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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C아트뮤지엄] 별이 된 씨앗 - 장욱희展

2018.08.22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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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씨앗

장욱희展 / JANGUKHEE / 張旭希 / installation

2018_0817 ▶︎ 2018_0827

 

 

C아트뮤지엄

C ART MUSEUM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단석리 402번지

Tel. +82.(0)31.775.6945

www.cartmuseum.com

 

 

 

나는 태어나보니 사람이었다. 니나는 고양이, 해니는 로 태어나 우리 집에서 나와 함께 자랐다. 마당에 꽃과 나무, 작은 연못이 있어 주로 마당에서 놀며 유년시절의 상념을 키웠다.

 

어린 시절의 나는 마당의 연못 속에 용왕님이 살고 계시고, 다른 세계로 통하는 출입구가 우리 집 '해니'의 집 안에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해니가 늘 자기 집 앞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여겼다. 한 밤의 꿈은 내 방의 장롱인 '농 아저씨'가 선사하는 것이라서 나쁜 짓을 하면 농 아저씨가 무서운 꿈을 꾸게 한다고 믿었다. 또한 연못 위에 비친 새와 그 안의 물고기를 보면서 물고기는 물속 나라의 새이고, 새는 하늘나라의 물고기가 틀림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땅 위의 씨앗과 하늘의 별은 같은 것이라고 여겼다. 내가 본 별들은 그 생김새가 뾰족한 '☆' 모양이 아니라 동그란 '○' 씨 모양이었다. 나는 별을 '하늘나라에 심어 놓은 씨앗' 이라고 확신했었다. 별(=씨앗)을 심어 놓으면 별 속에 약속해 둔 세계가 땅 위에 화라락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래서 나는 까맣고 동그란 별을 마당에 심었다. 그리고 그 별은 시간이 흐른 뒤에 보랏빛 붓꽃을 피어 올렸다. 붓꽃 속에는 또 다른 씨앗(=별)이 들어 있었고 그것은 다음해에도 이듬해에도 계속 이어졌다. 별을 씨앗이라고, 씨앗을 별이라고 생각한 것은 너무도 자연스런 일이었다...

 

외부를 향해 다섯 방향으로 뻗은 모양은 별의 오래된 상징이다. 뾰족한 다섯 개의 끝을 둥글려 원을 지니게 만든다. 동그라미는 생명의 시원인 씨앗이자 생태계의 생성, 성장, 소멸의 순환고리의 의미를 갖는다. 이 부분이 양각과 음각의 형식으로 서로 끼워져 별과 별을 연결하는 장치가 되도록 고안한다. 따라서 모든 별들은 주가 되는 것과 부가 되는 것으로 나뉘지 않고 상호의존적인 결합으로 구조를 이루게 된다. 생태 순환적 관점에서 볼 때 살아있는 모든 것은 상호의존적이다. 풀잎도 애벌레도 새도, 그리고 인간 역시 다르지 않다. 생명활동은 저 마다의 역할이 다를 뿐 우등과 열등의 관계가 아닌 그물망처럼 엮여진 관계다. 표면 위에 중첩된 맥은 유통망이든 혹은 생성하고 변화하는 의식의 흐름이든 모두 숭고한 에너지의 순환 통로로서 시간과 공간으로 이동성을 부여한다. 서로 간에 손을 잡고 있는 듯 반복적으로 연결되는 별들이 시간과 공간을 엮어 관계의 그물망을 가시화한다. 빛의 반투명한 투과와 단순한 색채는 고요한 시각적 흐름을 이끌어 작품에 특별한 의미를 찾도록 유도한다. 눈앞에 펼쳐진 삼만 여 개의 별들 사이에서 관객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길 바란다.

 

... 어느 날 나와 함께 자란 고양이 니나가 별이 되었다. 아빠는 니나를 마당에 심으셨고 나는 연신 눈물을 훔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눈물 사이 반투명해진 하늘위로 고양이별자리를 찾고 있던 때, 나는 지금 별을 엮어 그 마당으로 간다. ■ 장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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