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uble국립현대미술관 화재 원인, '전기 합선' 결론(종합)

20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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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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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경찰이 29명의 사상자를 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화재 사고 원인을 '전기 합선'으로 결론 내렸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7일 오후 2시 종로서 2층 대회의실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방방재청 등 관계기관 합동브리핑을 열어 "감정 결과 지하 3층 기계실 천정 가설전등에서 일어난 스파크가 우레탄폼에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하 3층 기계실 천장에 설비된 가설등 배선에 단락 흔이 집중돼 있고, 주변 기둥에서 심한 수열(열을 받음)과 박리(표면 벗겨짐)현상이 식별되는 등 국과수 감정 결과가 핵심 근거"라며 "목격자들의 진술과 목격자 중 한명이 촬영한 스마트폰 영상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공개한 스마트폰 영상은 현장근로자가 11시19분에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을 찍은 사람이) 국소적인 부분에 불이 붙었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불이 점점 확산되니까 소화기를 가지러 갔다가 왔을 때는 이미 불이 확산된 상태라 들어가지 못하고 대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목격자들은 가설등 주변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우레탄폼이 도포된 천장에 불이 옮겨 붙었고 발견 즉시 진화를 시도했지만 1,2분 사이에 화염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진화를 포기하고 대피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합선의 원인과 착화과정이 밝혀지지 않아 전등과열 또는 외부요인에 의한 피복손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감정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반적으로 스파크만 가지고는 고체가 된 우레탄에 불이 붙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우레탄을 가열시킨 매개체에 대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레탄폼 등 인화성 물질이 있는 현장에서 이뤄진 용접작업 때문에 불이 났다는 유족 등 주장에 대해서는 "용접작업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목격자와 용접공 진술, 현장상황, 발화 추정시간과 차이(2시간) 등을 볼 때 화재와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당일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에 지하 2층 우레탄폼 작업구역에서 배관설비를 위한 용접작업이 이뤄진 사실은 확인했지만 목격자들이 오전 9시 이후 용접작업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국과수도 지하 2층 용접기의 발화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화재로 동생 유문상씨(44)를 잃은 유택상씨(48) 등 유족 7명은 지난 14일 지하사고 현장을 1시간 가량 둘러본 뒤 기자들에게 "용접작업이 화재 원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유씨는 "공사 인부 중 한 사람이 '당일 용접작업을 했다'고 말했다"며 "현장에 페인트, 스티로폼 등 인화성 물질이 가득한 가운데 용접을 진행하면서 화재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또 불이 커진 이유와 관련해 "신축공사 현장의 특성상 천장과 벽면에 인접 공간과 연결되는 통로와 여러 개의 통풍구가 열려있는 등 공사장 전체가 방화구획이 완성되지 않은 개방형 구조로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설등에서 시작된 불이 천장 우레탄폼을 가열하면서 옮겨 붙은 뒤 천장에 형성된 열기층에 의해 우레탄폼을 태우며 빠른 속도로 진행된 점도 불을 키웠다"며 "천장, 벽면 등의 통풍구와 통로를 통해 지하층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과수 부검 결과 사망자 4명의 직접 사인은 화재로 인한 질식사로 확인됐다"고 재차 확인한 뒤 "고인들은 갑자기 확산된 불을 피하지 못하고 유독가스에 질식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인들이 발견된 위치가 불이 나던 기계실과 각자 작업구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라는 사실에 미루어 갑자기 확산된 화염을 피하지 못하고 유독가스에 질식해 사고를 당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화재 당시 사망한 인부들은 지하 1층(2명), 지하 2층 (1명), 지하 3층(1명) 등 기계실과 자신들이 맡아서 작업을 진행하던 위치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아울러 경찰은 시공사인 GS건설 컨소시엄이 화재에 취약한 신축공사장을 관리하면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합선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수사 진행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사과정에서 일부 관리부실 정황도 확인된 만큼 현장근로자의 사상을 초래한 주의의무 위반사실이 정리되는 대로 공사 관계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미 경찰은 GS건설 측 현장소장, 건설안전책임자 등 4명을 불러 안전관리체계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는 등 이날까지 현장근로자, 공사관계자 등 모두 75명을 소환조사했다.

한편 지난 13일 오전 11시20분께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공사현장에서 난 불로 4명이 숨지는 등 2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7일 현재 부상을 당한 25명 중 21명은 치료 후 귀가했지만 4명은 아직 입원치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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