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제14회 광주비엔날레, 꼭 봐야 할 작품은?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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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김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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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이틀 앞둔 5일 이숙경 예술감독은 전시 300여점 작품 중 10여 개 작품을 추천했다.

이 예술감독은 4개 주제를 담은 본전시와 외부 전시장에서 눈 여겨 볼만한 추천작을 꼽았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본전시는 관람객이 첫 입장과 동시에 암흑 속에서 흙과 풀, 물이 함께하는 거대 자연을 느끼도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광주가 시작한 변혁의 물결, 현대 미술로 재해석

"광주의 장소성을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광주의 정신과 예향을 통해 다른 곳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는 불평등한 것들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제2전시관에 들어서면 큰 천장에 걸린 5·18민주화운동과 연계한 목판화를 감상할 수 있다.

팡록 술랍은 5·18민주화운동 사료를 참조해 저항과 연대, 애도의 순간을 '광주 꽃피우다'에 담았다. 판화에 등장한 꽃은 희생자를 치환했다.

알리자 니센바움 작가도 5·18민주화운동 2년 뒤 설립된 놀이패 '신명'과 협업 작품을 선보인다. 5·18희생자와 그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 가족을 잃은 슬픔과 일상 회복을 도우려는 '언젠가 봄날에'라는 마당극에 집중한다.

선조와 원주민들의 삶을 예술로 승화

제3전시관에선 멕시코 식민지 역사와 사라지는 원주민 문화를 표현한 작품도 주목할 만 하다. 노에 마르티네스 '송이3'이다.

원형으로 둘러쌓인 11개 도예 조각은 16세기 유럽인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간 와스테크 선조들의 역사를 환기한다. 이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거래의 대상이 된 몸을 상징한다.

또 타렉아투이는 4년간 광주 지역 현지 악기장, 예술가와 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의 전통 타악기를 재해석한 악기와 음향기기를 융합해 악기를 구성하는 순환과 변화에 집중한다.

식민지 역사와 디아스포라의 전개 방식 주목

인천 출신 오석근 작가는 일본식 가옥인 '적산가옥'의 변화상을 통해 식민지, 근대화가 만든 층위를 탐구한다.

특히 광주 지역 주택 대문·담벼락 등에 새겨진 식민 역사의 흔적 등을 사진으로 담아 다른 도시와의 연결점을 찾는다.

산티아고 야오아르카니의 위토토세계관은 콜롬비아 남부와 페루에 사는 위토토 민족의 강제 이주, 집단 학살의 트라우마를 나타낸다. 무화과 나무 내피로 만든 여러 장의 양피지에 채색한 구성 방식도 눈 여겨 볼 포인트다.

자연의 도상과 시각장애인 협업 작품도 눈길

자연과 시간의 도상을 나타내는 작품도 이 예술감독이 뽑은 전시작이다.

한국화를 기반으로 한 김민정 작가는 '마운틴'을 통해 축적된 시간의 변화를 표현했다. 먹물이나 태운 한지로 만들어진 선, 곡선, 원으로 시간의 흐름을 나타냈다.

시각장애인들이 청각과 촉각, 후각으로 느낀 코끼리를 표현한 조형물을 재해석한 작품도 눈에 띈다. 엄정순의 '코없는 코끼리'다. 코가 없는 코끼리는 전형성에 가려진 존재를 통해 결핍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드러냈다.

이 밖에 이 예술감독은 ▲이승애 '서 있는 사람' ▲아벨 로드리게즈 '풍요와 삶의 나무' ▲막가보 헬렌 세비디 '인생은 어렵다' ▲로버트 자오 런휘 '강을 기억하고자 함' ▲타우스 마카체바 '독수리 평원' ▲아서 자파 'LOML' ▲파라 알 카시미 '염소 농장 마즐리스' 작품을 추천작으로 꼽았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를 주제로 79명의 작가가 참여해 300여 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4월 7일부터 오는 7월 9일까지 94일간 펼쳐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