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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PKM 갤러리, 윤형근 파리 시기 작품 재조명

2024.05.0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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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갤러리 윤형근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방탄소년단 RM이 좋아하는 작가로 더 알려진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故 윤형근(1928~2007) 작품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RM은 2022년 윤형근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솔로 정규 1집 '인디고(Indigo)'를 발매하기도 했다.

2일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는 '윤형근/파리/윤형근'전을 개막했다. 2021년 '윤형근의 기록' 이후 국내에서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윤형근의 생에 두 번에 걸친 파리 시기와 그 전후에 주목한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1980년대 파리 체류 당시 몰두한 한지 작업과 그 전후 시점의 리넨 회화, 2002년 파리 장 브롤리 갤러리(Galerie Jean Brolly)개인전에 출품한 작품과 그 앞뒤 시기의 회화 등 국내 미공개 작품을 포함한 27점을 소개한다.

윤형근 작품은 하늘을 상징하는 ‘청색(Ultramarine)’과 땅을 상징하는 ‘다색(Umber)’을 섞어 가공하지 않은 천 혹은 한지 위에 스며들고 번지게 하는 작업으로 세계 속에서 한국의 단색화 미학을 대표해왔다. 작업의 과정에서부터 결과까지, 작위와 기교가 배제된 그의 작업은 삶과 예술의 일치를 추구한 작가의 이념과 맞닿아 있다.

PKM갤러리 윤형근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파리와의 인연은 1980년 12월, 군사독재 정권에 분노하고 좌절하면서다. 당시 윤형근은 파리로 떠나 그곳에서 자신이 탐구해 온 ‘천지문(天地門)’ 회화를 실험했다. 유럽 미술계의 맥락 속에서 힘을 잃지 않는 동시에 고유의 독자성과 보편적 감수성을 획득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싶어 했다.

좁은 작업실이라는 파리의 제약된 환경 속에서, 순수한 마포 또는 면포의 여백에 물감을 묽게 스미게 하여 천지의 합일과 회화적인 밸런스를 추구했던 기존과는 약간 다른 방식을 취했다. 동일한 물감과 기법을 쓰면서도 한국 고유의 재료인 한지를 활용하여 자신의 작업 의도를 보다 섬세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추구해 나갔다. 약 1년 반 동안 파리에 체류한 후 스스로가 천착해 온 회화의 내용과 어법에 확신을 가진 시기다.

PKM갤러리 윤형근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윤형근과 파리의 두 번째 인연은 2002년 장 브롤리 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이다. 한국을 방문했던 화상 장 브롤리가 그에게 파리의 레지던스를 제공했다. 그는 현지에서 3개월간 머무르며 대형 회화들을 제작해 그해 가을 장 브롤리 갤러리에서 전시했다. 1991년 미국 미니멀리즘 대가인 도널드 저드(1928~1994)와 만남 이후 자신감을 가졌다. 구조적인 형태의 화면을 구축하던 윤 화백은 이 후 한층 더 깊이 있게 성숙해진 결과물을 이 파리 전시에서 선보일 수 있었다.

그의 회화성의 정수가 1980년대 초 1차 파리 시기에 한지의 작은 화면 속에서 세심하게 구현되었다면, 2000년대 초 2차 파리 시기에는 대형 캔버스 위에 보다 과감하고 힘 있게 표출된 셈이다.

올해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파리는 뉴욕과 런던을 거쳐 세계 현대미술의 거점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2023년 초에는 윤형근 작품전이 데이비드 즈워너 파리에서 개최되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PKM갤러리는 "윤형근의 파리 시기 전후 작업들을 재조명하는 일은 윤형근 작업 세계의 변모를 국제적이고 신선한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6월29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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