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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류가헌] 김심훈 사진전, 한국의 정자

2018.01.16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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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길을 묻다. 한국의 정자 2

나의 길, 그리고 새로운 길. 한국의 정자 2

 

김심훈 작가는 말 수가 적은 사람이다. 말하기 보다는 듣는 편이다. 말 수를 줄이고 목소리를 낮춰야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더 잘 들리는 이치를 아는 사람이다. 이런 모습은 인간관계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진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다르지 않다. 무엇을 찍겠다고 말하기 보다는 찍어 와서 사진부터 보여주는 사람이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이번엔 누정(樓亭: 누각과 정자)을 소재로 두 번째 전시회를 갖는다. 첫 번째 전시는 풍경 속 신비한 분위기와 정취가 느껴지는 사진전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옛 님과의 만남을 표현하고 있다. 건축조형물로서의 누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옛 사람과의 대화가 느껴지는 사진이다. 김심훈 작가의 작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 볼 의미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작가의 내재적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사진 속에 나타난다. 유행에 쉽게 따르지 않는 고집이다. 편리한 디지털사진을 버리고 복잡하고 더딘 것 같은 아날로그 대형 흑백 필름의 작업을 선택했다. 작가는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한다.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다. 작가는 내적 능력을 발휘하여 도전할 만한 가치를 찾아 나선 용기 있는 사람이다. 누각과 정자에 대한 작가의 흥(興)이 사진 안에 느껴진다. 

 

두 번째는 대상에 맞서거나 반대하는 반항심이다. 누정은 권력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자연의 정취를 즐기거나 시를 짓고 잔치를 여는 공간이다. 누정을 짓는 장소 또한 더할 나위가 없다. 누정은 풍경을 만드는 시작이고 끝이다. 요즈음 사람들이 말하는 해안가의 좋은 자리는 군 경비 초소가 다 차지하고 산 속 명당자리는 절이 차지한다고 하는 것처럼 그야말로 감탄스러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속 정자의 풍경은 유유자작하고 고즈넉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들만의 공간에서 함께 할 수 없어 바라보고 있었을 시린 가슴을 가진 민초들의 도란도란한 삶의 노고도 잊지 않으려는 작가의 내적 반항심이 사진 곳 곳 에서 풍기고 느껴진다.

 

세 번째는 사진에 대한 작가의 인내심이다. 만족하지 못하면 될 때까지 찾고 찾아서 기어이 끝을 내는 끈기에 따른 인내심이다. 봄 날 찾아보았던 누정을 겨울에 다시 찾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를 바꿔가면서 다시 찾는다. 쇳덩이도 중단 없이 갈면 언젠가는 바늘이 되지 않겠냐는 이백의 고사를 거울삼아 마음의 칼을 갈고 있다. 암실 작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의 인내심에 사진을 감상하는 우리는 더욱 행복해진다.

 

사진은 삼차원의 공간을 이차원의 평면으로 옮긴 대표적인 조형 매체 예술이다. 얇은 종이위에 새겨지지만 결코 얇지 않은 무한한 공간감을 표현할 수 있으며, 짧은 순간의 기록이지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담고 있다. “글을 쓸 줄 안다고 모두가 시인이 될 수 없듯이 사진을 찍는다고 모든 사진이 다 감동을 줄 수는 없다. 

 

김심훈 작가의 “정자와 누각”은 “오래된 미래”이기에 옛 것에 대한 존재(存在)를 통하여 지속가능한 미래의 대안이 실은 오래전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하는 사진전이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서 작가 자신에게는 변하지 아니하는 본디의 참모습을 깨닫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작가의 사진을 대하는 관람객에게는 평범(平凡)속에 비범(非凡)이 있고, 비범(非凡) 속에 진리(眞理)가 있음을 생각해 볼 기회이다. 

 

김심훈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 2017. 12. 09. 여주대학교 이태한

 

전시제목 : 김심훈 사진전, 한국의 정자

 

전시기간 : 2018.01.16(화) - 2018.01.28(일)

 

참여작가 : 김심훈

 

초대일시 : 2018년 01월 20일 토요일 05:00pm

 

관람시간 : 11:00am - 06:00pm

 

휴관일 : 월요일 휴관

 

장르 : 사진

 

관람료 : 무료

 

장소 : 류가헌 Ryugaheon (서울 종로구 청운동 113-3 )

 

연락처 : 02-72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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