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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고 천경자 화백 유족 "어머니 유작은 국민 모두의 것"(종합)

2015.10.28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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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천경자 화백 유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씨가 취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경자 화백은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화려한 색채를 선보인 세계적인 여류화가이다. 2015.10.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어머니를 정당하게 대우해달라."
고 천경자 화백의 유족들은 27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어머님의 유품을 갖고 있지 않으며, 향후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족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천 화백이 이미 받은 은관문화훈장을 금관문화훈장으로 즉각 승격하지 않은 데에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사망에 얽힌 미스테리와 별세 전 수 년간 작품활동이 없었다는 것을 사유로 거론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사망에 얽힌 미스테리는 장녀 이혜선 씨가 사망소식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며 "뇌출혈로 쓰러진 천 화백이 연로하신 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작품활동을 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천 화백의 장남 이남훈(건축가) 씨, 차녀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칼리지 미술과 교수, 차녀의 남편 문범강 조지타운대 미술과 교수, 차남 고 김종우의 미망인 서재란 씨 등이 참석했다. 장녀 이혜선 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27일 오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는 '천경자 화백 유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유가족이 천경자 화백을 추모하고 있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경자 화백은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화려한 색채를 선보인 세계적인 여류화가이다. 2015.10.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유족들을 대표해 차녀 김정희 씨는 문체부가 문화계 최고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즉각 추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머니는 뇌출혈과 고령으로 작품을 못했다. 연로하신 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작품활동을 할 수 없지 않은가"라며 "사망에 얽힌 미스터리가 밝혀지지 않은 것은 장녀 이혜선 씨의 독단적인 행동 때문이며 8월6일 사망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천 화백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 4월5일이며 이후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망소식조차 지난 10월19일 한국의 모 은행에서 어머님의 계좌 해지 동의를 얻는 전화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큰 언니에 의해) 접근 자체를 많이 차단당했다"며 "미국의 법에는 마음대로 남의 자택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그 집 앞에서 경찰관에게 체포될 뻔한 상황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추모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유족은 "이번 추모식은 유족이 서울시립미술관에 청원해 이뤄졌다"며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천 화백의 공적을 참작해 추모식에 '적극적인 성의'를 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의 적극적인 성의를 바라는 것이 천 화백의 작품에 대한 법적인 권리를 주장하는 차원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유족은 천 화백의 작품을 단 1점도 갖고 있지 않다"며 "기증된 천 화백의 작품은 국민의 것이다. 유족은 법적인 권리를 주장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설명했다.

유족은 천 화백의 유골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달라고 장녀 이혜선 씨에게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차녀 김정희 씨는 "그동안 언니가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해도 다른 유족들은 속수무책으로 다 참았다"며 "우리가 싸우면 남들이 보기엔 유작을 둘러싼 재산분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천 화백의 유작을 놓고 자식 간의 분쟁이 있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장녀 이혜선 씨가 유족의 대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머니는 평소에 화려한 것을 좋아했고 사람들과 만남을 행복해했고 한국을 사랑해서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며 "큰언니가 독단적으로 행동해서 어머니를 쓸쓸하게 돌아가시게 한 것은 어머니의 뜻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유족들은 "천 화백이 살아온 생애와 업적에 부합되는 정당한 대우를 받게끔 돕는 것이 자식의 마지막 도리라 여겨져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못난 자식들이라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천경자 화백 유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경자 화백은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화려한 색채를 선보인 세계적인 여류화가이다. 2015.10.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박정환 기자(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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