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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윤형근·박서보·하종현·이우환·김태호…노화랑, 국가대표 단색화 다 모았다

2015.11.10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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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5인의 걸작'전 2015-11-09

지난해부터 미술시장에 열풍을 일으킨 단색화가 한 자리에 모인다.

서울 인사동 노화랑은 11일부터 '단색화 5인의 걸작' 기획전을 펼친다.

단색화를 대표하는 윤형근(1928~2007), 박서보(84), 하종현(80), 이우환(79)의 작품과 '포스트 단색화가'로 주목받는 김태호(67)의 작품을 선보인다. '걸작전'이라고 타이틀을 붙인만큼 작가들의 대표 시리즈 명품이 대거 쏟아진다.

박서보 '묘법(Ecriture)', 1979 2015-11-09

단색화는 2년전부터 'Dansaekhwa'라고 영문표기로 사용하고 있지만 현재 단색화로 부각된 작가들은 '모노파', '모노톤 아트'로 불렸다. 1975년 일본 도쿄화랑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두 평론가 이일과 나카하라 유스케가 서구의 '모노크롬'이라는 용어에 빗대어 그 용어 그대로 사용해왔었다.

박서보·하종현 화백은 팔순이 넘어 봄날을 맞았다. 두 원로화백은 해외미술관에서 러브콜이 잇따라 '한국 미술' 단색화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2006년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3만3600 달러(약 3665만원)에 팔렸던 박서보 화백의 작품 값은 9년간 18배 가량 치솟았다. 하종현의 100호(160.2×130.3㎝) 크기는 점당 3000만~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경매시장에서 1억4000만원을 호가한다.

하종현 '접합 09-51', 2009 2015-11-09

'단색화'로 묶인 작품들이지만 작가 5인의 독특한 기법은 모두 차별화된다. 역발상으로 캔버스와 씨름했다. 작가들의 '몰입 행위'가 두드러지는게 특징이다. '반복과 수행'으로 이뤄졌다.

고 윤형근의 '엄버(Umder)'는 '검은 그림'이다. 검은 색 면적과 여백 사이에는 물감의 번짐 흔적만이 서로의 강력한 충돌을 완화할뿐 아무것도 없다. 시간성이 느껴지는 색면과 고요한 여백의 아름다움으로 동양적 의미를 탐색, 장식적 현란함과 기교가 발견되지 않는다. 묵향이 느껴지는 깊이 있는 화면과 정제된 미감은 추사(秋史)의 서체로부터 비롯됐다. 검은 청색과 다갈색의 기조는 70년대부터 일관된 것으로, 테레빈유를 섞은 엄버액을 붓에 담뿍 머금게 하여 몇 개의 획만을 화포 위로 무심하게 그어 내려가는 중에 안료가 스스로 스며들고 다시 배어 나오기를 반복하는 작가 특유의 화법이다. 수화(樹話) 김환기의 사위이자 제자로 2007년 작고했다.

이우환 '선으로부터',1979 2015-11-09

박서보의 '묘법'은 70년대 등장했다. '그린다는 행위'에서 '지운다는 행위'라며 이미지 없는 회화제작 이론을 주장했다. 물질과 행위의 대결로 나타나는 기록과 다시 그 기록을 지워나가는 과정을 화면에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 페로탱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어 여러 외국 컬렉터들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은 박 화백은 5월 뉴욕 페로탱 갤러리에서 개인전,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미술 특별전인 '단색화'전에 참여하며 인생 최고의 봄날을 맞았다. 작품 값은 2006년 이후 9년 사이에 18배 가량 치솟았다.

하종현은 '접합'이 유명하다. 마대 뒤에서 물감을 밀어내는 작업으로 밀어내는 방법에 따라, 혹은 빠져나온 물감을 뭉개거나 누르는 형식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물질의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과정,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성되는 흔적을 수행하듯 반복하며 기록하고 있다.

김태호 '내재율' 시리즈 2015-33, 2015 2015-11-09

일본 미술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여 '모노하' 창립자로 불리는 이우환은 '단색화가'라기보다는 '세계적인 작가'로 일찍 부상했다. 20011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2014년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점, 선, 바람, 조응, 관계항 등 물질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하고 있다. 이우환의 1976년 작 '선으로부터'는 작년 11월 뉴욕 소더비의 '현대미술 이브닝 세일' 경매에서 216만5000 달러(약 23억7000만원)에 팔렸다. 뉴욕 시장에서 팔린 국내 작가 작품으로는 최고가로 기록됐다.

'벌집 작가'로 알려진 김태호는 95년부터 '내재율' 시리즈를 발표했다. 여러 층의 물감을 쌓아올려 행위 흔적을 나타내려는 방법이다. 물감을 퇴적시켜 깎아내고, 또 다시 축적시키고 깎아내면서 행위의 흔적이 누적되는 결과로, 마치 캔버스에 작은 그리드(모눈종이)를 설정한 듯하고 그것에 따라 물감을 층층이 쌓는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5명의 작가의 작품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여러 작품 시리즈 중에서도 대표할 만한 시기의 작품이 출품되어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면서 "단색화의 독특한 기법과 철학적이고 수행 같은 작업의 내공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02-732-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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