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대통령은 점따라 움직였다…김성룡 '오답노트:특이한 점'

2017.03.21

[뉴시스] 박현주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서울=뉴시스】김성룡_ 청와대 본관.2016_150x225_Archival Pigment Print_2016

21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노란색 테이프가 삼각형으로 둘러쳐진 포토라인에 섰다. 그러자 수많은 카메라들이 총알처럼 터졌다. 노란색 삼각형은 일종의 '지시'다. 사진기자들이 합의한 아주 중요한 지점이다.

중앙일보 사진기자 김성룡(43)이 늘 그 부분에 주목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를 하면서 대한민국 최고 의전(protocol)인 대통령 의전의 단면들을 따로 저장했다.

대통령이 서는 곳과 앉는 의자의 바닥에는 늘 이 점들이 부착되고. 대통령은 이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이 점을 따라 움직였다.

김성룡은 이를 ‘특이한 점(Unusual Point)’으로 이름붙이고 시리즈 사진을 만들어냈다. 가로x세로 5cm의 형광 반사판에 파란 점, 혹은 그 파란 점 안에 노란 점을 붙여 시안성을 극대화한 것들이다. ‘특이한 점’은 사진에 찍힌 물성을 가진 점(點)을 뜻하기도 하지만 ‘특이점(特異點, singularity, 다른 것과 구별되는 특별한 성질)’이란 의미로도 작동한다.

【서울=뉴시스】김성룡_ 에티오피아.2016_150x225_Archival Pigment Print_2016

이 '특이한 점'은 사진기자를, 사진작가로 등극하게 했다.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이 선정하는 2016 제 7회 일우사진상 수상작가로 뽑혀 개인전을 열고 있다.

대한항공 서소문 빌딩 1층 로비에 위치한 일우스페이스(一宇SPACE)에서 '오답노트: 특이한 점(The Wrong Answer Note: Unusual Point)'을 타이틀로 20여점을 전시했다.

1999년 사진기자 생활을 시작한 김성룡이 "‘사진기자로서의 나’와 ‘사진가로서의 나’ 사이에 존재하는 간격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다.

사진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작가는 사진기자 일을 시작하면서 매일 긴박하게 돌아가는 촬영, 마감, 출고 그리고 게재 또는 미게재의 과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정형화된 답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반문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만의 정서와 사고로 만들어진 사진들을 착실하게 모아왔다.

【서울=뉴시스】김성룡_한국과기원.2016_150x225_Archival Pigment Print_2016

전시장에는 '특이한 점'시리즈와 함께 바로 신문에 실리지 못한 사진들을 차곡차곡 모은 '오답노트'가 걸렸다. 연작 제목인 ‘오답노트(Wrong Answer Notebook)’는 신문사에서 원하는 정형화된 ‘정답’이 아닌, 신문에 게재되지 못함으로써 ‘오답’으로 규정된 사진들을 모아 놓은 것으로 ‘사진 일기장’인 셈이다.

일우사진상 국제심사위원단으로 참여한 독일의 독일 출판사 ‘핫제칸츠(Hatje Cantz)’의 국제 프로그램 디렉터 나딘 바쓰(Nadine Barth)는 김성룡의 작품에 대해 “저널리스트의 진술로서 확장성이 커서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에 게재되지 않은 사진’들을 통해 전통적 가치와 현실의 표면이 숨기고 있는 패러독스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작업이라는 평이다.

한편, '일우사진상'은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지닌 유망한 사진가들을 발굴해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세계적인 작가로 육성하고자 2009년에 처음 제정됐다. ‘일우’는 한진 그룹 조양호 회장의 호다. 심사는 현대미술 분야의 유력인사들이 참여한 국제심사위원단이 24인의 1차 심사 통과자들을 일대일로 개별 포트폴리오 리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8회 일우사진상의 공모는 지난 1월에 진행됐다. 전시는 4월 19일까지.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