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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과거를 대하는 중국인의 자기모순적 태도...왕칭송 개인전

2019.05.31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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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 현대사진작가 '사회적 다큐멘터리' 한미사진미술관에서 20년 핵심 작업 전시

【서울=뉴시스】P i c k u p t h e P e n , F i g h t t ill t h e End 100x53cm, 1997 ⓒ왕칭송 WANG Qingsong

"나는 스스로를 예술가이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사회의 현장을 담는 기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주변에 일어나는 변화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 대표 현대사진작가 왕칭송(53)이 서울 송파 한미사진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오는 6월 1일부터 'The Glorious Life'를 타이틀로 미술관 전관에서 선보인다.

전시제목 'The Glorious Life'는 작가가 1997년부터 2018년 까지 진행한 사진작업을 통틀어 지칭한 이름인데, 우리나라 말로 ‘생활예찬’으로 번역된다. 도시의 번창과 화려함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그 화려한 이면에 감춰진 실상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고자 하는 작가의 역설적인 의도가 담겼다.

왕칭송은 스스로 자신의 작업을 ‘사회적 다큐멘터리’라 부른다. 1990년대 당시 전통 다큐멘터리 사진에 머물러있던 중국 사진계에 설치미술과 행위예술을 접목시켜 중국현대 사진예술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회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직감으로 현실을 비춘 초현실적인 사진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의 의미역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20여 년 작업중 핵심 작업군을 중심으로 심도 있게 보여준다. 회화에서 사진으로 전향한 1990년대 후반, 자신의 모습을 디지털로 합성해 작업한 초기 포토몽타주 사진부터 2000년 이후 중국의 사회적 상황을 작가 특유의 해학적 감성으로 연출해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의 모델을 동원하여 촬영한 인물군상 사진과 영상작업까지 내놓았다.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왕칭송은 사회개방 이후 격변하는 중국의 모습을 특유의 시선으로 고발하며 화려한 문화 속에 가려진 사회의 이면, 현실에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왔다.

【서울=뉴시스】R e q u es ti n g B u dd h a S e ri es N o. 1 180x110cm, 1999 ⓒ왕칭송 WANG Qingsong

세계화와 도시화의 급물살을 탄 중국사회를 향해 일갈하는 작품은 교육, 이주민, 도시재개발, 과소비, 노인 의료보험제도 등 다양한 사회적 시스템의 일면을 대상으로 삼지만, 몇 가지 큰 주제로도 묶일 수 있다.

'Pick up the Pen, Fight till the End'(1997)와 'Requesting Buddha Series No.1'(1999)에서 보듯, 전통과 기존 가치가 자본주의 소비욕구에 가려져 그 의미가 전복되거나 기형적으로 변형된 시대 상황은 꽤 이른 시기부터 발현된 주제다.

중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는 'Follow You'(2013)와 같은 작업 안에서도 왕칭송은 '과거를 대하는 중국인의 자기모순적인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도시재개발, 이주민에 대한 작업을 통해 미래지향적 으로만 보이는 ‘세계화 속의 중국’의 실상을 보여주거나 다양한 현실소재로 소비를 지향하는 사회에서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딜레마를 꾸준히 이야기해왔다.

【서울=뉴시스】Follow You 180x300cm, 2013 ⓒ왕칭송 WANG Qingsong

왕칭송의 작업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작가의 역설적인 태도다. 작가는 단순히 현상의 관찰자가 아닌 시대흐름을 나타내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어 작가 중국사회가 처한 현실과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중국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일침과 동시에 특유의 재치를 담은 그의 연출력과 매우 초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사진화면이 이를 잘 보여준다. 입시경쟁에 경도된 학생, 어설픈 외교능력을 뽐내며 문화적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중국 지도자 등, 자신이 희화화 하고자 하는 대상이 되어 적극적으로 작업에 개입해 현실감을 부여한다.

개막일인 6월 1일 오후 2시 아티스트 토크와 북사인회를 진행한다. 8월31일까지.

【서울=뉴시스】S a fe M il k 150x300cm, 2009 ⓒ왕칭송 WANG Qing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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