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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사진가가 돼버린 지하철 공사장 노동자, 김광진 'DUST'

2018.12.05

[뉴시스]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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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날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몇 시간 날린 먼지는 안개처럼 뿌옇게 돌아다닌다. 습하고 어두운 곳, 하루를 알리는 작업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사진가이자 지하철 공사현장 노동자인 김광진(43)은 매일 오전 7시 아침 조회가 끝나면 현장으로 향한다.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작업 공구를 챙겨 작업장으로 간다.

두 시간 정도 작업을 하고 10분쯤 휴식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 믹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그때 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을 담는다. 먼지를 표현하기 위해 UV필터를 깨고 스크래치를 내며 ISO를 최대한 올려서 촬영한다. 사진에서 먼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작가가 이런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년 전 그의 삶은 산산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죽음, 10년의 결혼생활 정리, 10년을 자식처럼 키우던 애완견 두 마리의 죽음, 그리고 오토바이 사고로 무릎을 다치기까지 3년 안에 모두 그를 떠나갔다.

이때부터 생활은 힘들어졌고 빚도 늘어났다. 죽고 싶었지만 죽지 못했다고 한다. 신용불량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단계까지는 갔다. 생활고를 버티기 위해 찾아 간 곳이 지하 깊은 곳 노동 현장이다.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하고 싶은 사진을 못 찍는다는 생각도 그를 힘들게 했다.

그때 스승인 갤러리 나미브 대표 남인근 사진가가 이런 얘기를 했다. “돈과 시간이 없어 촬영하지 못할 것을 탓하지 말고 너는 지금 일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너의 삶을 촬영해봐라. 그리고 그것이 너의 첫 사진집이 될 것이다”라고.

그는 먼지 같이 부서진 스스로의 삶을 촬영했고, 그 사진들을 모아 사진집 ‘DUST’(더스트)를 출간했다.156쪽, 6만원, 나미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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