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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급변하는 디지털 시대 개인과 집단의 '감정'을 탐구하다

2018.03.23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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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원 '바리케이드에서 만나요', 2016/2018, 8채널 HD 비디오 설치.© News1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웅얼거리고 일렁거리는'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이 급변하면서 촛불집회나 미투운동에서 보듯이 개인의 목소리는 공동의 가치로 치환되며 집단의 움직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이 예상치 못했던 사회·정치적 변화들을 함께 겪고 있는 목격자이자 참여자인 현대인들의 감정의 흐름에 주목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서진석)는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이뤄지는 감정의 흐름, 감각의 전이 현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기획전 '웅얼거리고 일렁거리는'(Common Front, Affectively)을 3개월 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13명(팀)의 작가는 영상,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디자인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각자의 시선으로 감정의 형태와 움직임을 포착한다.

권혜원의 '바리케이트에서 만나요'는 세계 각 지역에서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저항했던 집단이 시위 현장에서 부른 대중가요와 구축한 바리케이트의 건축적 구성을 8대의 모니터와 스피커로 보여준다. 관람객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까지 각 노래가사가 담고 있는 내용과 바리케이트 조형을 통해 연대의 가능성을 노래한다.

김다움 '맹지', 2016, 4채널 HD 비디오 8채널 오디오 설치.© News1

함양아 '잠', 2016, 2채널 비디오 설치.© News1

김다움은 홍콩, 타이베이,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 각각 살고 있는 세 친구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집과 관련된 이야기를 편지 형식의 대화로 보여준다. 세 청년들은 다른 사람의 땅으로 둘러싸여 통로가 없는 '맹지'를 형제들과 물려받게 되거나 집을 구할 때 할머니가 알려준 주의사항들 등을 이야기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공유한다. 작가는 홍콩, 대만, 한국이 '우산'과 '해바라기', '촛불'로 상징되는 격변기를 겪고 있을 때 이 작품을 제작했다.

함양아는 스포츠 활동, 공공 행사 등을 위한 체육관이 재난 발생시 임시 대피소로 활용되는 점에 주목한다. 영상 속 체육관은 바닥에 어지럽게 놓인 매트에 누워 몸을 구부리고 자는 사람들, 감독관처럼 의자에 앉아 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잠이 드는 사람들, 주위에 서서 정리인지 통제인지 모를 행동을 하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는 세월호 참사 등 사회라는 시스템 자체가 위기에 빠진 상황을 마주한 개인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드러낸다.

영국의 세실 에반스는 '마음이 원하는 것'에서 미래에는 무엇이 인간으로 여겨질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K 이후'라고 명명된 시대에 전능한 시스템인 '하이퍼'라는 여자 주인공은 내레이터가 되어 그 세계에 살고 있는 연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육체에서 분리된 귀들의 노동조합, 로봇이 돌보는 가운데 실험실에서 사는 어린이들, 죽지 않는 세포 등과 정치, 지리, 사랑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논쟁한다. 작가는 오직 인간만이 감정을 지닐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존재라는 명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세실 에반스 '마음이 원하는 것', 2016, 싱글 채널 HD 비디오 설치.© News1

홍민키는 무거운 주제로만 여겨지는 시위, 구호 등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헌법재판소' '퇴진' '쟁취' '처벌' 등 시위에서 주로 사용된 구호들을 배경으로 한 스티커 사진기를 전시장에 선보인다. 전형적인 스티커 사진 배경 화면처럼 형형색색으로 명랑하고 발랄한 느낌을 주는 '피피월드 오픈베타 서비스'를 통해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고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작가는 전시 기간동안 이동식 사진기를 직접 끌고 다니며 관람객들과 함께 하는 퍼포먼스도 벌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디지털 시대에 현대인들이 느끼는 불안한 감정이 어떻게 신체를 제어하는지를 보여주는 영국 출신 에드 앳킨스의 '쉭 소리를 내는자', 미국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메리 코빅의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리투아니아 이그나스 크룽레비시우스의 텍스트 영상작품 '심문'도 만날 수 있다.

또 3분 25초 곡 '슬픔'을 청중들 앞에서 여섯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반복해서 연주하고 노래한 인디 록밴드 더 내셔널의 특별한 콘서트를 작품으로 만든 라그나 캬르탄슨·더 내셔널의 '많은 슬픔', 분쟁이 끊이지 않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 로잘린드 나샤시비의 '가자의 기운' 등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전시는 3월 22일부터 6월 24일까지.

홍민키 '피피월드 오픈베타 서비스', 2016/2018.© News1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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