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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혼돈의 미술시장 가격 하락·투자 손실 현실화"

2024.05.0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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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분기 미술시장 분석보고서 발행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국내경매시장 2024년 1분기 미술시장 분석보고서 표. *재판매 및 DB 금지

"기준 금리 동결, 높은 물가 상승률, 전망의 불확실성 등으로 현재 경제의 긴축 수준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미술시장 역시 영향을 받아 당분간 조용한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정준모. 이하 ‘센터’)가 2024년 1분기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혼돈의 시기"라고 정의하며 "미술품 가격 하락이 현실화 되면서 숨죽인 미술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1분기 국내 경매시장은 2023년 동기간 대비 조금 회복된 수치로 나타났다. 그러나 1차 시장, 유통시장은 거의 거래 움직임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미술품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는 분위기로, 해외 경매사들도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경매시장 총 1회 경매 전년 동기대비 6.81% ↑
2024년 1분기(1월부터 3월까지) 국내 서울옥션, 케이옥션, 마이아트옥션은 총 7회의 경매를 개최했다. 낙찰 총액은 약 29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81% 상승했다. 판매 작품 수량은 500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2.10% 증가했다. 출품 취소 비중은 총 출품작의 약 5.42%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1%p 증가했다. 낙찰률은 약 65.19%로 전년대비 약 2.18%p 하락했다.

10억 이상에 낙찰된 작품은 총 2점으로, 두 점 모두 서울옥션 출품작으로, 최고가는 낙찰가 50억을 기록한 김환기의 ‘3-Ⅴ-71 #203 (1971)’, 13억 원에 낙찰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2024년 1분기 국내 오프라인 경매 분석 *재판매 및 DB 금지

해외경매시장 낙찰률 18.3% 하락
2024년 1분기, 크리스티(Christie’s), 소더비(Sotheby's)와 필립스(Phillips)의 매출은 2023년 1분기의 약 13.2억 달러 대비 10.8억 달러로 줄어, 18.3% 하락했다. 이는 2022년 대비 29.4% 하락한 결과다. 반면 전반적으로 하락한 매출 기록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는, 2024년 1분기에 매출이 전년 대비 11.2% 증가한 결과를 나타냈다.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는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뉴욕과 런던의 매출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 2023년 1분기 대비 경매 횟수가 줄어들었으며 작품 수량도 감소한 데에 그 이유가 있다.

올해 1분기에는 2023년에는 166회에 달하는 경매 횟수가 151회로 줄었다. 또한 판매된 총 로트 수도 2023년 1분기의 19,846점에서 2024년 1분기에는 1만7905점으로 감소했다. 이는 오프라인 경매(16.6% 감소)와 온라인 전용 경매(4.5% 감소)를 통해 판매된 작품 수량이 줄어든 결과다. 모든 카테고리에서의 평균 경매 가격은 2017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66,350달러에서 60,113달러로 하락했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는 2024년 1분기 기간 동안 온라인 전용 매출로만 약 1.4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의 약 1.47억 달러에서 겨우 3.4% 감소한 수치로 작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아트바젤 홍콩도 매출 감소

2015-24년 해외 경매 낙찰 총액 (단위 : 100만 달러)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3월 개최된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in Hong Kong)은 전년 대비 참여 갤러리가 증가, 40개국 242개의 갤러리가 참가하여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유럽, 미주, 아프리카 등에서도 다양한 갤러리들이 참여했지만, 참여 갤러리의 50% 이상이 아시아권 갤러리였다. 관람객 수는 전년 대비 1만1000명이 줄어든 7만 5,000명의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 바젤이 열리기 전 3월 19일, 홍콩의 광범위한 새 국가 안보법 통과로 홍콩이 중국 본토와 보다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서 홍콩의 자유로운 국제 허브로서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등장,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와 중국 컬렉터들의 불참이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고가의 작품들은 거래됐다. 빅토리아 미로(Victoria Miro)는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세 작품을 1100만 달러에
판매했고,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는 마크 브래드포드(Mark Bradford)의 혼합 매체 작품을 350만 달러, 필립 거스턴(Philip Guston)의 작품은 850만 달러, 에드 클락(Ed Clark)의 작품은 중국 본토의 재단에 110만 달러에 팔렸다. 최고가 작품은, 하우저앤 워스, 윌렘 데 쿠닝(Willem de Kooning)의 ‘Untitled III’로 900만 달러로 알려졌다. 2018년 데 쿠닝의 작품이 3500만 달러에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아트 페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규제에 맥 못 추는 미술품 조각투자
금융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신종증권시장은 당초 이달 중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상장이 구체화된 상품이 없는 상태다.

장내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없는 원인으로는 실물 작품에 대한 소유권 양도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데에 있으며, 신종증권시장에 투자계약증권을 상장하지 못하는 조각 투자사들은 법 개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하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시한 건전성 요건을 통과하여 승인된 조각 투자 발행사가 첫 번째 기초자산으로 제출한 작품에 대한 가격의 적정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제출했던 투자 이행증권을 자진 취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서로 눈치 보기에 급급했고, 어떻게든 통과시키겠다는 목적으로 미술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거래될 수 있다고 평가되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선택하여 쿠사마 야요이의 펌킨, 소품이 최종 통과됐다. 하지만 미술시장은 그 사이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투자자들의 열정도 옅어져 가고 있었다.

센터는 "절차적 필요성으로 기계적인 검증을 거친 기초자산에 대한 객관적인 수익 전망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가격의 적정성 문제에 머물러서는 투자 상품인 기초자산의 투자적정성을 타진할 수 없다. 작품의 수준, 작가의 시장, 미술시장 여건, 전반적인 경제 여건, 동일 가격대에서 선택 가능한 대체 작품에 대한 분석 등 입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하는 요건 중 하나다."

센터 정준모 대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었던 작품들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가격을 낮춰도 새로운 주인을 찾기 어렵다. 이런 시장에서는 꼭 팔아야만 하는 사정이 없다면 판매를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구매를 멈추기로 한 시장 수요가 가격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구매를 재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에 매물로 내놓는다면 여기저기 작품이 돌다가 매각에 실패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런 경우 대체적으로 좋은 작품 임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이력이 붙을 수 있다. 조정기 시장에서는 판매에 신중을 기하고, 급하지 않으면 매물로 내놓지 말 것, 그리고 경매에 작품을 출품할 경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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