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국민화가로 불리는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AHMAD ZAKII ANWAR)의 대표작품들이 한국을 찾는다. 백아트(BAIK ART, 대표 수잔 백)는 오는 4월3일부터 4 월 28일까지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백아트 갤러리에서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아흐무드 자키 안와르의 개인전 ‘내 그림자의 그림자(My Shadow’s Shadow)’를 개 최한다고 밝혔다. 무슬림이면서도 종교에 편향되거나 현대미술의 경향에 휩쓸리지 않고 25년간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자키 안와르의 첫 한국 개 인전이다. 자키 안와르는 인체의 누드, 종교적으로 금기시되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소 재로 작업한다. 또한 예술이라는 여정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내면에 깊숙이 숨어있 는 아름다움을 발굴하며 이를 그려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페인팅 작품 15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키에게 있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그의 예술적 여정의 지표가 되었다. 그의 끝나지 않은 여정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구독했던 지에 실린 한 르네상스 시대 거장의 누드화를 통해 미술에 대해 알기 시작 했던 것부터 시작한다. 학창 시절 종교적, 사회적 규범에 순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이해되지 않는 것에 대해 과감히 의문을 제기해온 그의 이런 성향은 그의 작업에 고 스란히 드러나기도 한다. 그는 이슬람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힌 두교의 신, 혹은 돼지를 그리는 것처럼 저항적이면서도 순수하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들, , , 에 등장하는 남자들의 얼굴은 모두 담배 연기 로 가려져 있다. 작가에게는 담배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1995년 싱가포 르에서 친구의 차를 빌려 운전하면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친구와 크게 싸운 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그렸다는 것이다.
이후로 , 이라는 작 품이 탄생했고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 연 작인을 그리 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가 그린 마지막 수채화는이다. 세 개의 화면에 각각 그려져 있는 담배 연기로 얼굴이 가려져 있는 남자의 모습과, 성냥개비, TV는 일종의 상호 관계를 맺고 있다. 성냥개비는 마치 화살표처럼 사물과 인물을 매개해 주는 중간역할을 해주 는 동시에 불을 매개한다. 탈 것이 없다면 불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연결시켜 준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생명을 얻는다. 타버린 성냥개 비가 갖는 은유는 이 연작을 해석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자키는 “미술가는 산파(midwife)와 같으며, 이미지는 이미 그의 내부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가 해야 할 일은 그 이미지를 구슬리고 달래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가 그리는 모든 이미지는 내면성(interiority)를 암시하며, 그가 단서나 의미를 찾고 있 다면 그것은 그가 탐색을 행하는 곳에 존재한다. 이렇듯 그에게 그림은 일종의 시각 적인 일기로서(a visual diary) 인생을 살아가며 그의 생각을 발굴하고 기록하는 것 이다. 그는 그림을 그리며 그의 신념, 삶에 대한 이해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예 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의문을 제기하고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슬람 종교를 가진 신도로 살면서 “신을 알기 전에 예술을 통해 내면을 들여 다보고 자신에 대해 먼저 탐구하고자 (Know yourself before you get to know your God.)” 하는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