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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예술위, 아카데미 성과보고전 김인영 개인전《리-앨리어싱(Re-aliasing)》개최

2019.05.31

[더 리더] 최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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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환경서 이미지의 물성에 대한 고민을 시각적으로 표현!

▲리-앨리어싱(Re-aliasing 포스터./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31일부터 오는 6월 29일까지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성과보고전을 인사미술공간에서 개최한다. 《리-앨리어싱(Re-aliasing)》은 2018년 아카데미에 참여한 시각예술분야 작가들의 연구 결과를 엿볼 수 있는 성과보고전 시리즈의 세 번째 전시이다.

연구비 지원과 공통 강좌는 아카데미에서, 전시 기획, 홍보 및 예산지원은 인사미술공간에서 담당하는 이번 전시는 시각예술분야 만 35세 이하 차세대 예술가들에게 보다 체계적인 환경에서 창작 연구와 발표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추진된 사업이다.

학부에서 회화를 전공한 김인영 작가는 그동안 물질과 이미지가 맺는 관계의 맥락에 주목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의 물성에 대해 고민해 이를 설치, 평면 등 다양한 시각적 표현으로 선보인다.

회화를 주된 매체로 삼던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디지털화 하는 과정에서 실제 작품의 물성이 왜곡되거나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는데 디지털 매체를 통해 매개되는 상은 픽셀로 재현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대각선, 곡선 등은 제한된 해상도 환경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계단 모양의 울퉁불퉁한 외곽을 갖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앨리어싱(aliasing)’이라 지칭하며, 이 앨리어싱 현상을 육안 상 완화시키고자,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기법을 ‘안티-앨리어싱(anti-aliasing)’이라 칭한다.

작가는 이렇게‘안티-앨리어싱(anti-aliasing)’이 되어 우리에게 도달되는 디지털 이미지를 중간에 가로채 그 특징만을 추출한 ‘재물질화’를 실행하고자 한다. 이는 디지털 매체 상에서 보이는 자연스러운 이미지들을 거꾸로 되돌려 다시금 위화감을 드러내고 제거된 물질성을 되살리는 작업으로 작가는 이를‘리-앨리어싱’이라 칭한다.

즉 울퉁불퉁한 위화감을 복원하는 것이다. 작가는 리-앨리어싱을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스캐노그라피’라는 기법을 사용한다. 이는 스캔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움직임을 가해 변형과 왜곡을 가하는 작업방식이다.

이번 전시에서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1층은 <매끄러운 막>의 공간이다. 작가는 액정의 매끈한 화면을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분하는 경계로 인식하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된 필름을 물과 특수 용액의 화학작용으로 활성화시켜 물체에 입히는 전사기술인 수전사를 사용한다.

또한 <매끄러운 막>에 물질적 실재감을 부여하기 위해 수전사 된 판을 휘게 놓아두거나 접거나 우그러뜨리는 방식으로 불륨을 만들어낸다. 더불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경로에 디지털 환경에서의 리사이징 문제를 다룬 <리사이징> 작업이 소개된다. 1층에는‘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이미지가 출력환경에 맞추어 현실세계로 나온 결과물이 부착되어있다. 그리고 전시장 2층에서 이 이미지의 원본이 되는 오브제 작업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디지털상의 이미지를 가공, 편집하는 과정에서 재단되어 사라지는 것들을 양적으로 시각화하고, 손실에 대한 물질적 체감을 되살리기 위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지하1층에는 <3개의 방, 8개의 경계>가 설치되며 인사미술공간 2층의 구조 속에서 8개의 비어있는 경계에 주목하여 제작한 작업이다. 실재하지 않지만 인식 할 수 있는 경계에는 뒤로 보이는 공간의 상이 맺히게 되고, 그 경계의 상들은 복제되어 지하1층의 동일한 위치에 블라인드로 설치된다. 2층에서의 빈 곳, 즉 보이지 않는 경계가 지하층에 구현되어 물질화 되는 것이다.

이렇듯 작가가 일관되게 시도하는 리-앨리어싱은 자연적 세계에 존재하는 차이를 디지털화 과정에서 소거하는 것과는 반대로, 다시금 그 차이를 생산해 내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디지털 매체를 매개로 한 균질화된 세계에서 차이를 찾고자 하는 욕망이며, 디지털과 현실 세계의 경계가 모호하게 섞여 그 구분이 흐려지는 매체 환경에 우리가 너무 쉽게 몰입하게 되는 데에 대한 불안감의 다른 표현이다.

이번 전시는 새로운 매체 환경에 반응하는 작가의 즉물적 작업이 디지털 이미지의 한계 너머에 있을지도 모를 촉지적 감각을 일깨우고 나아가 ‘보이는 것 이상’의 비가시적인 영역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낼 것이다.

한편, 김인영 작가의 전시는 오는 6월 29일까지 진행되며, 전시 기간 중 6월 15일에는‘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작업의 이전과 이후의 창작 활동 및 작업 스타일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매주 일, 월요일, 현충일은 휴무이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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