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Episode몸을 매개로 맞닥뜨리는 불편한 감정, 소마미술관 “일부러 불편하게”

2018.07.13

[아트1] 성유미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불편함’을 주제로 현대미술 속 ‘몸’에 대한 표현을 살펴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의 “일부러 불편하게”展이다.
스포츠와 예술의 접점으로 ‘몸’에 주목한 소마미술관은 매년 ‘몸을 매개로 하여 예술과 삶의 관계를 조망’하는 전시를 기획해왔다.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일부러 불편하게”는 국내작가 13명의 작품 30여점을 소개하며 현대미술에서 낯설고 어려운 몸의 표현에 대해 살펴본다.

1전시실에 전시된 이희명 작가의 대형 회화 작품

전시에는 몸을 매개로 삶에서 맞닥뜨리는 불편한 감정과 관념에 대처하는 작가적 태도와 예술적 표현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이희명 작가의 <희생제의>는 각종 신들에게 제물로 희생되는 처녀에 관한 고전에 착안한 작품이다. 절벽에서 죽음만을 기다리는 희생물에게 밀려드는 절박한 공허함과 함께, 생명과 죽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이미지들의 조합은 사회가 요구하는 개인의 희생과 모순적 침묵을 선택해야만 하는 비극적 현실을 표현한다.

장지아, 나의 죄를 고백합니다, 2011, 가변설치

장지아 작가의 <나의 죄를 고백합니다>는 고문을 모티브로 구상된 작품이다. 일정시간마다 전선에는 전류가 흐르며 고깃 덩어리와 작업복을 감전시키는데, 실제로 고문에 사용된 도구와 함께 전시되어 있어 관람자에게 불안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강지윤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5전시실 전경

관람자를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하는 작품도 있다. 강지윤 작가의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는 갈 곳 없는 계단이나 보이지 않는 망원경, 비좁은 통로 등은 관람자로 하여금 불편한 체험과정을 통해 몸의 감각을 느끼게 한다.

몸을 감싸는 현주 작가의 <거푸집> 작품은 외부 세계와의 차단을 경험하게 한다. 신체의 자유를 속박하지만, 한편으로는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일상세계와의 경계를 재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반면, 유쾌하고 반전 있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도 있다. 한계륜 작가의 <누드의 민망함에 관한 연구>는 프랑스 7월 혁명을 그린 들라크루아의 작품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는데, 누드라는 상황이 민망하지 않게 여신에게 옷을 입혀준다.

김지용 작가의 <문>은 문 너머의 공간에 대한 기대를 꺾는 작품이다. 열어도 계속해서 나오는 문을 통해 작가는 편리해진 세상에서 오히려 불편함이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한다.

가장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몸에 대한 표현 방식을 통해 불편한 지점에 주목하게 하는 이번 전시는 관람자가 일상에서 잊고 있었던 것들을 일깨워주고 삶을 또다른 모습으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시는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서 8월 19일까지 진행되며, 전시 관람료는 성인 3,000원이다.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