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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에너지 넘쳤던 청춘이 내게 묻다…사석원 개인전 '희망낙서'

2018.05.15

[머니투데이] 배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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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석원 작가가 개인전 '희망낙서: 청춘에게 묻다'에 선보인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배영윤 기자

'고궁보월'이후 3년만의 개인전…고릴라·호랑이 등 다양한 동물 그려 청춘의 고뇌, 인생에 대한 고찰 표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쇠락하고 소멸되고 있다고 느껴요. 정체성도 잃어가는 것 같아 동력이 필요했습니다. 에너지가 충만했던 청춘, 그 시절로 돌아가 그때 나의 청춘에게 물어본 것들에 대한 대답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당나귀 작가'로 잘 알려진 화가 사석원(58)이 3년 만에 여는 개인전 '희망낙서: 청춘에게 묻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동안 고궁, 산속, 아프리카 등 공간을 주제로 그렸던 것과 달리 이번엔 자신의 마음 속을 그림으로 펼쳤다.

14일 오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전시회 기자간담회에서 사 작가는 "영원히 소년 같을 줄만 알았던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신 지 5년 정도 됐다"며 "아버지를 보며 '현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나의 현재는 어디까지 계속될까'하는 기본적인 의문이 들었고 마음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자 생각에 청춘을 떠올렸다"고 전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2015년 '고궁보월' 이후 3년 만의 개인전이다. '출범', '희망낙서', '신세계' 등 총 3부로 구성했다. 청춘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고찰과 앞으로의 희망을 담은 신작 40여점이 전시실을 채웠다. 이전부터 작업의 주요 소재로 삼아왔던 호랑이, 부엉이, 소, 닭, 당나귀, 등 다양한 동물들을 청춘 시절의 에너지와 열망의 표상으로 재해석했다. 각 주제별로 소재와 기법을 달리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사석원 개인전 '희망낙서' 전시 전경./사진제공=가나아트센터

'출범'은 거친 파도 속을 헤쳐 나가는 고릴라의 역동적인 모습을 통해 고된 삶을 이끌어가는 가장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사 작가는 사람보다 더 순수하고 깊은 고릴라의 눈빛에 반해 과천 동물원을 비롯해 일본, 프랑스 등 각국의 동물원을 다니며 고릴라를 관찰했다. 수컷 고릴라가 나이가 들면 등 부위 털이 은색으로 변한다는 것(실버백 고릴라)에서 착안해 한 가정의 가장 느낌을 살리고자 실버백 고릴라로 그렸다.

전시 제목이자 두 번째 연작인 '희망낙서'에서는 두껍게 바른 물감을 다시 지우는 작업을 통해 과거의 청산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아냈다. 두껍게 그리던 기존 방식을 바꿔 얇게 표현한 작품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사 작가는 달라진 기법에 대해 "지운다고 해서 다 지워지진 않고 흔적이 남는다"며 "그것을 발판 삼아 또 다른 시도를 해보자는 뜻에서 좌절을 지우고 그 위에 희망을 덧칠한다는 의미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색은 한번 그렸다가 지우면 채도와 명도가 올라가고 질감도 달라져 더 밝은 느낌을 주는데 그런 효과도 누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신세계'는 원색적인 여성의 누드와 강렬한 필선의 그림들로 채웠다. 청춘시절의 열망과 원초적인 힘을 그림에 담고자 했다. 일생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맞닥뜨리는 시기에 느낀 이성에 대한 욕구와 욕망, 지배 본능 등의 표현을 위해 여성의 누드와 함께 호랑이, 당나귀, 수탉, 소 등을 그려 생명력이 가장 왕성했던 청춘을 묘사했다.



'꽃과 당나귀2' 2017 Oil on canvas_130.3x162.2cm/사진제공=가나아트센터



'태양과 호랑이와 여인' 2018 Oil on canvas_130.3x193.9cm/사진제공=가나아트센터

사 작가는 이번 신작을 준비하며 이전과는 다른 기법을 시도했지만 오랫동안 추구해온 '호방함'만은 놓지 않았다. 유화 물감을 사용하지만 호방한 붓질과 색감을 위해 선을 그릴 땐 유화 붓이 아닌 동양화 붓을 사용한다. 이유는 서양화 붓은 평면적으로 표현되는 반면, 둥근 형태의 동양화 붓으로 선을 그리면 선 자체에 입체감이 살아나서다.

이번 작품들 중 가장 마지막에 그렸다는 '눈보라'는 뿔이 없는 어린 사슴들이 눈보라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그림 속 사슴은 눈보라를 헤쳐 나가는 청춘들의 상징이다. 전체 작품들을 마무리하면서 작은 동양화 붓으로 세밀하게 아주 오랜 시간 공들여 그렸다.

앞으로 풍경, 인물 그림도 그리겠지만 동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화가로 기억됐으면 한다는 사 작가. 그는 "실제 청춘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번 작품들을 봤을 때 '꼰대 같다'는 생각만 안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사석원 작가의 개인전 '희망낙서: 청춘에게 묻다'는 오는 18일부터 6월10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방배동 작업실에서 작업 중인 사석원 작가. /사진제공=가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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