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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미술전시]사진같은 그림 그리는 이유...김성윤 VS 강강훈

2019.06.28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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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성윤, Assorted Flowers in the White Porcelain Jar with a Blue Dragon, 2019,Oil on linen in frame, 143x119.5x4.5cm

다시 극사실회화 바람이 부는걸까. 젊은 작가 2명의 사진같은 그림이 서울과 부산 유명한 화랑에서 열려 눈길을 끈다. 치밀한 묘사력은 이탈리아 바로크 대표 화가 카라바조(1573~1610)도 머쓱할 정도다. 누르면 쉽게 찍히는 디지털 시대속 굳이 물감으로 사진 같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극사실주의 2세대를 주도하며 '회화의 본질'에 천착하고 있는 김성윤-강강훈의 전시를 소개한다.

◇갤러리 현대 김성윤 개인전= “꽃은 흔한 대상이지만 꽃이라는 매개체로 꽤 많은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네덜란드 꽃그림의 대가 얀 브뤼헐(1568~1625)과 얀 반 허위섬(1682~1749)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꽃 그림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지역과 피는 개화 시기가 다른 꽃들을 한 화면의 등장시켰는데, 진짜 꽃이 꽂혀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사진같은 그림은 정말 사진을 보고 그렸다. 구글에서 서치한 후 포토샵을 이용해 재배열했다.이 프로세스를 통해 화면 위에 그려진 꽃들은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더불어 도자 작가 유의정이 제작한 도자기를 화병으로 차용하여 현재 우리 시대 삶의 모습을 반영한다.

고전주의 회화의 방법론적 재해석,자연과 기술,이질적인 것에 대한 조화로움,'인상주의 아버지' 에두아르 마네의 마지막 16점의 꽃정물 재현했다.화려한 색감이 아닌 오로지 흑백으로 그려 아름답고 멜랑콜리한 작가만의 방식으로 마네의 작품을 오마주한다.

【서울=뉴시스】갤러리현대 김성윤 개인전

식료품 용기가 꽃병으로 등장하는 시리즈도 있다. 파스타, 잼, 올리브 등을 제조하는 식료품 회사 로고와 꽃 그리고 액자가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작가는 동시대 꽃 그림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자본주의 시대에서 상업성을 대표하는 로고가 가지고 있는 조형적 가치에 대해 되묻고 있다. 갤러리현대 각 층에 선보인 꽃 정물은 각기 다른 시간과 회화적 방법론을 재현하는데, 이 시대 꽃 정물화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긴다.

작가 김성윤(34)은 국민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2010년 대학재학중 갤러리현대윈도우 갤러리에서 전시했다. 유려한 회화적 테크닉뿐만 아니라 주제에 관한 독창적 실험을 바탕으로 작품으로 호응을 얻었다. 2011년 16번지 개인전을 통해서는 초기 올림픽선수들의 초상 작품을 작가만의 언어로 유쾌하게 풀어낸 'Authentic'시리즈를 선보이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번 개인전은 갤러리현대에서 5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Arrangement'을 타이틀로 7월 28일까지 열린다.

【서울=뉴시스】얼굴의 미세한 솜털과 땀구멍까지 자세히 묘사해 사진으로 착각하게 하는 인물화 연작을 선보이는 강강훈 전시가 조현화랑에서 열린다

◇조현화랑 강강훈 개인전= "시대 자체가 이미지의 홍수다. 무엇이 리얼리즘인지 그 경계조차 이제는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회화에서 리얼리즘을 구현해 본다는 각오로 그린다"

6년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300호 대작 회화등 신작을 발표한다. 리얼리즘 작가인데 "어떤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단순히 재현의 차원에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내면의 세계로 진입하려는 것이다.

작가는 얼굴의 미세한 솜털과 땀구멍까지 세히 묘사해 사진으로 착각하게 하는 인물화 연작을 선보여왔다. 끊임없이 공상과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을 지칭하는 ‘모던보이’와 여성을 모델로 한 ‘Lady’시리즈는 인간내면의 자유로움과 허탈함을 표현력 있게 그려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딸이 본격적으로 작품의 주제로 등장했다. 작가의 딸임과 동시에 작가 자신을 투한 존재이기도 하다. 작가를 닮은 한 인생의 찰나를 놓치기 싫다는데서 연유한 이 작업은 자유로운 물감의 형태들과 성장해 가는 딸의 얼굴은 둘다 유동적으로 표현된다.

2016년부터 새로 선보이기 시작한 '흩뿌린 블루 물감' 시리즈는 철저하게 계획된 연출과 리얼리즘을 해오던 작가에게 강박으로부터 자유를 얻게 해주었다. 또한 이브클랭블루를 보며 꿈꿔왔던 추상에 대한 동경도 이번 작품을 통해 실현되었다.

【서울=뉴시스】강강훈, 분홍 2019 130.3x97cm oil on canvas

'흩뿌린 블루 물감'시리즈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분홍'은 딸의 아이덴티티를 들어내는 색이다. 자칫하면 촌스러워 질 수 있는 색을 만들고 실험하는 것은 작가에게 있어서 끊임없는 도전이며 확장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규정할 수 없는 물감의 형태와 색들을 표현하기 위해 점점 규정하기 어려운 묘사법으로 그려 나갔다. 그 아이러니가 나를 이끌어 왔다. 사랑 없이는 그릴 수 조차 없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사랑 없이는 접근할 수 조차 없는 그 마음이 그림에 베어 나기를 바란다. 어둠이 길어도 꽃은 피고 아이는 자란다. 그림도 그렇게 그려진다."

강강훈(40)은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동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과정을 마쳤다. 2008년 베를린 화랑협회가 주관하 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에서 한국인 작가 5명안에 선정되며,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트바젤 홍콩 솔로쇼(2012-13) 2회를 포함해 총 4회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20 여회 이상 그룹전에 참여했다.전시는 7월10일부터 8월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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