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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의 능선이 겹쳐진 이 작품 안에는 알고 보면 핑크 플로이드, 닐 영, 데이빗 보위 등 옛날 팝송이 흐른다. 배영환 작가의 신작 'Mindscapes'은 뇌파 데이터로 만들어졌다. 작가가 청년시절 청계천 노점상에서 불법 복제품으로 처음 접한 노래들을 자신이 기타로 직접 연주하며 수집한 뇌파 데이터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뇌파 데이터는 3차원의 부조로 변환되어 ‘심상’ 즉, 마음 속의 형상이라는 산수화로 탈바꿈됐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20
국제갤러리는 '땡땡이 화가' 김용익 개인전 '아련하고 희미한 유토피아'전을 15일 개막했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부산점과 서울 한옥 공간에서 동시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최근 천착하는 ‘물감 소진 프로젝트’를 첫 공개하는 자리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의 근작 60여 점(부산점 19점, 서울 한옥 40여 점)을 소개한 다. 김용익은 2018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물감 소진 프로젝트(Exhausting Project)’라는 제목의 새 연작을 시작했다. 작가에게 남아있는 물감, 색연필 등 회구(繪具)들을 그의 여생에 걸쳐 모두 소진(消盡)하는 프로젝트다. 남아있는 회구를 색깔별로 골고루 쓰기 위해 화폭을 잘게 나누어 작업한 결과, 작품은 기하학적 도형의 모양을 띈다. 이는 그동안 김 화백이 예술가로서 평생 추구해온 ‘저엔트로피(low entropy)적인’ 삶의 방식과 맞닿아 있다. 미술재료들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자 아껴 쓰기 때문에 작품은 다소 거친 질감으로 나타난다. 회화 표면을 이루는 물감의 두께가 얇아 흐릿하거나 균일해 보이고, 때로는 붓터치가 그대로 드러나 가볍게 보이기도 한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15
“내 작업은 그래피티에서 출발했고 나는 거리에서 배웠습니다." 프랑스-베트남 출신의 그래피티 작가 시릴 콩고(54)가 한국에서 처음 개인전을 연다. 서울 성북구 뮤지엄웨이브 초대로 펼친 전시는 '그래피티의 연금술사'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프랑스 바뇰레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그라피티 축제 ‘코스모폴리트(Kosmopolite)’의 창립자다. 거리미술가로 파리, 중국 홍콩, 멕시코 과달루페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다 유명세를 탄 건 2011년 홍콩에서다.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다 에르메스 관계자의 눈에 띄면서 인생 역전했다.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를 만든 이후 리처드 밀, 샤넬 등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과도 협업했고, 에어버스, 마세라티 등과도 특별한 작업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14
"작업하는 게 즐거워요. 즐겁게 봐주세요." 13일 스페이스K에서 만난 미국 화가 에디 마티네즈(47)는 화려하고 발랄한 그림과는 달리 묵직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작업 세계에 관한 질문에 뜸을 들이며 느릿하게 말했지만 '한 방'이 있었다. 자신은 맥시멀리스트로서 빠르고 속도감 있게 작업하는 스타일로 드로잉을 선택했을 뿐이고,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실제로 작가는 항상 펜과 종이를 들고 다니며 드로잉을 한다. 이날도 작은 종이에 낙서처럼 그려낸 그림을 보여주기도 했다. 에디 마티네즈의 작품은 속도감 넘치는 선과 대담한 색상이 돋보인다. 화면 안에는 작가가 일상에서 영감 받은 나비, 꽃병, 테니스공, 블록헤드(Blockhead) 등 다양한 모티프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 같은 작업 방식에 대해 그는 ‘같은 그림이지만 다르게 그리기 위한 연구’라고 부른다. "이미지를 다르게 이해하기 위해 대상에 대한 선입견을 벗겨내는 시도"라고 했다. 미술 정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 세계에 들어온 그는 모든 일상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했다. 작업할 때 발생하는 쓰레기, 물티슈, 껌, 캔버스 천 조각 같은 일상 속 물건들을 화면에 콜라주 하며 독특한 질감의 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드로잉은 회화와 조각, 그리고 제가 하는 모든 작업의 원동력입니다. 30년, 35년, 어쩌면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 삶에서 항상 변함없는 것이었고, 드로잉 하는 것은 일종의 도피처로서 주변 환경 속에서 나와 연결되는 방법이었습니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13
세계적인 미니어처 아티스트 ‘타나카 타츠야’의 전시가 2일 서울 여의도 MPX 갤러리서 개막했다. ‘미니어처 라이프 · 미타테 마인드(MINIATURE LIFE · MITATE MIND)’를 타이틀로 세계 최초로 서울에서 진행하는 이 전시는 7가지 테마로 52점의 오리지널 미니어처를 포함해 약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일본 고유의 미학적 개념인 ‘미타테 마인드’를 깊이 있게 소개한다. 미타테 마인드는 일본어로 ‘보다(見る)’와 ‘세우다, 짓다(立てる)’의 합성어로 익숙한 사물을 새롭게 다시 보는 마음을 의미한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06
