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막장이라는 말, 함부로 할수있나···박병문 '선탄부-여자 광부'

2018.12.17

[뉴시스] 조수정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사진가 박병문(59)이 경북 예천군 예천읍 대심정미소 갤러리에서 ‘선탄부(選炭部)-여자광부’전을 개막했다.

강원도 태백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평생을 광부로 일한 아버지의 발자취를 찾아 수십년 간 지하 막장과 탄광촌을 촬영했다. 그리고 2007년부터 광부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들이 흘린 검은 땀방울의 숭고함은 아버지의 체취요 노고였다. 막장에서 시작해 차곡차곡 쌓인 거대한 선탄장까지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기록하는 여정을 숙명이라고 믿는다.

작가가 촬영해 온 광부 작업 중 네 번째 주제인 ‘선탄부’를 보여준다.

‘선탄’은 채굴된 석탄을 정탄과 버력(폐석)으로 분리하는 일이다. 잡석과 갱목, 철사 ,경석 등 온갖 이물질들을 선별하는 것이다. 막장 사고로 순직한 광부의 부인들이 이 일을 한다. 한 가정을 온전히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들이 ‘선탄부’다.

자욱한 탄진 속에서 검은 사람들이 일한다. 검게 변한 마스크, 필터를 교체하는 그들의 손끝에는 탄진이 매몰차게 뱄다. 매서운 눈으로 사정없이 굴러들어오는 탄을 뒤진다. 그 속에서 보석을 찾듯 섬세한 손이 분주히 움직인다. 선탄장에는 늘 비장함이 흐른다. 행복을 지키기 위한 그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혹독한 분진과 소음 속에서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해야만 하는 여자광부, 밤샘작업이 끝나고 아침이 밝아오면 집을 향해 질퍽한 눈 위를 걸어가는 그들의 뒷모습에서 삶의 진한 향기가 풍긴다. 작가의 강렬한 흑백사진에 고되지만 진솔한 그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들었다.

촬영중인 박병문 작가

박병문은 2010년 제24회 강원도 사진대전 대상, 2013년 제1회 최민식 사진상 특별상 대상, 2016년 제6회 온빛다큐멘터리사진상 등을 수상했다. ‘아버지는 광부였다’(경인미술관·2014) ‘검은 땅 우금에 서다’(갤러리 브레송·2015) ‘검은 땅 막장 탄부들’(갤러리파인·2018) 등 개인전을 열었다. 사진집 ‘아버지는 광부였다’(하얀나무·2014) ‘아버지의 그늘’(눈빛·2016) ‘선탄부’(눈빛·2017) ‘검은 땅 막장 탄부들’(유비컴·2018) 등을 출간했다.

전시는 내년 1월17일까지.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