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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화려한 핑크와 블루 색띠가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

2020.07.03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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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나인원, 하태임 'UN PASSAGE' 전시

하태임 작가가 컬러밴드 작품 앞에 서있다.© 뉴스1 이기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집콕' 해야 했던 어린이들 사이에서 '하태임 따라하기' 놀이가 유행했다. 어린이들은 색종이를 오려서 다양한 '색띠'(컬러밴드)를 만든 뒤, 도화지 위에 마음 가는대로 붙였다. 그렇게 아이들은 하나의 미술작품을 만들어냈다.

하태임 작가(47)는 이런 유행이 퍼지는 것에 대해 "내 작업이 그렇게 쉬워 보이나"라고 생각했다. 그는 일종의 '자괴감'을 느꼈다. 그러나 이내 그 생각은 달라졌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치유의 한 방편이 됐기 때문이죠."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가나아트 나인원에서는 오는 5일까지 열리는 전시 'UN PASSAGE'(통로)에서는 그런 하 작가의 작품 15점이 소개되고 있다.

전시명은 형형색색 빛나는 컬러밴드 연작을 칭하는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프랑스 유학시절 '소통'의 개념에 집중하다가 순수한 시각 요소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런 컬러밴드 작품을 계속 해오고 있다.

이런 의미적인 측면에서 볼 때, 어린이들의 놀이로 유행한 그의 작품은 성공적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결코 하태임의 작품이 쉽게 탄생하진 않는다. 그는 "술이 익어간다고 하는 말처럼, 색이 익어가는 시간을 기다린다"며 "투명에 가까운 색을 칠하기 위해 한 획을 긋는 데에만 이틀이 걸린다"고 말한다.

하태임은 하나의 컬러밴드를 완성한 뒤에 다음 밴드에 그려낼 색을 선정하고, 다시 칠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렇게 하태임의 붓칠은 시간의 층위가 쌓인, 깊이있는 작품으로 완성된다.

하태임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이기림 기자

또한 하태임은 컬러밴드의 대표적인 색으로 '핑크와 블루'를 활용한다. 그에게 블루는 어려운 상황에서 꿈과 이상을 향한 호기심이며, 핑크는 화해와 너그러움의 색이다. 하태임은 이런 색들을 화면에 중첩시키는 등 다양하게 배치하면서 비슷해보이지만 모두 다른 감정을 가진 작품을 탄생시킨다. 이번 전시는 이처럼 화려한 색채와 단순한 형태의 띠를 통해 소통하고, 위로받는 시간을 제공한다.

하태임은 전시를 열며 써내려간 '작가노트'에 "컬러밴드의 반복과 차이로 만들어낸 화폭에 관람자의 색에 대한 경험이 중첩돼 어느 밝은 오후 자신의 찬란한 마음의 풍경과 조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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