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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대만 반체제 작가 천제런 국내 첫 개인전 '상신유신' 개최

2021.03.11

[뉴스1] 양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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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기술, 감시·통제 사회 상흔 응시
아트선재센터에서 5월2일까지

대만 반체제 작가 천제런의 국내 천 개인전 '상신유신'이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11일부터 5월2일까지 개최된다. 사진은 '필드 오브 논-필드'© 뉴스1

"어떡하죠? 이름이 없어요(What can we do? Namelsee), 어떡하죠? 이름이 없어요."('필드 오브 논-필드')

영상 속 허름한 옷을 입은 여성 십수 명이 빗속에 서서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이들은 수십 년 전 대만의 산업화 과정에 함께했지만 어느 날 해고된 여공들이다.

대만 반체제 작가 천제런의 국내 천 개인전 '상신유신'이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이달 11일부터 5월2일까지 개최된다.

천제런은 반체제 전시와 게릴라식 퍼포먼스로 대만의 냉전과 반공 선전, 계엄 시기(1949~1987)를 지배하고 있는 정치 메커니즘에 저항한, 오늘날 가장 중요한 아시아 예술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계엄 해제 후 8년간 예술 활동을 접었던 그는 1996년 작업을 재개하며 권력과 폭력, 감시, 통제, 고립과 소외 등 시대의 정치, 역사적 이데올로기의 잔해들을 작품으로 선보여 왔다.

이번 개인전에는 그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만든 영상 작품 6개와 사진 연작 1개가 소개된다.

작품 대부분에는 노동자와 실업자들이 등장한다. 그는 실업 노동자와 임시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 청년 실업자, 사회 운동가 등 지역 시민들과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이들을 작품 작업에 출연시켰다.

'미는 사람들'과 '공장', '필드 오브 논-필드'가 대표적이다. '공장'은 의류 공장 여공이었던 여성들이 작업을 재연한 모습과 대만의 번창하는 산업을 홍보하는 정부의 영상을 병치한 작품이다. 1980년대 후반 대만 사업체들은 금융 채무 이행을 피하기 위해 공장을 폐쇄하고 더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이주했다. 공장이 폐쇄되는 것을 지켜본 리엔푸 의류 공장 여공들은 전 세계 수많은 공장 노동자들의 경험을 반영한다.

'능지: 기록 사진의 전율'(2002)은 능지형을 당하는 중국 사형수 모습을 재연한 영상이다. 20세기 초 한 프랑스 사병이 찍은 중국의 능지형 사형수 사진이 서구로 전해지며 서구 중심으로 해석되고 소비되는 현상을 보고 식민과 피식민 관계를 조망했다.

영상 '필드 오브 논-필드'와 사진 연작 '별자리표'는 작가의 형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작품이다. 작가의 형은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당시 실업자가 되었고 장기 실직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다.

천제런은 이번 국내 첫 개인전을 위해 내한했다. 자가 격리를 마친 그는 오는 11일 오후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관람료는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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