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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화폭에 옮긴 '미래 공간'…기하추상 거장 한묵 첫 유고전

2018.12.12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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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한묵: 또 하나의 시 질서를 위하여'
가장 초기 작부터 미공개 작품 등130여점 공개

작업실에서 한묵 작가 사진.(이충석 제공)

한국 기하추상의 거장 한묵(1914~2016)의 첫 유고전 '한묵: 또 하나의 시(詩) 질서를 위하여'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했다.

한묵은 한국추상회화의 선구자로 기하추상에 큰 업적을 남겼지만 프랑스에서 50년 넘게 활동하면서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동양화와 서예를 배우고 만주와 일본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홍익대 미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1961년 프랑스 파리로 떠난 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한평생 작업에만 매진했다.

그런 그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을 보고는 너무 충격을 받아 한동안 작업을 못했다고 한다. 이후 1970년대 동안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결합한 4차원 공간을 실험하면서 공간에 속도를 담아내는 새로운 공간개념을 탐구했다.

"유한은 무한에 연결되어 있으며, 현재는 미래에 연결되어 있다. 바꿔 말하면 하나의 유한은 미래에, 현재는 무한에 연결되어 있음을 말한다. 과학과 예술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되, 과학은 현실을 탐구하기 위한 것이고 예술은 현실을 넘어서기 위한 것이다."(1973년 8월호 '공간'에 실린 한묵의 글 '미래적 공간'에서 발췌)

'한묵: 또 하나의 시(詩) 질서를 위하여' 전시전경

이번 유고전에서는 현재 남아 있는 한묵 작가의 가장 초기 작품(공장지대, 1953년)부터 1990년대 작품까지 총 130여점을 공개한다. 특히 아직까지 한번도 공개되지 않는 작품 60여점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총 5부로 서울시대와 파리시대로 나눠 10년 주기로 변모해온 작업세계를 조명한다.

1부 서울시대(1950년대) '구상에서 추상으로'는 홍익대 미대 교수가 된 이후 사실주의 화풍이 지배하는 국전에 반대하며 유영국, 박고석, 이규상, 황염수 등과 '모던아트협회'를 결성해 현대미술운동을 이끌던 시기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2~5부는 1961년 도불한 작가가 기하추상작업을 완성해가는 모습을 시대별 작품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한묵은 1970년대 동판화 작업에 매진하며 수평과 수직의 개념을 벗어나 화면에 구심과 원심력을 끌어오기 위해 컴퍼스와 자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이후 동심원, 나선 등 시리즈를 남겼다.

한묵 작가의 부인 이충석 여사가 11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작가의 큐비즘에 대한 높은 이해를 보여주는 '가족'(1957)과 작가가 1991년 이산가족 상봉과 통일을 기원하며 두 마리의 새를 형상화 한 '상봉', 생명의 근원을 탐구한 '에덴의 능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한묵 작가의 부인 이충석 여사는 11일 개막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생님은 그림은 파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정말 학생처럼 그림만 그리고 10년에 한번씩 전시를 했다"고 말했다.

입버릇처럼 '붓대 들고 씩 웃으며 가야지'라고 말한 작가의 서예와 사진, 다큐멘터리 영상 등도 함께 전시 중이다.

전시는 내년 3월24일까지.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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