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화면 안에 구상과 추상,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공존 시키며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작가 '앤디 댄즐러'의 오페라갤러리 첫 아시아 첫 단독 전시를 개최한다. 앤디 댄즐러는 미국 추상 표현주의 및 기하학적 추상화 작가들의 영감을 받아 한 때, 추상 회화 작업에 몰두했던 작가다. 그러나 그는 2005년 ‘American Paintings’ 시리즈를 시작으로 구상 회화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작품에서 움직임과 왜곡에 대한 생각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앤디 댄즐러는 누구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만의 독특한 시각언어로 우리로 하여금 다른 관점을 통해 세상을 발견하게 한다. 작가는 배우, 모델부터 일상의 주변인들까지 사진에 담긴 다양한 인물에서 영감을 얻어 포착된 일상 생활의 인물과 장면을 융합한다. 그의 작품은 마치 정지된 화면 같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흐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으며 그 흐름 속 흐릿해진 기억처럼 흔적으로 표현되는 이미지들을 마주한다. 관람객은 한참을 바라보며 그의 작품 속 도상들을 또렷이 보려고 해 보지만 이내 흩어져 버리고, 움켜 잡고 싶은 기억의 장면은 순식간에 흩어져 잔상만을 떠올리게 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렇듯 그는 '기억'과 '관찰'이라는 개념들을 작가 특유의 테크닉과 조합해 인간의 지각에 대한 확신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를 현대적 추상표현주의 작가라 볼 수 있는데. 대상의 얼굴과 몸을 겹겹이 그리며 천천히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붓과 페인팅 나이프를 사용하여 질감 표현을 위해 물감을 덧바르고 불규칙한 무늬를 만들며 화면을 채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쌓인 색과 형태는 소위 ‘직선운동(rectilinear movement)’을 통해 결합되는데, 물감이 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캔버스위를 직선으로 문지르듯 밀어내고 이 과정을 통해 묘사되어 있던 이미지를 변형, 왜곡시킨다. 이렇게 번지듯 흐릿하게 만들어진 그의 캔버스는 부드러운 무채색의 중립적 색상이 주를 이루며 구상과 비구상에 대한 여지를 남긴다.
앤디 댄즐러는 세계 주요 미술관과 재단으로 부터 초청을 받아 전시를 해오고 있으며 유수의 중요 컬렉션에서 소장중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앤 댄즐러의 이번 개인전은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 모두에게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제안하며 캔버스 속 멈춰진 순간에서 느끼게 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