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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신한갤러리 광화문] OURSTORY2 - 신동민展

2018.08.21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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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STORY2

2018/08/17 ▶ 2018/09/22

신한갤러리 광화문

 

 

주최   신한갤러리

참여작가   신동민

문의   02-722-8493

홈페이지   www.shinhangallery.co.kr/

 

전시명   OURSTORY2

전시기간   2018.08.17(금) ~ 2018.09.22(토)

전시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 매주 일요일 휴관

장소   신한갤러리 광화문 / (04519)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35-5(태평로 1가 62-12번지) 4층

 

 

OURSTORY2

;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이야기

 

장서윤(신한갤러리광화문 큐레이터)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세상의 전부인 사람이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보는 세상에 더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다. 반은 자신이 보는 세상을, 나머지 반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세상을 살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모든 사람은 각각의 방식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세상의 균형을 이루는 것은 이러한 시선간의 교집합이고 그것은 다시 개인의 영역을 유지시킨다. 바꿔 말하면, 이 세상은 여러 개인의 시선에 의해 여러 가지 현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자기 영역을 가진 수 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보는 세상(그게 누구의 것이든지)을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을 우리는 예술가라 부른다.

 

사람의 시선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갓 태어난 신생아의 시력은 0.05미만, 초점거리가 25cm 이내에 불과하다. 생후 1주일이 지나면 아기는 자신의 눈에 일정한 방향을 부여하게 되고, 2주일 후부터는 가까운 대상에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다. 시력이 세세한 것을 구별할 수 있을 만큼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특정 대상에 대한 관심이 길게 유지되지 않지만, 성장 과정에서 시야가 견고해질수록 대상을 선별해서 인식하는 일이 가능하게 된다. 그렇게 눈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 시점부터 우리는 자신이 눈으로 본 대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지금의 세상이 우리 눈에 보이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언제부터 우리는 우리가 본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지금 내가 보는 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세상은,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신동민의 그림은 내가 본다는 것은 본다고 의식하는 것 그 자체임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든다.

 

신동민의 그림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 구축해 온 화풍(아마도 개인의 취향에 의한) 외에는 공통점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신동민의 작품 세계란 이런 것이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만큼 자신이 보는 모든 것을 그린다. 그러면서도 처음 대상을 접한 순간의 기억이나 영감을 고집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자기 시선간의 차이 또한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각기 다른 모양의 건물이 밀집된 사진을 보고 그리는 작업에 열중할 경우, 처음에는 인쇄된 그림과 최대한 비슷한 색으로 건물을 칠한다. 캔버스의 맨 바닥을 전부 물감으로 덮는 첫 단계가 끝나면 선을 그어 색채 간의 경계를 나누고, 건물에 난 문과 창문의 형태에 테두리를 치는 방식으로 그림 속 요소들의 세세한 모양을 정해준다. 채색화에서 선을 긋거나 점을 찍는 행위는 보통 그림의 마무리 단계에 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신동민에게는 아직 한 가지 단계가 더 남아있다. 바로 이전에 칠한 색과 같은 듯 다른 색을 덧칠함으로써 자기 손으로 그었던 선들을 가늘게 만들고, 지우고, 균일하게 정리하는 일이다. 그렇게 원하는 만큼 선을 다듬는 시간이 지나면 그림은 최종 마무리 단계를 맞이한다. 밑그림, 채색, 선 긋기, 그리고 마지막 채색까지 그는 매 순간 자신이 본 그대로의 건물을 그리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보면 신동민의 시선의 범위는 영상이나 인쇄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 대상조차도 모두 직접 보았다고 느낄 만큼 확장되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세상에만 애착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들의 세상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림을 통해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모든 것은 여러 개인의 시선에 의해 통합되어 또 다른 무엇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임을 전달하고 있다. 신경심리학에 의하면 언어능력과 예술능력은 전혀 별개의 것이기 때문에 언어능력이 탁월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예술능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오직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그리는 일에 충실한 작가에게 있어 이와 같은 사실은 축복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나는 이 세상이 그의 시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는 순간까지 신동민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조금 단조롭고 평범해 보이더라도 후일 그가 우리 앞에 보여줄 또 다른 세상의 모습을 기대한다. 그림을 그리든, 악기를 연주하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 모두가 세상을 보는 방식과 꼭 닮아 있는 모습일 테니. 예술을 포함한 모든 자기표현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수 없이 많은 세상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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