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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중국 부호, '미술품'에 아낌 없이 쓴다

2015.07.01

[더벨] 백소명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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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영화업계 왕중진과 완다그룹 왕젠린 등 중국 수집가 부상

지난 5월 13일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동시대미술품 경매의 전광판은 외환거래소를 방불케 했다. 달러와 유로, 파운드 외에도 스위스프랑과 엔화, 홍콩달러, 러시아 루블 등 7개 통화가 작품 가격을 표시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전세계 40개국 이상에서 온 수집가들이 입찰에 참여했다.

역사적으로 미술품시장은 신흥 부호의 탄생을 알려 왔다. 1960년대는 스타브로스 니아코스(Stavros Niarchos)와 같은 그리스 선박왕들이 최고가 현대미술품시장을 지배했다면 1980년대에는 일본 은행가들이 인상파화가의 작품 가격을 결정했고 미국 부동산 재벌들이 동시대미술품 가격을 끌어올렸다.

세계 미술품시장은 또 한번의 지각 변동을 경험하고 있다. 이제 유럽과 미국에서 온 소수의 수집가들이 미술품의 기호와 가격을 결정하는 시대는 끝났다. 오늘날 미술품 시장은 지역적으로 훨씬 더 다양한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중국 부호들이다. 파블로 피카소의 페인팅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 7940만 달러에 팔리며 글로벌 미술품시장의 역사를 새롭게 쓴 것만큼 앞선 5일 소더비 경매에서는 중국 파워가 주목 받았다.

중국 영화계 거물 화이브라더스의 왕중진(Wang Zhongjun) 회장은 피카소의 1948년 작품 '소파에 앉은 여인(Femme au Chignon dans un Fauteuil)'을 2990만 달러에 사들였다. 중국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은 모네의 1913년 작품 '수련(Bassin aux Nympheas, les Rosiers)'을 구입하는 데 2040만 달러를 썼다. 왕젠린 회장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 갑부로 이미 유럽 미술품 십여 점과 1000점 이상의 중국 미술품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더비는 또 다른 중국의 본토 수입가가 반고흐의 작품 '알리스캄프의 가로수길(The Allee of Alyscamps)'을 6620만 달러에 사간 것으로 확인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소더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비(非)중국 미술품 경매에 본토 중국인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두 배 증가했다. 약 650명의 중국인 수집가가 같은 기간 비중국 예술품을 사들이는데 소더비에 지불한 돈은 총 4억 1000만 달러 이상이다.

이번 소더비 경매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온 아시아 수집가들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소더비의 데이비드 노만 전문가는 "아시아 수집가들이 5일 소더비에서 경매된 총 3억 6800만 달러 규모 인상파 및 현대미술품 중 3분의 1을 사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다양한 국적의 수집가들이 미술품 경매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미술품시장의 권력이 어느 한군데 치우치지 않고 평평함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뉴욕과 말레이시아, 멕시코, 중동 등 다른 지역에서 온 수집가들도 미술품에 투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수집가들은 대부분 저금리 환경에서 미술품을 대체투자처로 생각하는 경우다. 수집가들이 장기간 보유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매했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수집가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미술품을 거래하는 것에 더 익숙하다.

최근 발표된 '스케이트 아트마켓리서치(Skate's Art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이번 소더비 경매에서 중국 투자자에게 6630만 달러에 매각된 반고흐 작품은 투자로서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매각자는 '알리스캄프의 가로수길'을 약 10년 전에 1170만 달러에 사들였는데 이를 되팔면서 연율 14.89%의 투자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WSJ은 또 미술품시장이 어느 때보다 어린 신진 예술가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수입가들의 구매 패턴이 영원히 소장할 목적으로 예술품을 구입하는 미술관보다는 패션업계와 더 닮아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예술계 스타가 다음해에는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고 동시대미술품 투자자들은 대규모 베팅이 큰 손실로 이어지더라도 그다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다음 번 피카소를 찾으려는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젊은 수집자들의 열정이 당분간 동시대미술품 시장에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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