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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저 강 너머가 바로 北, 엄상빈 사진전 ‘두만강변 사람들’

2019.01.02

[뉴시스]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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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강 너머가 바로 北, 엄상빈 사진전 ‘두만강변 사람들’

사진가 엄상빈(64)이 새해 1월7일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아트스페이스 애니꼴에서 15번째 개인전 ‘두만강변 사람들’을 연다.

2000년대 초 촬영한 두만강, 조선족 학교, 조선족 동포들의 생활상을 담은 작업이다. 흑백사진 40여점과 최근 사진 등으로 구성했다. 흑백 사진은 작가가 직접 은염인화지(젤라틴 실버)에 프린트했다.

사진가 엄상빈은 속초의 실향민촌인 아바이마을을 30여년 간 기록했다. 동해안의 철조망 등 꾸준히 분단과 관련해 작업하며 통일을 염원해온 다큐멘터리 작가다. 최근 발족한 남북사진교류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사진을 매개로 남북의 물꼬를 트는 역할도 맡았다.

길에서 만난 부자, 훈춘, 2003년 6월

2000년 4월28일, 한국 속초와 러시아 자루비노를 잇는 뱃길이 열렸다. 그 후 속초시는 자루비노와 가장 가까이 있는 중국 훈춘시와 자매결연을 했다. 간단한 무역을 하는 상인, 여행객, 그리고 두 도시 간 문화예술교류를 위해 문화예술인들도 오고 가기 시작했다.

도문교 전망대에서 본 두만강과 북한의 산하, 도문, 2002년 1월

훈춘시는 두만강을 경계로 북한과 국경이 맞닿아 있다. 오래 전부터 홍수로 강이 범람하면 피해가 덜한 쪽으로 넘어가 살기도 했다. 또 일제강점기에는 많은 수가 강 건너 넓은 중국 땅으로 이주했다. 현재 훈춘시 인구의 42%가 조선족 동포인 이유다.

노인 인상사진 촬영 및 증정 사업, 훈춘, 2004년 6월

작가는 속초시와 훈춘시 간의 문화교류사업으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월 또는 6월에 한 차례씩, 또는 개인적으로 중국 훈춘시를 방문했다. 사업을 진행하는 중간중간 두만강, 농촌마을, 시장, 학교 등 동포들이 사는 평범한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작가는 동포들을 마주하며 “얼굴 생김새는 물론이고 말, 글, 음식, 문화까지 같으니 외국이라기보다는 북한의 함경북도 어디에 온 기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통해 둘로 나뉜 냉전 상태의 남북관계에서 북한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이런 식으로 그저 바라보는 방법뿐이라는 사실이 슬펐다. 2018년 9월, 14년 만에 다시 찾은 훈춘은 놀랄만큼 발전해 있었지만 강 건너와의 거리는 아직 좁혀지지 않았다. 작가는 하루 속히 남북통일의 시대에서 편한 마음으로 유유히 흐르는 두만강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끊어진 사완자교 건너 북한의 산하, 훈춘, 2001년 4월

엄상빈은 강원대 사대에서 수학, 상명대 예술·디자인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1980년부터 20년간 속초고등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퇴직 후 상명대학교 등에서 사진을 가르쳤다. 민예총 강원지회장, 강원다큐멘터리사진사업 운영위원,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개발지구’(1987), ‘신평리 풍경’(1995), ‘고성 오늘 전’(1995), ‘학교 이야기’(2006), ‘들풀 같은 사람들’(2008), ‘창신동 이야기’(2015), ‘강원도의 힘’(2015), ‘또 하나의 경계-분단시대의 동해안 1986-2016’(2017), ‘아바이마을 사람들’(2017)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광화문 갤러리 개관 기념초대전 ‘서울의 화두는 평양’(2000), ‘한국다큐멘터리사진 33인전’(2004), ‘베이징국제사진주간2015’(2015), ‘제3회 수원국제사진축제’(2016) 등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외설악 풍경을 촬영중인 훈춘시촬영가협회 회원들, 속초, 2004년 10월

‘마운틴 매킨리’(대성, 1988),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팡’(광명, 1993), ‘청호동 가는 길’(일, 1998), ‘생명의 소리’(눈빛, 2006), ‘학교 이야기’(눈빛, 2006), ‘들풀 같은 사람들’(눈빛, 2008), ‘아바이마을 사람들’(눈빛, 2012), ‘창신동 이야기’(눈빛, 2015), ‘강원도의 힘’(눈빛, 2015), ‘또 하나의 경계-분단시대의 동해안 1986~2016’(눈빛, 2017) 등 사진집을 펴냈고, 동강사진박물관, 속초시립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개막식은 12일 오후 3시다. 작가의 12번째 사진집 ‘두만강변 사람들’(눈빛출판사) 출판기념식도 함께 열린다.

시장 한편에서 뜨개질을 하는 여인들, 훈춘, 2003년 6월

전시는 2월 17일까지 낮 12시~ 오후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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