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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아르세 갤러리] 미세한 틈, 모호한 결

2018.07.24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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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한 틈, 모호한 결

김보민展 / KIMBOMIN / 金甫䪸 / painting

2018_0721 ▶ 2018_1012 / 일,월요일 휴관

 

아르세 갤러리

ARCE GALLERY

서울 강남구 삼성로146길 9 2층

Tel. +82.(0)2.511.5780

 

 

우리 삶에 개입하는 것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어떤 개념의 속성을 비교할 때 "결이 다르다"는 표현을 점점 많이 쓰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그 차원의 분절을 규정하는 것이 결코 명쾌한 것만도 아님을 알게 된 듯하다. 물론 그 '결'이라는 개념 역시 무척이나 모호한 것이다. 그것은 유동적이며 이미 확정된 듯한 결이라 하더라도 결코 시각적으로 결론 내릴 수 없이 더듬어야 하는 대상이다. 결이 경성인지 연성인지를 가늠하는 것 또한 가변적이어서 그 결의 주인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만들어가거나 소유하는 주체로서의 지위를 완전히 확보하지는 못한다. 다만 인식의 주권에 좀 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시간을 지배하는 차원들 사이의 미세한 틈을 스스로 비집고 들어감으로써 관망자와 연루자로서의 두 지위를 이으려 애쓴다. 그 안에서 기억이 부서지고 조작될지언정 그것은 실존의 포기가 아닌 재현으로 남을 것임을 주인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 감정, 관계라는 세 가지 요소에 천착해온 김보민 작가는 바로 그 본능을 건드리고 있다.

 

 여전히 나의 작업은 기억, 감정, 관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거듭되는 과거의 기억이 시간을 통과할 때 마다 미미하게나마 희미해지고 불투명해지는 것, 그리고 순간의 감정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에 위안이 되어 긴 기쁨도 긴 슬픔도 없기에 작업을 하는 마음가짐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다. 이전과 같은 언어, 이미지일지라도 조금 덜 무겁고 조금 더 무던해진 지금이다.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모호한 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굳건해지기를. ■ 김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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