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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구름 화가' 강운의 변신 "철조망 연작은 영혼 달래는 제(祭)"

2019.10.30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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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3에서 11월1~30일까지 신작 30점 전시

【서울=뉴시스】강운,철책 단상(A Thought on Wire Fences), 162x130.3cm, Oil on canvas, 2019

'구름 화가'로 유명한 강운 작가가 광주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바람소리 그리고 흔적' 개인전을 연다.2016년 사비나미술관 전시 이후로 파격적으로 달라진 신작 30여 점을 전시한다.

서울 종로 효자동 아트스페이스3에서 오는 11월 1일부터 한달간 열린다.

작가 자신의 이름, 구름 (雲)처럼 구름의 이미지를 주요 소재로 다뤄왔다. 반면 이번 전시에는 서정적인 구름 작품과는 달리 깊게 자리했던 작가의 내면세계를 끄집어냈다.

’바람소리’, ‘철조망’, ‘상처’, ‘흔적’과 같은 '철조망 연작'이 새롭게 나왔다. GOP에서 복무했던 시절, 매서운 추위에 철책 근무를 섰던 밤에 무서운 동시에 위로가 되던 철조망을 뚫고가던 거친 바람소리가 단초가 되었다.

“10여 년간의 작업이 힘들었던 고통의 시간을 잊고 싶어서 그린 것이었다면, 철조망 연작은 덮어 두려던 상처의 감정들을 꺼내 들어 들여다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말처럼 내면에 침잠된 감정이 폭풍처럼 휘몰아쳐 캔버스에 흔적을 남기기도 하고 몰입된 상태의 감정이 숨김없이 화면에 드러나기도 한다. 또한 예리했던 철조망이 끝이 무뎌져 부드러운 선이 되기도 하고, 긋고 지우기를 반복한 화면은 마치 날카로움에 난 상처가 아물며 생긴 흔적처럼 보이기도 한다.

‘철조망’ 연작에서 드러난 선이 감정적이고 추상적이라면 또 다른 작품 '몸의 시간'연작은 한층 차분하고 구상적인 선을보여준다. 이 작업은 작가가 아끼는 주변의 인물들의 손금을 그린 작업이다.

철조망을 표현했던 자유롭던 선들과 다르게 일정한 간격과 흐름을 보여주는 선들이 캔버스 전체를 채우고 있다. 구름으로 화면 전체를 채웠던 그의 기존 작품처럼 가득 채워진 작가의 감정을 관람객도 온몸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한 강운만의 조형방식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결국 철조망 사이로 이는 바람소리는 시간 밖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기를 갈망하며 어쩌면 씻김굿을 기다리고 있는 영혼일지 모른다. 그리고 내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이 영혼을 달래는 제(祭)를 행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덮어 두려던 감정들이 낱낱이 드러나는 불편함을 직시하기로 작정했다. 엄청난 시간과 노동을 들여 작은 상처들을 그리고, 긁어내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여과되지 않은 감정을 화면 위에 물질화 시켜 놓았다.

"철조망을 그렸지만 그 안에 비물질적인 바람을 담으려 했다. 그 바람소리가 원혼의 메아리로 되돌아와 개인적인 상흔까지 치유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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