안료가 빠진 상태의 투명한 미디엄을 입체적인 질감을 표현하는데 사용한다.

정 작가는 "'육체가 없는 상태'를 투명한 물질로 표현했다"며 "이는 이미지에 그려진 라인 사이로 흘러나오도록 연출돼 가상의 이미지가 실제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평면적이고 가상적인 이미지들은 입체적이고 실제하는 이미지들과 충돌한다. 작가는 평소에도 "모순적인 표현들에 관심이 많아 이상한 감각들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그렇게 현실과 가상 사이에 서있는 작가는 이미지들끼리 충돌하는 모습을 촉각이란 감각을 통해 선보인다. 그 이질감은 보는 사람에게 '내가 서있는 곳이 가상인지 실재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 입체적인 질감의 작품들을 보다가 다소 투박해 보일 수 있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의 전시공간을 보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정희민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과정을 졸업했다. 금호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등에 선정된 바 있다. 전시는 6월30일까지.

정희민 '창에 맺힌 것 1, 2'(What Window is Bearing 1, 2, 2019, 163cmX130cm(each)).© 뉴스1 이기림 기자

정희민 '그대로'(In Its Integrity, 2019, 27.3cmX34.9cm).© 뉴스1 이기림 기자

정희민 '아침의 분노'(Early A.M. Attitude, 2019, 80cmX100cm).© 뉴스1 이기림 기자

lgi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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