'새의 조각가'로 알려진 이영학(76)은 노동자의 땀과 인고의 시간이 베어 있는 무쇠로 만들어진 도구와 연장에서 아름답게 비상하는 새를 탄생시켰다. 기물이 작가를 만나 생명력을 얻고 해방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농기구와 가재도구를 활용한 조각을 꾸준히 만들어낸 작가는 2000년대 초까지는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하여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현된 새를 선보였지만 그 이후로는 재료 자체의 본질과 형태에만 집중해 절제된 미가 돋보이는 변화를 추구했다. 조각가 이영학의 조형 세계를 돌아보는 회고전이 서울옥션에서 열린다. 서울옥션은 이영학의 대표 시리즈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고요의 정원'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 지하 4층에서 여는 전시는 이영학의 10년 만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1980년대 초기작부터 근작에 이르는 다양한 조각 작품과 아카이브까지 총 200여 점을 소개한다. '물확', '새' 등의 시리즈 작품을 통해 최소한의 조형언어로 가장 한국적인 조각을 만들어 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소녀상, 화강석상, 두상 등 이영학의 다양한 '인물상'도 선보인다. 특히 투박하게 거친 손맛이 강렬한 김수환 추기경, 소설가 박완서, 화가 장욱진, 중광스님 등 정재계 유명 인사들의 두상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노란 고양이 '무슈샤(M. Chat)'로 유명한 세계적인 길거리 아티스트 토마 뷔유(Thoma Vuille)가 울산을 찾았다. 5일 울산과학대학교에 따르면 전날 서부캠퍼스를 방문해 청운국제관 2층 난간 벽면에 가로 7.2M, 세로 1.3M에 달하는 대형 무슈샤 작품을 그렸다. 토마 뷔유는 오늘 6월 울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하는 ‘반구대와 어반아트’(가제)라는 전시행사의 사전 작업차 울산을 방문했다가 박철민 울산시 국제관계대사의 소개로 울산과학대를 방문하게 됐다. 토마 뷔유는 울산과학대학교 서부캠퍼스 청운국제관 1층 로비에 들어서면서 작품의 영감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1층 로비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서 현대그룹을 일구고 울산과학대를 세운 정주영 설립자의 어록인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문구를 보고, 관련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의 에펠탑에서부터 시작된 성공의 바람이 서울 남산 타워를 거쳐 울산에 이르러 울산과학대의 새로운 바람으로 탄생한다. 성공의 바람은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학생들을 더 높고 넓은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뉴시스] 구미현 | 2024.03.06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한 작업은 강렬했던 행복과 슬픔, 순수한 기쁨으로 당찬 생명력을 전한다. ‘붓질’이라는 근원적 행위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온 신민주의 작품은 에너지가 응축된 추상 화면을 만들어낸다. 붓질로 그려내고 스퀴지(squeegee)로 힘있게 밀어낸 작품이다. 2021년 PKM 갤러리에서 개인전 이후 3년 만에 신민주 개인전이 PKM+ 갤러리에서 열린다. 6일부터 펼치는 전시에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비로운 이야기와 접목된 생동감 있는 회화 신작 19점이 소개된다. '아리아드네의 실'은 그리스·로마 신화의 한 에피소드에서 제목을 빌려온 것으로, 테세우스가 붉은 실타래를 따라 어두운 미궁을 찬찬히 헤쳐 나왔듯, 붓과 스퀴지, 물감과 캔버스를 실타래 삼아 생과 작업을 지속해 온 신민주의 삶을 반추한다.
'국내 최고 '수묵 담채화 대가' 오용길 화백이 갑진년 새 봄을 먼저 몰고 왔다. '화랑계의 봄 전령사'로 매년 봄 이면 흐드러진 연분홍 벚꽃과 노오란 개나리, 유채밭 꽃대궐 만발한 그림을 선보여왔다. "제 그림 같지 않은 그림이죠?" 4일 서울 강남구 청작화랑에서 만난 오 화백은 새롭게 해바라기를 화폭에 피워낸 그림 앞에서 활짝 웃으며 말했다. 재물이 들어오는 그림으로 익숙한 해바라기 그림은 오 화백 답지 않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능란한 리듬감의 필력이 압권이다. 특히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초근경에 구륵법(형태의 윤곽을 선으로 먼저 그리고, 그 안을 색으로 칠하여 나타내는 화법)으로 그린 해바라기 무리는 오 화백 특유의 대담하고 유려한 필치가 돋보인다. 오 화백은 "밀양 금시당에 본 푸른 하늘과 해바라기를 서양화식으로 그렸다"면서 '계절의 향기' 시리즈로 새로 시도해 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04
이런 밤 풍경이 무슨 대단한 작품이냐고 갸우뚱할 수도 있다. 대형 전시장인 롯데뮤지엄에서 새해 첫 기획전으로 선보인 전시는 이전과는 달리 튀지 않는다. 특히 그동안 해외 유명 아티스트 전시만 해오다 '윤협'이라는, 국내에는 낯선 이름의 작가의 전시여서 더 눈길을 끈다. 24일부터 펼치는 윤협 작가의 개인전 '녹턴시티(Nocturne City)'는 작가의 초기작부터 신작, 회화, 조각, 영상, 드로잉 등 총 230여점의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한다. 롯데뮤지엄은 거대한 유기체와 같은 도시의 에너지를 표현한 회화 시리즈로 ‘선’과 ‘점’으로 연주하는 선율의 미학이라고 소개했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