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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전시안내]<가상의 실재 : 곽수연,김신혜>展 / 2015.11.9~12.24/리나갤러리

2015.11.04

Writer :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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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개요

 

전시 명칭_<가상의 실재>展

 

전시 기간_2015년 11월 9일(월) ~12월 24일(목) (10am – 7pm, 주말•공휴일 휴관) 

 

전시 장소_리나갤러리(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13-3 트로아빌딩 1층)

 

참여 작가_ 곽수연, 김신혜

 

 

 

 

 

■ 기획의도 및 작가소개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인도 북부에 위치한 라다크의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와 인간과 자연과의 유대관계를 조명함으로써,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현대화로 인해 붕괴되어가는 사회와 개인을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장과 경쟁에 대한 집착으로 사회가 삭막하고 메마를수록, 더 인간적이고 덜 인공적인 것에 대한 갈망은 커지기 마련이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생활에 예술문화의 향기를 더하고자 노력하는 리나갤러리에서는 곽수연과 김신혜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현재 삶을 반추하고 미술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는 자아성찰의 기회를 만들고자 본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멍멍 작가’라는 별칭을 가진 곽수연은 반려동물인 개를 주제로 동물을 의인화한 작업을 한다. 개인중심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는 현대사회에서 반려동물은 단순히 집에서 기르는 짐승의 의미를 넘어서 주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다. 작가에게 개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고 생과 죽음을 다 보여줌으로써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해 주는 존재다. 그녀는 개가 인간과 가장 친근한 반려동물이며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친구 이상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감정이입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이야기 한다.

 

첫 번째 개인전에서 ‘키우는 개를 그려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개를 주제로 한 작품을 시작한 작가는 두 번째 개인전 <자아를 보게 하는 매개체>전에서 개에게 자신을 투영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이후 그녀의 작업은 점차 투영하는 존재의 범위를 확장시켜, 자신을 비롯하여 인간의 모습, 감정 그리고 생각을 동물에게 투영하는 작업으로 확장되어갔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개는 작가 자신이기도 하고, 때로는 현대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개는 작가의 분신으로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자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풍자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군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작업은 자신과 세상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아성찰의 과정을 담고 있는 자화상이자 현대인의 기록화이며 바라보는 이들에게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곽수연은 소박하면서도 대중들에게 친화력 있는 민화의 요소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시공을 초월하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삽입하거나 현대 사회에 관한 메시지를 담음으로써 민화의 현대적인 변용과 차용을 추구한다. 작업에는 주인공 역할을 하는 개와 더불어 부귀, 행복, 벽사(辟邪)의 의미를 지닌 목단, 돼지, 파랑새, 호랑이 등 다양한 동물들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배경에는 전통화에서 볼 수 있는 책거리 그림이나 산수 이미지가 등장하기도 한다. 채색법에 있어서도 먹을 주로 사용한 방법에서부터 전통 진채화 기법에 이르는 전통채색기법을 사용한다. 여기에 구두, 명품로고가 있는 썬그라스 등 현대 소비 사회의 상징물이나 팝아트의 이미지를 더한다. 

 

이러한 작품에는 현재 우리 삶의 문제를 바라보는 작가의 비판적인 시각보다는 인간으로서의 원초적인 그리움이 내재되어 있다. 그녀의 삶의 한 부분을 보듬어 주던 개를 매개로 작가는 인간미가 넘치는 유토피아를 꿈꾼다.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유쾌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데, 마치 자기가 진짜 인간인 듯한 행동과 어수룩한 표정을 하고 있는 동물의 모습에서 완벽하지만은 않은, 그래서 정이 더 가는 인간을 향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곽수연의 작품에서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염원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김신혜 작가는 빈 병이나 캔에 붙어 있는 상품 라벨 속 이미지를 화면 전체로 확장시켜 생경한 풍경을 그리는 작업을 한다. 전통 장지에 분채나 석채 같은 천연 물감을 여러 번 덧발라 깊고 선명한 색채를 내는 그녀의 작품은 이전에는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의 진경 산수화나 화조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처음 ‘아리조나 그린티 캔’을 접했을 때, 파스텔톤 푸른 바탕에 그려진 붉고 선명한 매화를 바라보며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매화를 본 적이 있었던가?’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그 대답은 ‘아니오’ 였다. 그로부터 작가는 우리 세대가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자연을 좀 더 덜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작가를 비롯하여 현대인은 상품이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통해 자연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자연을 직접 접하기 위해 일부러 자연 공간을 찾아 나서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자연 이미지가 그려진 라벨이 붙은 상품이라고 생각하여 그것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나는 자연을 경험한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매일매일의 도시생활 속에서 사고, 팔리는 상품들을 통해서 말이다. 나는 \'삼다수\'를 사면서 제주의 한라산을, \'평창수\'를 사면서 강원도의 뾰족한 빙산을 본다. \'에비앙\'을 마시면서 유럽의 어디엔가에 있는 알프스 산을 보고…또 가끔은 고요한 호수나 쏟아질 듯 높게 일은 파도를 보기도 하는 것이다. 내 작업은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이 자연을 경험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 김신혜 -

 

 

 

김신혜는 상품 라벨 이미지를 통해 소비사회가 현대인의 삶과 의식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라벨 속의 자연 이미지들은 디자이너가 복제하고 정제한 ‘만들어진’ 이미지다. 이것을 일상에서 반복해 접하면서 사람들은 그 이미지를 실제인 것 같이 인식하게 된다. 즉 자연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 없이도 상품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이미지로부터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상품과 라벨은 그저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용기가 아니라 현대인의 의식구조를 반영하는 그릇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김신혜의 작품에는 현대인의 삶에 대한 비판적 시각보다는 자연을 이전 세대와는 달리 좀 더 자연스럽게 접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바탕에 깔려있다. 자연을 동경하면서도 도시생활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처럼, 작가는 이러한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부정하기 보다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한편으로는 동경하는 세계의 풍경을 그리고자 한다. 고요함이 감도는 산, 아름다운 꽃과 동식물은 각박하고 복잡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그리워하는 풍경이다. 그러므로 자연 이미지가 있는 상품의 라벨에서 시작되어 화면 전체로 퍼져 나가는 산수 풍경과 동식물 이미지는 현대인의 삶을 비추는 모습이자 동시에 사람들이 꿈꾸는 그리움의 대상이며 삶에 여유를 주는 치유의 풍경이다.

 

 

 

전통회화방식을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우리 삶을 반영하고 우리가 꿈꾸는 세계를 담아내는 곽수연과 김신혜의 작품과 함께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임민영(리나갤러리 큐레이터)

 

 

 

전시 문의_02) 544-0286, [email protected]

 

더 자세한 전시 정보는 http://blog.naver.com/lina_gallery 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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