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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성추문' 함영준 세 번째 사과…피해자에 명예훼손 거론 않는다

2016.10.25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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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 큐레이터 사과문 (페이스북 캡처)

"여성 대상화했다…어떤 비난도 달게 받을 것"

"어렵게 고백을 시작하여 공론화를 이루어낸 피해자들이 절대로 그 고백과 관련된 일로 심려를 느끼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자들의 고백으로 이루어진 공론화는 현재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이를 저 개인의 명예훼손 등을 운운해서 더럽히지 않겠습니다."

함영준 일민미술관 책임 큐레이터가 24일 오후 3시경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통해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며 세 번째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부족함이 많은 사과문을 서둘러 게시해 피해자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게 했다"며 "이를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제 자신을 돌아본 뒤 생각을 정리해 사과문을 작성해 공개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통렬한 반성을 통해 고쳐가겠다"며 "전문가와 장기적인 상담 등 스스로를 바꿔나갈 방법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함영준 큐레이터의 사과문 전문이다.

<사과문>

부족함이 많은 사과문을 서둘러 게시하여 피해자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게 해드렸습니다. 이를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제 자신을 돌아본 뒤 생각을 정리하여 재차 작성한 사과문을 아래와 같이 공개합니다.

기존 게시했던 사과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첫번째 사과문 (링크)

해명서 (링크)

1. 이성에 대한 과도한 관심에 대하여

저는 이성에 대한 관심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마치 버릇처럼 온라인 상에서 이성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만남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행동의 빈번함과 과도함은 이미 사생활의 영역이라 말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저의 이성에 대한 습벽을 이 기회를 통해 통렬히 깨달았습니다.

더 나아가, 저는 상대방의 반응을 오직 저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불쾌한 언사와 행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저의 행동은 저의 인식 여부에 관계 없이 제 주변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기형적인 남녀 관계의 인식에 기인한 것으로서, 어리석게도 이번 공론화를 통해서야 비로소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제 눈을 가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남자라는 사실 자체, 연령의 차이, 학생과 큐레이터 간의 관계, 작가와 큐레이터 간의 관계, 기타 모든 사적∙업무적 관계로 인해 상대방이 느낄 부담감과 위압을 외면한 채 제가 함부로 내린 유리한 해석으로 벌어진 불쾌한 언사와 행동으로 고통을 느낀 피해자 모두께 사죄를 드립니다.

또한, 제가 이성에게 행한 행동들을 동료들에게 언급하지 않거나 단순한 호감관계로 포장하여 이러한 저의 습벽이 은폐되도록 했던 교묘한 처신에 대해서도 반성합니다.

2. 신체접촉에 대하여

저는 평소 지인들에게 인사 또는 반가움의 표시로 손을 잡거나, 가벼운 포옹을 하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신체접촉을 거리낌 없이 했습니다. 진지한 고민 없이 그런 신체접촉을 했습니다. 어떠한 다른 의도나 목적이 있었다면 공개장소에서 그렇게 자주 위와 같은 신체접촉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위에서 말한 신체접촉은 절대로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이를 아무 생각 없이 저질렀던 것 자체가 위에서 언급한 저의 비뚤어진 생각에 기인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잘못된 생각 속에서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합리화하며 말과 행동을 버릇처럼 저질렀습니다.

위에서 말한 신체접촉이 불쾌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제보가 이번 공론화를 통해 저에게도 전달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처음에 그런 지적을 듣고 (1) 아무 의도 없었는데 왜 그럴까?, (2) 왜 그때 즉시 불쾌함을 표하지 않았나?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의문 역시 결국 제가 비뚤어진 인식으로, 특히 여성을 대상화하며 살아왔기 때문임을 인정합니다.

이러한 신체접촉은 저의 평소 습벽과 결합되어 피해자들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제가 꾸며낸 ‘일상적 언사와 행동’을 강제로 받아들여야 했고, 그랬기에 더욱 고통에 시달렸을 피해자들에게 어떠한 말도 위로나 치유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 잘못된 인식을 부수고 앞으로 달라지기 위해서 제가 받아야 할 처분과 제가 직접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는 다짐뿐입니다.

3. 최초 고발자에게 드리는 말씀

최초 고발자의 어려운 고백으로 공론화가 이루어진 이후, 많은 피해자들의 고백이 이어졌습니다. 지금 드리는 말씀은 최초 고발자가 언급한 내용에 주로 초점을 두고 있으나, 이는 피해자들 중 최초 고발자에게만 사과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최초 고발자가 언급한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 드림과 동시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같은 취지의 다짐을 하고자 하는 마음일 뿐입니다.

애초에 작업에 대한 관심으로 연락을 시작하였으나, 제가 큐레이터라는 사실이 작가에게 주는 영향을 책임 있게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앞서 설명한 습벽이 피해자의 상처로 연결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또한, 이후 최초 고발자와 종종 연락하며 최초 고발자의 사생활에 관여하는 언행을 한 것 역시 저의 잘못된 인식에 기초한 것입니다. 깊이 사과 드립니다.

4. 향후의 조치

본 문단의 제목을 ‘향후의 조치’라고 언급하였으나, 이는 제가 주체적으로 내리는 조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제가 공식적으로 재직하고 있는 기관 및 제가 개인적으로 참여 중이거나 계획 중인 다수의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해당 기관 및 프로젝트의 다른 참가자들이 이미 내렸거나 향후 내리게 될 모든 처분 및 결정을 존중하고 그에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상처와 고통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고백을 시작하여 공론화를 이루어낸 피해자들이 절대로 그 고백과 관련된 일로 심려를 느끼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자들의 고백으로 이루어진 공론화는 현재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이를 저 개인의 명예훼손 등을 운운해서 더럽히지 않겠습니다.

다만, 모 계정에 올라온 트윗에 언급된 만취 중의 성추행 혐의는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입니다. 이에, 해당 내용을 헤드라인 등에 부각하거나 기사에 언급한 언론 매체에 대해서는 정중히 정정 등의 요구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5.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말씀 드립니다. 사과의 방식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으며, 이렇게 하나의 글로 많은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사과가 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이 글을 통해서 위에 언급한 저의 습벽을 고백하고, 저의 행동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받거나, 타인의 조력을 받아서라도 달라지겠다는 다짐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글에 대해 어떠한 비난도 달게 받겠습니다. 비겁하게도 공론화와 비난을 통해서 비로소 눈이 뜨였다는 사실에 또 다시 분노하시겠지만, 그것은 제가 부끄럽지만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고, 앞으로 통렬한 반성을 통해 고쳐나가야 할 사실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와 장기적인 상담 등 저도 저 스스로를 바꿔나갈 방법을 찾겠습니다.

저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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