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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현모양처' 아닌 '여장부·워킹맘'으로 주목받는 신사임당

2017.01.28

[머니투데이] 박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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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은 24일부터 6월 11일까지 열리는 '사임당, 그녀의 화원' 전에서 신사임당의 초충도 14점을 공개한다. /사진제공=서울미술관

신사임당은 7세부터 화가 안견의 화풍을 본받아 산수, 포도, 풀벌레 등 여러 그림을 익혔다. 어렸을 때부터 유교 경전에 통하고 글씨와 문장에도 능숙했다. 익히 알려진대로 바느질과 자수에도 뛰어난 솜씨를 보였다. 그의 작품은 당시 왕이었던 숙종도 극찬했다. 하지만 신사임당은 '율곡이이의 어머니'이자 '현모양처'로만 기억된다.

당대 예술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은 화가이자 자신의 재능으로 가족의 삶을 꾸린 주체적인 여성이었던 신사임당, 그의 가려진 모습을 재조명하는 전시와 드라마, 소설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모은다.

우선 서울미술관의 개관 5주년 기념 특별전 '사임당, 그녀의 화원' 전이다. 24일부터 6월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사임당의 작품과 함께 그의 작품을 평하는 후세의 여러 글들을 살펴볼 수 있다. 개관 당시 초충도 3점을 공개한 바 있지만 기획전으로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임상 서울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개관 때부터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라며 "14점의 초충도에서 신사임당의 뛰어난 미의식과 섬세함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균을 위해 감물로 물을 들인 까만 화폭 위에는 오죽헌의 뜰에서 피어나던 맨드라미, 가지, 오이, 수박과 그 옆에서 노닐던 나비와 방아깨비, 개구리, 쥐 등 온갖 생명이 살아 숨 쉰다. 여기에 다산, 장수, 출세 등 다양한 상징을 내포하고 있어 당대 실용성도 높이 평가받았다.

이번 서울미술관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신사임당의 '묵란도' 학자였던 우암 송시열이 극찬한 작품이다. /사진제공=서울미술관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묵란도'가 처음 공개돼 눈길을 끈다. 우암 송시열은 '묵란도'를 두고 '송자대전'에서 "혼연히 자연을 이루어 사람의 힘을 빌려 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극찬한 바 있다. 신사임당은 수묵 농담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선으로 선비의 충성심과 절개를 상징하는 난초를 화폭에 담았다. 그가 채색화 뿐 아니라 먹으로 그린 그림에도 뛰어났음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류 실장은 "요즘 '페미니즘'이 화두가 되는데 신사임당이야말로 '현모양처'란 이미지에 가려져 저평가되는 작가인 것 같다"며 "오히려 뛰어난 재능으로 가족을 먹여 살린 '여장부'아니었나 싶다"고 설명했다.

26일부터 방영하는 SBS '사임당, 빛의 일기'. 조선의 '워킹맘'으로서 사임당의 삶을 담았다. /사진제공=SBS

소설가 이순원이 지난 20일 출간한 소설 '정본소설 사임당'

이번 전시는 신사임당을 다룬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와 우연히 맞물려 눈길을 끈다. "조선의 워킹맘으로서 신사임당의 삶을 다뤘다"는 '사임당, 빛의 일기'는 오는 26일부터 방영 예정이다. 서울미술관 측은 "일부러 드라마와 시기를 맞춘 것은 아니다. 당초 드라마는 2년 전부터 방영 예정이었다가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신사임당을 재해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이순원 작가가 '정본소설 사임당'을 출간했다. 막내 아들 이우의 시각으로 신사임당의 삶을 다룬 소설이다. 이씨 역시 '교육의 어머니', '군국의 어머니' 등 정치적으로, 역사적으로 왜곡된 이미지를 걷어냈다. 대신 현명하고 주체적인 여성이자 예술가로서 그의 삶을 실제와 가깝게 복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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